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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챈챈

2009.4.1 촛불미디어센터/방송국에 낚인 사람들...

용산촛불미디어센터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냥 구경이나 가자.... 그렇게 따라나선 몇 몇 사람들이

4월 1일 만우절날 제대로 낚였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_-;;

 

주말 내내 도영과 허경을 비롯한 몇 몇 사람들이 공간 꾸미느라 뺑끼칠하고, 전기 끌어오고, 청소하고 하느라 엄청 고생했다던데... 고향친구 아버지의 갑작스런 부고로 여수로 내려가게 되어서 전혀 도움이 못돼 마음이 무겁던 차였다.

 

나야 그렇다지만, 주안센터 사무국장에서 급 해고자 상태가 된 여백을 새벽과 안프로가 가만두지 않았다. 공동체미디어세미나 참석차 아침일찍 서울에 올라온 여백에게 이 두 사람은 꼬득임과 회유, 협박 온갖 방법을 동원하며, 결국 촛불미디어센터로 데려왔다. 안프로는 여백을 촛불센터 회의가 있는 저녁시간까지 붙잡아두기 위해 당구치기(일부러 져주느라 힘들었다는...ㅋ), 영화보기 등 시간을 제대로 떼워주시고, 용산까지 에스코트해주는 등 열성을 다했다.

 

나는 오늘 하루만도 4개의 회의에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회의 하나 펑크내고 걍 용산으로 달려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거진 다 아는 사람들이라 살짝 식상하기도 했지만, 사실 이 사람들이랑 같이 일을 하게 된 건 처음이니까... 그래서 약간의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4월 3일 촛불센터/방송국 개소식 준비며 앞으로 할 일들이 산더미 같지만, 그게 그다지 두렵거나 싫거나 하지는 않았다. 머릿 속으론 어떤 방송을 만들까, 어떻게 용산의 얘기를 알릴까... 또 누구를 꼬실까... 온통 그런 생각들 뿐이었으니... 내가 낚여도 제대로 낚였다는 걸 실감한 날이었다.

 

그러나 나보다 더한 사람이 있었으니...

여백은 급기야 서북감자탕집에서 촛불미디어센터 상근을 하겠다는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으니, 이날 분위기는 가히 떡밥 풀어놓은 낚시장이었던 것이었다....... -.,-

 

                            센터 개소식과 촛불방송국 논의에 열중하는 사람들

 

   

생중계카메라 덕에 방송국분위기가 살짝 난다           4월인데도, 용산의 밤은 졸라 춥다

 

   

              한참 전에 낚인 크롬님과 준호님... ㅋㅋ                             오늘 낚인 대어 여백님...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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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주민운동 입문과정

공동체운동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 질수록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실천은 안하고 머릿 속으로만 생각하고 기획하고 있으니, 더 그럴 수 밖에... 쯧쯧...

요즘 공동체미디어세미나를 몇 몇 활동가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여전히 정답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미디어운동 내에서도 '공동체'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공동체'미디어가 '공동체운동'과 만나고 있는지는... 글쎄...

 

내일 모레 주민운동(Community Orgainzation) 입문과정이 시작하는데,

어제로 마감이 되었지만, 낼 전화해서 참여가 가능하지 물어볼 생각이다.

주민운동 하는 사람들의 고민도 궁금하고, 주민운동 조직가? 공동체운동 활동가를 키우기 위한

교육은 어떻게 하는지도 좀 알아보고...

여튼 다른 영역의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좀 나눠볼라고 한다.

 

 

http://www.conet.or.kr/bbs/view.php?id=notice&no=48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

제3회 주민운동(CO) 입문과정

- 2009, 기분 좋은 가능성 -

 


1. 모심

-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편에 서서 한국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사회운동은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 지속 가능한 변화, 기분 좋은 가능성을 열어 가고자 하는, 우리 스스로의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 이러한 때에 주민운동(CO)이 지켜온 당사자운동과 지역운동을 다시 확인하고, 확산하기 위해 주민운동(CO) 입문과정을 마련하고 여러분을 모십니다.

 


2. 목적

- 주민운동(지역사회 조직화 운동 CO)에 관심 있는 지역주민운동단체, 사회복지기관, 자활후견기관, 당사자 대중단체, 사회운동 단체 등에서 일하는 신입활동가와 사회운동에 비전을 둔 청년학생들에게 주민운동(CO)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이 추구하는 교육훈련의 원칙, 훈련내용과 방법을 소개하여 교육훈련 참여 기회를 넓히고자 합니다.

- 주민운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주민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입문과정 주요내용

- 주민운동(CO) 이야기 : 주민운동의 역사, 개념, 원칙, 철학

- 주민 지도자와 조직가 이야기 : 주민운동의 구조, 지도자와 조직가의 역할과 활동원칙

- 주민 지도자와 조직가의 대화 : 주민운동(CO) 사례 나눔

- 영상으로 만나는 주민운동 이야기

- 주민운동(CO) 교육훈련 이야기 : CONET 교육훈련 원칙, 내용, 방법

 


4. 일시 : 2009년 3월 20일(금)-21일(토) 1박2일

5. 장소 : 마리스타 교육관 (서울 합정동/약도참고)

6. 참가대상 : 지역․주민운동 단체 신입활동가(3년 미만)

             대학졸업 예정자(사회복지 학과, NGO학과 등)

             사회운동에 비전을 둔 청년학생                

             총 30명

7. 참가비 : 70,000원 (1박 3식)

8. 참가신청

- 신청방법 : 첨부한 참가신청서를 작성하셔서 이메일이나 팩스로 보내주십시오.

            참가비를 아래 계좌로 입금하신 후, 확인 전화 주셔야 접수가 마쳐집니다.

            - 이메일 : conet@chol.com

            - 전화 : 02-766-9051 / 019-396-9062

            - 팩스 : 02-747-9058

            - 참가비 입금계좌 : 국민 488401-01-199010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

- 신청마감 : 2009년 3월 13일

 


9. 담당 트레이너 : 정시영 (02-766-9051 / 019-396-9062)

 


* 별첨 : 일정표 / 참가신청서 / 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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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촛불미디어센터 오픈을 위한 준비

용산참사가 있은지 벌써 두달...

그 현장에 촛불미디어센터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오늘 촛불미디어센터 만드는 팀들을 만나서 센터 공간 꾸미기에 필요한 물품들 장보는 걸 따라 나섰다. 작업반장 도영, 총무 허경, 그리고 공동체미디어세미나 끝나고 시간이 남았던 새벽, 혜린, 안프로와 함께 청계천, 을지로 상가들을 돌며 물품들을 구입하고, 남산 빈집에도 들러 장비들을 챙겼다.

 

촛불네티즌께서 빌려주신 봉고차를 타고 유랑에 나섰는데...

그냥 따라다니기가 거시기 해서, 사진 몇 장 박았당~~

 

  

      운전대 잡은 안프로. 역시 운전은 프로가 해야...                   물건 사러 다니는 작업반장과 총무

 

       

                 십장다운 포스의 도영                   촛불미디어센터 후원금 펼쳐보이며 뿌듯한 경

 

   

              빈집에서 한컷. 혜린~                               빈집에서 공구와 장비 싣고 용산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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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 뭔데? 그걸로 뭐 할 건데?

미디어교육을 안한지 넘 오래되었는데... 주안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교육 원고를 써달라는 청탁이 들어왔다. 어떻게 뭉개고 버티려했지만, 역시 친분을 무기로 밀고 들어오는 원고 청탁은 거절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덕분에 오랜만에 예전에 미디어교육하면서 했던 고민들을 꺼내어 다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긴 하였다.

 

4년 전 난곡의 공부방에서 미디어교육을 하면서 만난 아이들이 벌써 올해 대학생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간이 흐름은 아이들의 성장으로 확실히 실감을 할 수 있는 듯 하다. 이제 요놈들 만나서 합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당~~ ^^

 

 

<주안영상미디어센터 CAMF 페이퍼 3호>

 

미디어가 뭔데? 그걸로 뭐 할 건데?

 

한 아이가 꼬깃꼬깃 종이를 건네준다. 덩치는 산만한데, 쑥스러워는 표정으로 쑥 내민 종이에는 오늘 미디어교육 수업에 대한 나름의 평가가 담겨 있다.
“으이구~ 요놈~ 글씨 좀 잘 써라~” 평상시처럼 싫지 않은 농담을 건네고, 작은 종이를 펼쳐본다. 순간 눈물이 핑 도는데, 애들이 볼까봐 얼른 고개를 돌린다. 초등학생처럼 연필로 꼭꼭 눌러쓴 글 속에 그간의 이 아이의 변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직접 라디오 방송을 많들어 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라디오를 처음 녹화해봤는데 처음엔 재미가 없다가 녹화를 시작하고 불과 1분 후 재밌기 시작했다. 녹화를 할 때 문제가 조금 그랬는데 우리들이 다 극복하고 잘했다.... 미디어를 시작한 후 나는 항상 웃음을 달고 살게 됬다. 정말 나는 미디어를 사랑하게 됬다.』
이 친구는 아버지와 둘이 산다. 아버지는 술만 드시면, 구타와 폭언을 한다. 이런 날이면 어김없이 공부방에 들어온 아이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미디어교육 시간에도 "왜 이런 걸 해야 하냐"며 짜증내기 일쑤였다. 교육을 갈 때마다 이 아이의 얼굴 표정을 먼저 살피는 것이 1년 동안 버릇처럼 되었다. 그래서인지 너무나 평범하게 적어 내려간 그 글이 나에게는 그간의 아이의 성장과 변화를 감지하게 해준 소중한 편지 같았다.

 

미디어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 많은 고민을 했었다. 어떻게 커리큘럼을 짜야하지, 적당한 교재는 있을까? 미디어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지? 거창한 교육 목표도 세우고, 열심히 교육 자료도 참조하면서 교육안을 만들어 본다. 그러나 내 나름대로 준비한 기획들이 막상 교육현장에서 보기 좋게 예상을 빗나갈 때가 많았다. 특히 가장 많이 낭패를 봤던 것은 "미디어에 대한 이해" 부분이다. 명색이 이름이 미디어교육이니, 미디어에 '대해' 교사가 '썰'을 좀 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교육 초반에 꼭 포함시키는 것이 바로 미디어 이해 수업이었다. 아이들의 경우엔, 교사인 내가 조금이라도 '이론적 설명'을 할라치면, 다들 딴 짓을 하거나 소란을 피우기 시작한다. "재미없어요"라며 대놓고 교사를 무안 주기도 한다. 어른들의 경우엔, 대부분 참고 듣는 편이지만, 왜 빨리 실습으로 안 들어가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교육방법이 잘못 되었나? 좀 더 재밌는 방법으로 미디어를 이해시켜볼까" 해서 미디어 카드도 만들고, 다양한 미디어 자료들을 가져와서 함께 토론도 해보고, 미디어 지도 그리기 등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 해보았다. 처음보다는 훨씬 반응들이 좋아지긴 했지만, 이제 다른 질문이 생겨났다. "이 수업의 목적은 뭐지? 미디어의 개념, 미디어의 종류, 미디어의 역사... 이런 것들을 재미있고 알기 쉽게 이해시키는 것일까?" 물론 미디어교육에서 미디어 그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것은 하나의 과정일 뿐, 미디어를 통해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미 사람들은 '미디어'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자신의 삶 속에서 미디어와 관련된 많은 경험을 해왔고, 지금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미디어는 우리 생활에 너무도 밀접하게 들어와 있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미디어에 대한 경험을 얘기해 보게 하면, 수도 없이 많은 얘기들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그 얘기의 90% 이상은 라디오, TV 수신기를 사거나 핸드폰이나 사진기, 새로 나온 컴퓨터를 사는 것,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신문을 읽거나 하는 등의 '소비'의 경험들이다. '왜 미디어는 우리가 '소비'하는 상품이 되고 말았을까?', '왜 보통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거대 방송사, 신문사들만이 미디어 내용을 생산할까?' 미디어교육을 통해 사람들이 이런 궁금증, 질문들을 갖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은 결코 '미디어' 자체에 대한 분석이나 이론, 지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중요한 건 미디어로 '소비'가 아닌 다른 경험을 하게 하는 것, 즉 '소통'의 경험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미디어는 내가 직접 만들 수도 있고, 내 생각과 감정을 담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꽤 매력적인 도구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내가, 내 주변 사람들이, 공동체가 활기를 얻고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머리가 아닌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말이다. 이런 고민 속에서 나는 미디어에 대해 설명하는 수업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미디어에 대해 많은 지식들을 전달하려는 욕심도 버릴 수 있게 되었다. 그 대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소통하고 나누는 경험들을 하는데 보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미디어에 대해, 삶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미디어교육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큰' 미디어를 '소비'하고 지낸다. 하지만 작은 변화들을 감지할 수 있다. 자신들의 '작은'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향한 '소통의 문'을 조금씩 열고 있는 것. 내 얘기만을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받아들이고 나를 변화시킴으로써 함께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하는 것. 꼬깃꼬깃 전해준 그 아이의 글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작은 '희망' 같은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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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 5주기 제사

5년이다. 벌써 5년이 흘렀다.

음... 5번의 제사 중에 1번을 빼고는 아빠를 보러 왔다.

시댁과 제사가 겹치는 게 항상 마음의 짐 같지만, 올해는 짝꿍도 못내려오게 되고 해서

광주 부모님이 여수로 가라고 배려를 해주셨다.

원래는 유성에 들러서 아빠 산소에 다녀오려고 했는데... 일 때문에 결국 점심 때가 넘어서야 기차를 탔다.


5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시간 떼울 겸, 톨스토이의 단편선을 거금을 주고 샀다.

톨스토이 후기 작품들이 많아서기독교 색채가 짙기는 했지만, 삶을 살아갈 때의 윤리, 정의, 선...이런 가치들을 다시 돌이켜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역시나 도덕교과서 같은 내용이 나올 때는 '젠장' 이란 반응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그 중에 괜찮은 단편들도 있었는데... 자세한 건 나중에 적는 것으로 하고...

그렇게 지루함을 달래고.. 중간 중간 졸기도 하면서... 6시간 만에 여수에 도착했다. 아... 멀긴 멀다...


집, 고향은 잠시 머물기는 편안한 곳이다.

하지만, 원고를 2개나 써야 한다는 부담감... 으이구... 왜 쓴다고 해서...

다음 날 아빠 제사 준비가 좀 늦어졌다. 괜히 게으름이 났던 것이기도 하고....

엄마 노래교실 가 있는 동안 현정과 나는 방청소를 하고... 전을 부쳤다.

보통때보다 많이 늦어져서 걱정이었는데, 엄마의 빠른 솜씨로 후다닥 준비를 했다.

 

엄마는 항상 젯밥을 짓기 전에 제사상 밑에 둔 쌀을 살펴본다.

아빠가 여기에 오셨다는 걸 확인하는 '의식' 같다.

아무런 흔적없이 평평했던 쌀에 희미하지만, 작은 길들이 나 있다.

첫번째 제사 때는 내가 기억하기에도 굉장히 뚜렷한 표시들이 있었는데...

점점 그 흔적이 약해지는 것 같다.

그래도 엄마는 그 작은 흔적들을 살피며, 아빠가 오셨음에 안도하신다.

이번에도 빈손으로 온 철없는 큰딸한테 엄마는 다음에는 다른 것 말고, 꼭 쌀을 가져오라신다.

그렇게 해야 복을 받는다고...-_-;; 福...


첫 제사 때만큼 슬프지 않았다. 명절 때 차례 지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엄마는 이날도 울었다.

왜 먼저 갔는지... 왜 이렇게 외롭게 하는지... 엄마는 아빠가 원망스럽다 한다.

그 마음을 어떻게 다 헤아릴까...

예전에 삼동이형이 10년이 지나도 엄마는 아빠 제사때만 되면 우신다는 얘기가 그저 남얘기 같았는데...

아마도 평생 엄마는 아부지제사를 그렇게 보내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엄마, 나, 동생들... 그리고 못난이(울 집 강아지)랑 조용히 제사를 모셨다.

어느 누구한테도 전화가 오지 않았다. 할머니는 큰 아들이 돌아가신 것도 모르시고...

작은아빠들, 고모들은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르게 아예 연락을 끊고 지내고..

외가 식구들도 올해는 조용하다.

엄마는 많이 서운한 눈치다.

난... 원래 그런 거라고 so cool~하게 생각한다.

기대하면 할수록 상처를 받는 건 우리니까...

 

제사가 끝나고 늦게 외할아버지가 오셨다.  엄마 걱정때문이었을 거다.

외할아버지의 그런 관심이 부담스러운 엄마는 약속 있다며 나가셨다.

나는 밤새 원고 쓰느라 정신이 없었다.겨우 원고 하나를 끝내고, 새벽에 잠이 들었다.


다음 날 할아버지와 함께 나와서 버스정류장에 모셔 드리고,

나는 다시 서울로 가기 위해 여천 기차역으로 왔다.

가는 택시 안에는 외할아버지는 엄마한테 평생 엄마한테 잘해준 게 없다며 미안한 속내를 내비치신다.

그리고 엄마가 얼마나 외로웁겠냐며, 우리들이 잘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하신다.

이런 얘기를 전해드리자 엄마는 평생 할아버지가 그런 얘기를 한 것은 처음이라며...

호랑이 같던 노인네... 이제 늙었나보다 하신다.

 

늙는다는 게 뭘까...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세월 가는 것, 늙는 것, 어떻게 살아야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다 기분이 우울해져버렸다.

 

올해 아부지 제사는 그렇게 끝났다.

마음을 다하지 못한 채, 치르는데 급급했다.

그렇게 무던히 세월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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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끼세 2탄] 인도커리를 느끼려거든 나마스테로!!

사마르칸트에 다녀온 후로 세계음식기행에 맛을 들인 몇 몇 인간들이 모여 드뎌 맛기행 동아리를 결성하고 말았다.

 

이름하여 <소주 끼고 세계로!!>

 

16년동안 소주만 드셔오신 '병나발' 이정훈 옹을 소끼세의 대표로 추대하고,  제3세계 음식기행유랑단을 조직한 것.

 

어차피 돈도 별로 없는 활동가들이 고환율과 경제위기로 휘청거리는 이 때에 세계를 돌아다닐 수도 없으니, 음식을 통해 세계를 느껴보자는 취지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인 사람들이 한달에 한번이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심신의 욕구불만을 해소하자는 거지... 

 

물론 유흥에는 '술'이 빠질 수가 없으니... 아무리 맛있는 집이라도 '소주'를 팔지 않으면 절대 가지 않는 것이 소끼세의 원칙이다. 소주를 안좋아하는 멤버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이 모임의 정신적, 물적(?) 지도자인 이정훈 옹의 철칙과도 같은 것이니 '소주'를 팔지 않는다면, '소주'를 가져가서 먹는 한이 있더라도 원칙을 양보할 생각은 없다는 게 소끼세 멤버들의 결의다. ㅋㅋ

 

(소끼세의 브로커 최영준은 수많은 음식기행동호회들이 있지만 '소주'만이 소끼세의 독특한 정체성을 표출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라며 지금도 많은 미디어활동가들을 꼬득이고 있는 중이당~)

 

 

이번 유랑지는 동묘에 있는 인도레스토랑 <나마스테 Namaste >

 

병나발의 증언에 의하면, 본인이 알고 있는 인도음식점 중에서 소주를 파는 유일한 곳이라고...

 

여튼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 11시 30분을 한시간도 넘겨서야 모든 멤버들이 모였다. 그래도 아무도 늦었다고 갈구거나 삐진 사람들은 없었다는... 역시 사람들이 먹는 것 앞에서는 여유로와지는 것인가. 음하하~

 

동묘역 5번출구에 나오자마자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나마스테 레스토랑 간판이 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니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놀랐다. 한 명 한 명 들어올 때마다 우와~ 조타~를 연발하며 촌티를 팍팍 풍겼지만... (소주만 찾는 정훈형이 이런 데를 알고 있다는게 영~ 안믿겨서 나온 반응이었을터!) 어쨌든 생각보다 분위기는 괜찮다.  

 

 음식 시켜놓고 한 컷! 모든 메뉴는 이미 여러 메뉴를 섭렵하신 병나발 이정훈 옹께서 초이스해주셨당~

 

 에피타이저로 시킨 탄두리 치킨(Tandoori chicken)과 향긋한 샐러드. 탄두리 치킨은 약간 매운 소스로 구워낸 바베큐 스타일. 소주 안주에도 괜찮은데 이날은 낮이라 맥주로 대신했다.

 

 

 

 역시 인도음식의 제일은 커리(curry)!!   카레라고 했다가 촌스럽다고 구박당했다. ㅠㅠ

이 집에서 제일 매운 맛의 새우 커리(빨간 커리)와 시금치가 들어간 양고기 커리. 그리고 갈릭난!!

빨간 고추 세개는 매운 맛의 정도를 표시한다고...

다진 마늘을 넣고 얹어 구워낸 난은 그냥 난보다 훨씬 고소했다.

 

 카레는 당연히 밥에 얹혀나오거나 돈까스 소스 정도로 생각했던 예상이 완전 빗나갔다.

인도여행을 다녀온 혜린 언니는 아주 자연스럽게 난을 커리에 찍어 먹더만... -_-;;

 

 

 

 

 

 

 

 

 

 

 

 사프란을 넣어서 만들었다는 인디안 라이스.. 도통 사프란이 뭔진 모르겠지만... 노랗고 밥알은 날라댕긴다. 다른 커리도 한번 먹어보자고 해서, 새롭게 도전해본 커리. 이름은 까먹었고... 치즈로 만든 커리다. 진한 치즈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느끼한 걸 별로 안좋아했던 몇 몇은 별로라 했지만, 난 엄청 좋아라했다는...

 

 폐허의 흔적... 정말 싹싹 긁어먹었다. 뿌듯해 하는 안프로~~

프레임 밖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뒤로 뻗어버렸다. 배가 넘 불러서~~

 

 병나발과 브로커의 식후 대담~ "소끼세 제대로 조직해봐~ 다음 번에 명동의 티벳 음식점으로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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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사 배울 수 있는 곳~

올해는 기필코 살사를 배울테다!!!

몇 년 전부터 벼르던 일 중 하나인데, 쉽게 시작할 수가 없었던 살사!!!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아이를 갖기 전에 꼭 배우고 싶었던 춤~~

 

전문적이거나 기교스럽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추고 즐길 수 있는 춤이 살사인 것 같다.

물론 한국에서는 여전히 클럽이나 바에서 주로 즐기는 춤이긴 하지만...

예전에 세진형이 베네수엘라에 갔을 때 찍어온 동영상- 노인 애들 할 것없이 동네 주민들이 어우러져 살사 군무를 추고 있는 모습-을 보며 격식없는 편안하고 유쾌한 에너지에 매료되었었다.

* <<내가 춤출 수 없다면, 그건 내 혁명이 아니야!>>

http://blog.jinbo.net/neoscrum/?cid=11&pid=275

 

우울한 소식들과 세상살이에도 지치지 말고 춤추고 노래할 수 있었으면...

 

그래서 요즘 살사댄스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이리 저리 찾아보고 있다.

살사는 주로 학원보다는 동호회에서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연습도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하고, 바로 클럽이나 바에서 실전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홍대나 강남에 동호회랑 클럽이 많이 있다는데... 일단은 홍대쪽을 중심으로 알아보고 있다.

 

부에나 비스타 살사 클럽 http://cafe.daum.net/buenavista

 

 

- 최근에 뜨고 있는 동호회이자 클럽이다. 동호회 이름은 "비스타살사"  

- 홍대입구전철역 5번출구에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교통도 좋은 편. 

- 왕초급, 초급, 초중급, 준중급, 중급 순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 초급은 7주과정(일주일에 한번, 수욜반, 일욜반). 가격은 동호회 강습치고는 약간 비싼 6만원이다.

- 수요일 일요일 정모가 있어 강습 후 바로 바에서 살사를 즐길 수도 있다.

- 맨처음 알게 된 곳이기도 하고 살사에 미쳐있는 후배 추천도 있고 해서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그러나 가격이 다른 곳들보다 살짝 쎄다는 거... -_-;;

 

 

보스턴 라틴댄스 아카데미 http://cafe.daum.net/latinacademy

홍대 라틴빠 보스톤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다. 수요일과 토요일에 벙개와 정모가 있고, 무료워크샵과 초중급 강습과정도 있다. 3월부터 5주간 초급 무료강습이 시작된다. 빠입장료는 별도. 빠입장료 일시납부는 3만원. 초중급부터는 7주간 7만원의 강습료를 받고, 빠입장료는 무료.

 

살사로까 http://cafe.daum.net/salsaloca

2003년에 시작된 홍대살사동호회. 수욜, 일욜에 강습과 특강이 있다. 매주 일요일에는 클럽 바히아에서 정모가 있다. 초급강습은 4주간과정으로 주 1회 70분. 강습비는 2만원. 초급생에게는 정모빠비 무료.

  

클럽턴 http://cafe.daum.net/clubturn

홍대, 강남, 부천의 라틴댄스 동호회. 동호회 회원수가 700여명 정도 되는 대형동호회라고 함. 지금은 홍대에서 살사강습은 안하고 탱고 강습 진행중.

 

즐거운살사  http://cafe.daum.net/KINSalsa

홍대입구역 근처 살사빠 보니따에서 매주 토요일 정모와 강습을 진행한다. 초급, 초중급, 준중급의 강의가 이루어진다. 초급과정은 기본 6주이고, 강습비는 40000원. 강습이후에는 동호회 사람들과 빠로 이동하여 배운내용을 복습한다. 빠이용료는 별도(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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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그러자고 했다

그러자고 했다

 

황영선


살면서 멍든 가슴 쯤이야
낯가죽 번지르하게 포장된 길 바닥에 찍힌 발자국이라 치자
드문 드문 가슴 한쪽 베어문 상처 덧난 굳은살의 묵은 여력도
다문 입술에 포개기로 했다
엉성한 어깨쭉지에 시끌벅적 날아오른 바람도 사정이 있는 법,
무례히 침범한 그들의 정체에 대해서도 꾸짖지 않기로 했다
냅다 달음박질 치며 삐긋거린 동경
할퀴고 돌아서는 비정한 바람 앞에 통째로 내맡긴 영혼들도
다들 그렇게들 살다 갔다고 콧노래 흥얼거릴지도 모를 일이지만
사랑에 패인 상처 깊고 얕음이 있겠는가

 

그냥 그렇게 싸매주고 다독이며 살자고 했다
그러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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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그 해 작은 기억들

그 해 작은 기억들

 

황영선


나의 시댁인 벌교읍 호동리 1구
사십여 가구가 채 안 되는 전형적인 시골이다
이웃집 숟가락이 몇갠지 아무개 집 제삿날이 언젠지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울타리없이 사는 소박한 마을
한달에 네번 오일장이 설 때면 자전거도 드나들 수 없는
산길을 따라 정성껏 가꿔온 밭 작물들을 머리에 이고
혹은 지게에 지고 읍내 장으로 돈 사러가는 마을 사람들
읍내 장엘 갈려면 족히 십 오리는 걸어야 했다
구불 구불 좁은 산 길 언덕을 넘어 비 포장된 신작로 길
뿌연 먼지를 평생토록 마셔 오면서도 불평없이 새벽에 갔다가
어스름이 들어서야 돌아오는 사람들

 

그 때가 아마 70 년대 후반 쯤으로 기억된다
내가 시집 오던 해에 남편이 마을 일을 맡게 되었다
때마침 전국적으로 새마을 운동이 펼쳐질 때다
농촌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고 초가 지붕이 기와나 스레트로 바뀌고
곳곳 마다 도로가 확장 된다고 야단들이었다

 

어느날
마을 사랑방 학성기에서 남편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어르신들 기뻐해 주십시오
  드디어 우리 마을에 길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이제 경운기도 다니고 차도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취로 사업
남편이 날마다 군으로 읍 내로 쫓아다닌 보람이 있었나보다
당시 밭 작물 아니면 돈 만져볼 기회가 없는 마을에
돈도 벌고 길도 넓힐 수 있게 됬으니 큰 경사가 아닐 수 없었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일 손이 많이 부족 했지만 어린애서부터
칠순 노인 분들까지 발 벗고 나섰다

 

울퉁 불퉁한 좁은 길이 고르게 펴지던 날
마을에 조촐한 잔치가 벌어졌다
남편은 마을에 딱 한대 뿐인 경운기에 어른들 몇분을 태우고
마을 뒷산 바람을 가르며 시멘트를 발라 단단히 굳어진 길 바닥이 행여나 패이지 않을까
조심 조심 그렇게 읍내를 한 바퀴 돌고왔다
그날의 함성이 아직 귀에 쟁쟁하다

 

삼십년하고도 몇년이 흐른 지금
나는 가끔 그 좁은 길이 생각난다
굳이 고개 숙이지 않아도 몸으로 부딫혀 주고 받았던 길 위의 정겨운 인사
궂은 일 좋은 일 표정으로 읽을 수 있었던 길 위의 안부
바쁘지만 느긋할 수밖에 없었던 그 좁은 길 위의 사람들이
환한 웃음과 함께 지금 눈 앞에 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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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붙들어야 하는 것에 대하여

붙들어야 하는 것에 대하여

 

황영선

 

비움이 무언지도 모르면서
채워야 하는 것만을 고집한 어리석음을
반성합니다
구석구석 모나게 살아온 아픔을
또한 반성 합니다
허락 되지 않아 성급히 서두른 불평
모른 체 해주길 바랐던 때묻은 속
이제사 뜨끔합니다

붙들어야 할 것을 버리라 하심은
 

불필요한 것들로 가득찬
욕심을 일러 주심이겠지요
더 많이 낮아지고 버려지고난 후에야
무엇을 붙들 것인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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