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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자에 약하고 약한자에 강하라?

에피소드 하나


스페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과언니가 최근 두번째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스페인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는 작년버전을 들었는데 어느새 한국에 돌아와 H모교에서 강사를 한다는 소식과 더불어 한국남성과 두번째 결혼날짜가 잡혔다는 근황을 들었던 것이다. 순간 약간의 놀라움과 씁쓸함이 스치고 지나는데 그건 결혼을 두번한다는 것이 아니다.
남들은 한번도 하기힘든? 결혼을 두번씩이나 할 수 있는 언니의 능력에 경이로움을 보낼 뿐^^ 놀라운 사실은 H모교에서 강사자리를 어렵지 않게? 따냈다는 사실이었다. 다들 알다시피 전임강사나 교수자리를 따내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것인데.
더군다나 모교 회화과의 강사자리는 전임강사자리만큼이나 따내기 힘든 자리라는 것이다. 스페인에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은 그언니가 어떻게 강사가 되었을까가 과친구와 화제에 올랐다.

 

울과내에서는 학교에 남기위해서 거쳐야 할 요사스런 정통코스가 있었다.
인사에 있어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교수들을 위해 몸바쳐돈바쳐 충성하는 코스이다.
남자들은 꾸준히 교수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딱까리(울과내의 은어. 비서정도의 일을 하는 학생?을 일컫는 단어)노릇을 하는데 그들이 하는 일이란 교수의 사소한 잡일에서부터 100호이상의 캔버스짜기, 바쁘신 교수들을 위해 가끔 밑그림그려주기 등 사제지간의 관계보다는 채권채무자에 가까운 듯... 여성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돈또는 성상납이라는 얘기가 슬금슬금 들려왔고 재학시절에는 설마하는 순진함이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지만 그건 사실에 가까운 진실이었던듯하다.
교수들은 자신의 개인전에 꼭 필요한 제자와 그의 부모를 찾곤했다. 개인전 후 부모님들 재력은 그림을 싹쓸이해주시기에 교수들은 제자를 방가와 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그들의 공생관계는 옆에서 지켜보기에는 너무 아깝고 처절한 비굴모드였다.

믿거나말거나 정통코스를 밟은 친구들 거진 모교에 남아 한자리들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중 능력은 있으나 아웃사이드로라도 모교에 남아 있는 친구 있냐구? 내가 알기론 없다.

 


재학시절 유일한 여교수 한분 계셨는데 수업내용의 부실함과 더불어 그 지루함이란..그녀가 어찌 교수님이 되셨을까 지금도 궁금하다.
상당한 재력의 남편과 더불어 남편못지 않은 부모의 재력이 합쳐진 결과가 하늘의 별따기 중 하나의 교수자리였다는 것은 당시 학생들 사이의 소문 아닌 소문이었다. 에이 설마..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화가로서의 명성도, 선생으로서의 능력도 일천한 그녀가 어찌 가장 잘나가는 미대의 교수에 등극하셨을까? 가히 의심스러울 수밖에..


스페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과언니의 얘기로 돌아와보면..
그녀는 스페인에서 굉장히 유명한 작가(시인인지 소설가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와 결혼했지만 그닥 행복하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문에 약간이나마 마음무거웠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러한 과거가 현재 모교강사자리에 등극하는데 일정정도 역할을 했을꺼라는 주변의 추측은 약간의 씁쓸함과 더불어 묘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유학파들이 국내로 돌아와 자리잡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국내파보다 유학파를 좀더 선호하는 경우란 외국에서 명성을 얻은 다음 거꾸로 국내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가는 경우이다.


도쿄대 석사학위 따고 남편과 돌아와 경남대 강사까지 지내던 다른 친구는 자신의 상황과 스페인유학파 언니의 모교강사소식을 비교해가며 남편에게 투덜댔다고 한다. 모교강사를 따내는 방법이란 편법을 쓸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한심스럽게 답답하다는 것이 그녀의 요지였으나 국내에서 잘나가는 벤처사업가 남편의 답변은 정말 잼나다.
실패자들이나 하는 논리를 왜 똑똑한 당신이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세상은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지 과정의 편법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논리인 것이다.

세상은 편법이래도 잘 이용할 줄 아는 것을 "능력"이라 인정한다.
그녀는 자신의 양심과 가치관안에서는 절대로? 사회의 주류로 편입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은 주류로 향하고 있으니 그녀에겐 딜레마가 아닐 수 없지 않을는지..그녀의 고민이 나또한 보인다.

 

 



가장 친하게 지내고 있는 과언니의 남편얘기다.
벤처기업의 이사로 재직중인 남편은 어느날 잠자리에서 두손을 고히 모아 잠들고 있었는데 손모양 때문에 언니는 당황했다고 한다. 중지를 젤 높이 올려놓고 있는 모양이여서 순간 자신에게 향하는 것으로 오해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사연인즉...

외국계회사와 미묘한 분쟁을 앞두고 자연스런 타계책을 마련하기 위해 자리한 두회사 간부급들. 외국계회사의 사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작은 벤처기업 이사와 부사장은 작아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외국계회사의 사장과 같이 동행한 부하직원은 평소같으면 벤처기업의 부사장앞에서도 온갖거드름과 오만을 자랑했겠지만 자신의 상사앞에서는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아부와 낮은자세를 취하고 있었다고 한다. 언니의 남편은 그의 이중적 행동이 아니꼽고 치사했지만 자신또한 힘없는 작은벤처회사의 간부이므로 비슷한 행동을 취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속의 분노?를 표현할 방법이 하나 있었으니 테이블밑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행동이 자신도 모르게 습관이 되어? 잠자리에서까지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라했다.
그 얘기를 듣고 언니와 난 둘다 쓰러졌다. 하지만 가슴속 저쪽에서는 씁쓸함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기회를 보는거다”
언젠가는 전세가 역전될 기회가 올것이라는 것. 토끼 같은 부인을 위해 지금은 참고 견디지만 약점이란 누구에게나 있으니 그때를 노린다는 것이 그녀남편의 논리다.

 

우리는 어릴적 강한자에게 강하고 약한자에게는 한없이 약해져라 라고 교육받고 자라났다. 하지만 냉혹한 생존경쟁을 필요로 하는 세상에서 그렇게 살면 실패자의 낙인이 찍힌다고 많은이들은 주장한다.

나두 재직시절 이사님께 많이 듣던 레파토리중에 하나가 미숙한 처세땜에 나이를 거꾸로 먹었냐 면박아닌 면박 많이 받았다. 회사내에서 중견간부급이었던 내가 가장 미흡했던 능력이 바로 이러한 처세술이었다. 강한자에게 약한척하는 거...진정 약해서가 아니라 그냥 척이라도 하고 있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었다.
세상은 힘있는 자에게 약하다. 특히나 회사내 조직문화는 상하관계를 전제로 한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방법보다 철저히 힘의 균형으로 관계가 규정되고 사안이 결정된다. 드럽고 치사하다 생각되면 회사생활 못하는 것이다.

 

근본적 회의..돈벌기 위해서 직장으로 돌아가는 방법밖에 없을꺼나?

 

 

마지막 에피소드

 

최근 미국의 노여기자가 부시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설전을 편 것이 화제기사로 올라온 걸 보았다.
“진짜 이라크전쟁을 일으킨 이유가 무엇입니까?”
세상에서 가장 강한나라의 지도자라고 하는 부시에게 진실을 얘기할 수 있는 그녀의 담대함과 진실을 꿰뚫어보는 현명함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장 기본적인 기자의 역할이 권력기관의 감시와 견제자임을 살아온 그녀의 정직한 이력이 말해준다.

"기본을 지키며 살아가라"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살아가면서 자꾸만자꾸만 각인하고 그녀가 주는 교훈을 다시한번 내인생의 좌표로 삼고 싶어 하며 오늘도 하루가 간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상을 향해 요런거 하나 날려주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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