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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2/04
    회사에서 생긴 황당한 일들
    미갱
  2. 2004/12/04
    결혼한 그녀(12)
    미갱

회사에서 생긴 황당한 일들

* 이 글은 뻐꾸기님의 [황당한 일들] 에 관련된 글입니다.

두번째 회사에서 6개월정도 지날 때 즈음.
상반기 인사에서 연구소내 두분이나 이사승진을 하게되는 겹경사?가 생기다.

두분의 이사, 연구소 대리급이상을 모아다 승진축하연을 벌이다.
소프트웨어를 제외하고는 안면이 없는 사람이 반이상이었던 자리, 회사 옮기고 처음 맞이하는 공식적인 자리이므로 얼굴을 익히고 인간관계를 넓혀 회사내 입지를 만드는 흔하지않게 좋은 자리일꺼라고 판단. 적당한 둘러대고 빠져도 됨에도 불구하고 어색한 자리 의식적으로 참석.
연구소가 대부분 그렇듯이 남성 개발자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 자리에도 20명정도의 인원 중 비서직여성 2~3명을 제외하고는 연구소 직원중 여성은 나밖에 보이지 않았다. 
여튼...분위기 무르익고 내 옆자리로 누군가 앉았는데 그가 이번에 승진한 이사중 한명이었다.


순간 난 내가 잘못 느끼고 있는지 내눈으로 확인하기전까진 인정이 되지 않는 일 발생.

온돌로 된 방이었는데 내 무릎위에 내 손이 아닌 누군가의 손이 보인다.
이사의 손이다.
‘어? 이게 뭐지?’
정신차리기도 전에 난 순간적으로 손을 치운다. 그런데 또 반복된다.
‘어? 이게 아닌데?’
다시 치우고 치운다.
반복되는지라 살짝 떨어져 앉아도 본다. 그런데 그 손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게 보인다.
앞에 앉은 동료를 대하는 내 얼굴은 웃고 있지만 뭔가 어색하다.
다시 반복될 것을 피해 아예 그자리를 떠버렸다.


지금도 생각해 보지만 내가 그자리에서 왜 버럭 화를 내지 못했을까에 어이없어 해보지만 그건 머리속으로 성희롱이라고 판단하기가 어렵게 너무나 순식간이고 당황스러운 순간인 지라 현명한 대응이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용기가 없었다는 것이 더 맞는 얘기일까? 모르겠다.
만약이라는 시나리오를 짜보기도 했었다.
디카나 핸카로 내 허벅지위의 그 손을 찍었다면?
어물쩍 핑계를 대지 못하게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이사승진과 더불어 쇠고랑? 차게 해주거나(성희롱은 어떤 처벌을 받는지조차 잘 모른다 쩝), 회사와 아쉬운 이별을 하게 하거나, 못된 버릇을 고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까?
과연 그럴까?
나만 조용히 쫓겨 났겠지...
허벅지에 손한번 올렸다고 모 그리 대단한거냐 그냥 이해해라 그게 별거냐 모 다들 반응이 이거였겠지. 이사에게는 대단한 동료애와 더불어 하해와 같은 포용력을 끌어다가 나를 이상한 여자로 몰거나 성격드러운 왕따로 낙인찍혔겠지...쩝쩝...
또하나 아쉬운건 그런 사건들을 계기로 회사내 정기적인 성교육 강의를 추천하거나 했어야 한다는 생각들이 미치지만 귀기울이는 상대가 몇이나 될까싶어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었다는 것.
회사내 이런 일들을 크지 않지만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장님 비서인 윤모양. 그녀와 난 허물없이 친한 관계였는데 어느날 아무렇지도 않게 성희롱이라는 심각함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그런식의 반응으로 내게 얘길한다.
회사내 임원들과의 술자리 그리고 2차 노래방, 그곳에서 전무의 추태.
그녀도 현명하다고 생각되는(남성들의 입장내에서) 행동을 했다고 스스로 판단되는 방법으로 그 상황모면.


흐흠...헷갈린다.
내가 왜 강하게 소리치지 못하는지...성희롱에 대한 나의 무지를 꾸짓고...
행동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원망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체 난 나를 책망한다.


그런데 많은 여성들이 그런다는거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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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그녀

오늘도 하루가 이렇게 갑니다. 그냥 이렇게~

 

 

일산한번 들렀다 오니 하루해가 저물고 시간은 어찌나 그냥그냥 잘도 흘러가는지..쩝~

대학 직속후배이자 첫번째 회사의 팀원이었던 그녀의 집에 들르다.

집사서 이사한지 처음 방문이었다.

결혼한지 2년도 안된 초짜 부부가 집을 살 수 있는 행운은 중산층 부모님의 재산이 약간의

보탬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산과 분당의 아파트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그녀의 집안 분위기는 중산층 가정의 분위기가

흠씬 난다. 딱 세식구가 살기에는 적당히 안락하고 적당히 여유있어 보이는 그런 분위기.

남편은 우리나라에서 최근 가장 들어가기 어렵다는 *성전자의 모바일분야에서 일을 하고

그녀는 웹디자이너로 현재 100일도 안된 아들을 출산하고 1년 육아휴직중이다.

 

똘똘한 그녀지만(그녀는 한국내에서 엘리트교육을 밟은 전형적인 계층이다. 예중-예고-미대)

몇개월 집안에서만의 생활은 시부모와의 경제적, 심리적 실갱이가 주요관심사이자

스트레스의 근원이고 당장 눈앞의 아이의 움직임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육아문제는 부모님의 도움이 없으면 대부분 여성만의 문제가 되므로 나와의 충분한

대화 또한 따로 살고계신 친청 어머님의 방문으로 인해 가능해진다.

 

그런데...그런데 그녀의 생활은 무릇 중산층 유부녀의 삶이지만 왠지 빡빡하다.

약간의 출산 우울증과 시부모님과의 스트레스, 출산으로 인한 과체중을 풀 절대적

시간여력이 나지 않고 대안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녀를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흐른다.

결혼은 현실이고, 경제적 측면이 좀더 구체적으로 와닿게 되는 개념이 되고 물질의 욕망은

끝이 없어 가지면 가질 수록 욕망에 대한 자기절제가 필요하다는 것,

남편만이 아닌 시부모님과의 관계맺기가 어렵다는 것..아무리 똘똘한 여성도

시댁과의 개념정의가 넘 어렵다는 것들을 깨닫게 된다.

남편과의 애정이 없이는 결혼생활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그러니 결혼은 애정이 전제되어야

한다..모 이런 얘기들로 그녀와의 대화 정리.

 

그녀의 제안.

결혼은 별로 강요하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서는 한번정도

권유해보고 싶다고...임신중의 알수없는 신비감과 경외심..모 그런것을 느낀다고..이해불가.ㅎㅎ

결혼한 그녀들을 보면서 난 언제나 '결혼'이라는 명제에 대해 다시 한번 재고하곤 한다.

 

행복은 누가 뭐래도 어떤 조건이건, 어떤 환경이건간에 내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난 또 한번 각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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