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금욜이었지.
회사일로 출장가느라고 넷이서 차를 타고 안산으로 가고 있는데 아내가 전화를 했다.
"동희아빠, 당신회사 보너스 좀 안나와?"
"아니, 없는데..."
"지난 연말에 인센티브 얼마 나한테 준다했잖아."
"그때 줬잖아."
"아니, 안줬어."
"근데?"
"오늘 치과에 갔다 왔는데, 이를 네 개나 해야 한데. #$%^^&*$#%........그래서 돈이 필요한데..."
"없어..."
'마이너스 통장이 계속 불어나고 있는 거 당신이 알잖아.'(이말은 옆에 사람들에게 쪽팔려서 못했다. 했다 하더라도 저쪽의 반응이야 별로 다르지 않았겠지만...)
"하튼 돈좀 보내봐!"
"당신이 사준 차 팔아서 써!"
".............."
2.
아침에 아내가 물었다.
"당신 핸드폰 줄은 누가 줬어?"
(그 줄 받은지 벌써 한달도 넘었을 텐데, 일찍도 물어본다...)
"응, 애인이..."
"애인한테 돈좀 달라고 하지?"
"돈을 써야 애인이 되지, 돈 달라고 하면 애인이 되겠어?"
"세월도 좋네."
"뭔 세월?"
"먹고 살기 힘들어서 죽겠다고 난린데, 애인이나 찾고..."
".................."
"하긴, 돈 들이지 않으면 애인이나 있겠어.."
3.
애들은 요즘 중간고사 기간이다.
동명이는 자기 싸이 제목을 'ㅋㅋㅋ 평균80만 넘기고 춤추자'로 적어 놓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제 밤에는 앞 동 친구네 집에가서 2시까지 공부하고 왔다더니, 어제밤에도 밤 2시까지 공부했단다.
아내가 아침에 물었다
"동명아, 어제 시험 잘 봤냐?"
"별로..."
"80점 안될 거 같아?"
"응, 잘하면 될 거 같기도 하고...."
"그렇게 새벽 2시까지 힘들게 공부하는데도?"
"공부해도 시험점수는 잘 안나와."
"그래도 동명이는 기특하다..."
동명이가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는데, 동희가 한마디 한다.
"늦게까지 있으면 시험점수 더 안나와."
"너는 점수 잘 나왔냐?"
"난 일찍 자고도 수학은 맨날 일등이야.."
이 자식은 말하는 것도 정이 안간다...
새끼들의 공부하는 머리도 차이가 있는데, 동희는 지금까지 집에 와서 공부라고 들여다 보는 걸 못봤다. 동명이는 하겠다고 발버둥치는데도 자기 맘대로 잘 안된다. 그런 동명이에게 애비로써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머리좋은지, 공부 잘 할 놈인지 알아보고 낳을수도 없으니...
산오리님 글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공부 못하면 어때요! 잘하는 거 찾으면 되죠^^
그렇군요...
그래도 우리는, 돈 들이지 않아도 함께 살아주는 가족이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ㅋㅋ
어렸을때 공부못하던 애들이
고등학교, 대학교가서는 수석하고 난리도 아니더라구요 :-)
지호 / 자주 놀러 오세요.. 애당초 아빠는 공부에 별 관심 없어요. 할만큼 할테니까요. 엄마들은 극성이죠..
jseayoung /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이 들죠...ㅎㅎ
tree / ^.^
정양 / 잘하고 싶은데, 그게 안되는 애들이 답답할 거 같아서요...뭐 어쩌겠어요?
새로 애인이 생겼구나.....
그래도 가끔 멀리있는 옛 애인도 생각하죠?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ㅋㅋ
애인 / 옛애인은 빨리 잊어버려야 좋은데... 옛날생각나게 또 흔적을 남기셨네요..ㅎㅎ. 잘 지내고 계시다니 다행이군요
바다소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