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의 블로그에서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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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를 위한 정희성의 시와 그 패러디 | 시가 있는 길

2005/09/13 02:49
http://blog.naver.com/gimche/140017289219

진보누리에 서울대 취업박람회에 관한 글을 쓰고서 마지막에 정희성의 시를 덧붙였더니 댓글로 근사한 패러디 시가 올라왔습니다. 패러디한 시가 오히려 더 원본 같다는 느낌이...

'진실&거짓'님이 올려주신 것인데, 패러디한 글의 원저자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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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여기 태워 올리는 어둠의 아성이
                                              정의와  선

그 누가 한국사회의 병폐를 묻거든
눈 들어 관악(冠岳)을 보게 하라.
문어발식 확장에 상처 난 골짜기
기슭이마다 잠식을 위한 공사판 포크레인이
오랜 주라기의 지층(地層)을 파괴해 내린다.
학벌의 마술이 대중의 선망의식으로 내리듯이
관악의 이마에 흐르는 욕망의 권력이여
영원한 대물림의 터전이여.

겨레의 염염을 탐하기 시작한 이 날
헤어졌던 연고를 비로소 마주잡고
여기 새로 땅을 파 헤쳐 독점을 확장하며
한 얼의 슬기를 독점하니
"진리는 우리만의 빛"

온갖 불의와 사악과
어둠의 검은 손을 배출할 때에도
그 어두움의 정수리를 가르며 빛나던 동지여
역사의 갈피마다 기회주의로 슬기롭던
아 우리의 서울대학교.

만년 웅비(雄飛)의 새 터전
이 영봉(靈峯)과 저 기슭에 어린 탐욕들
가슴에 서리담은 민족의 대학인양
불처럼 일어서는 세계의 대학인양
허위로 충만한 어둠의 기둥을 보아라.

겨레의 뜻을 기회로 활용한 이 날
누가 조국이 망해가는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민족의 위대한 상속자를 자처하며
아 기리 빛날 우리만의 서울대학교
타오르는 어둠의 권력욕에 갇혀 있으니
누가 망국의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원 글>

여기 타 오르는 빛의 성전이
                                              정 희 성

그 누가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冠岳)을 보게 하라.
이마가 시원한 봉우리
기슭이마다 어린 예지의 서기(瑞氣)가
오랜 주라기의 지층(地層)을 씻어 내린다.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리듯이
관악의 이마에 흐르는 보배로운 기름이여
영원한 생명의 터전이여.

겨레의 염염으로 기약한 이 날
헤어졌던 이마를 비로소 마주대고
여기 새로 땅을 열어
한 얼의 슬기를 불 밝히니
"진리는 나의 빛"

온갖 불의와 사악과
어둠의 검은 손이 눈을 가릴 때에도
그 어두움의 정수리를 가르며 빛나던 예지여
역사의 갈피마다 슬기롭던
아 우리의 서울대학교.

만년 웅비(雄飛)의 새 터전
이 영봉(靈峯)과 저 기슭에 어린 서기(瑞氣)들
가슴에 서리담은 민족의 대학
불처럼 일어서는 세계의 대학
이 충만한 빛 기둥을 보아라.

겨레의 뜻으로 기약한 이 날
누가 조국으로 가는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민족의 위대한 상속자
아 기리 빛날 서울대학교
타오르는 빛의 성전(聖殿)에 있으니
누가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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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4 08:49 2005/09/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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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군 2005/09/14 16: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ㅋㅋㅋㅋ

  2. 산오리 2005/09/14 17:5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한때 산오리가 문학공부 좀 해보겟다고 정희성 선생한테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요. 멋있는 분이죠..
    이 시는 어느 시집에 들어 있는데, 서울대개교 몇주년 축시인가 뭐그래서 별 생각없이 봤는데, 이렇게 보니까 정말 황당한 시인거 같아요..

  3. 세상을바꾸자 2005/09/14 19:3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말 패러디가 더 멋지네요..
    정희성 시인은 시는 '저문 강물에 삽을 씻고' 였던가?
    그 시 때메 은근히 좋아하는 시인인데
    이런 시도 썼군요..
    근데 패러디 시인은 누군가요?

  4. 산오리 2005/09/16 21:4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세상을바꾸자/패러디 누가 썼는지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