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의 계절...

from 나홀로 가족 2007/03/06 16:07

하루가 멀다 하고 친구를 데려와서 놀다 자고 가는 바람에

아내도 짜증이 나지만, 그렇다고 몰려 오는 놈들을 박절하게 내쫓지 못해서

동명이 방에는 항상 시커먼 놈들이 그득하다.



잠자려고 누웠더니, 아내가 들어와서는...

 

"동명이 친구 가출한 놈 또 한놈 데리고 왔네..."

"어쩌겠어, 그냥 재우고 먹여야지.."

 

동명이 방에 갔더니, 자주 보지 못한 놈이 하나 와 있다.

"너는 엄마와 싸웠냐? 아빠와 싸웠냐?"

"둘 다와 싸웠어요..."

뭔 말을 더 하랴...

 

아침에 학교 가는데, 교복도 없으니까 동명이 체육복 입혀서

산오리가 학교까지 차에 태워다 줬다.

가는 길에 물었다.

 

"야, 니네 부모님 연락 안왔냐?"

"친구들한테 전화하고 난리죠."

"걱정되겠다,..."

"학교 자퇴시켜버리겠다고 겁주고 있어요.."

"그럼 학교앞에서 너네 부모님 기다리고있는거 아냐?"

"그럴지도 몰라요."

"그럼 동명이네서 재워줬다면 부모님이 동명이한테도 뭐라 하지 않을까?"

"걱정마세요, 찜질방에서 잤다고 할테니까요.."

".........."

 

동명이가 거든다.

"짜증나...."

"왜?"

"아침 6시에 얘네 집에서 전화 왔잖아.."

"그래서 뭐라 했어?"

"안받았지, 잠자는 시간에 그전화를 내가 왜 받어?"

"으이그...."

 

어제밤에 늦게 들어온 동명이에게 물었다.

"네 친구는 어떻게 됐냐?"

"내가 설득해서 집으로 돌려 보냈어..."

"야, 너 능력있다...ㅎㅎ "

"오늘 수업시간에 세계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고2는 가출의 계절이래..."

"그래서? 또 가출하고 싶냐?"

"그건 아니고, 하튼 선생님도 고2때 가출했는데, 집에서 아무도 가출한 것도 몰라서 알아서 들어갔대나 어쨌대나...푸하하하."

"꽤나 재밋겠다, 자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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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6 16:07 2007/03/0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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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인 2007/03/06 17:0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뭔 말을 더 하랴... 끄덕끄덕...하고 갑니다. ^^

  2. 당고 2007/03/06 18: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푸하하하하하하-
    어쨌든 능력 있다... 설득해서 들여보내다니....
    교내 상담역으로 취직해도 될 듯...

  3. 산오리 2007/03/07 09: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행인...경험이 많으셔서?ㅎㅎ
    당고...오래 버티지 못할 놈이었으니까 집에 들어갔겟죠..ㅎㅎ

  4. 염둥이 2007/03/07 11: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ㅋㅋ 저도 제 경험을 반추해보면 그 나이 때는 부모나 선생이나 죄다 꼰대로 보이니까 친구들의 말을 더 잘 들었던 듯. 아마 동명이 친구는 돈이 떨어진 것 같아요. 아님 동명이가 못 꿔줬거나.

  5. 산오리 2007/03/07 15:4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염둥이...이번에 가출했던 친구는 겨우 하룻만에 들어간걸요. 동명이 말에 의하면 그 친구가 가출한게 별로 맘에 안드나 봐요. 요즘 애들 돈떨어진다고 들어가지 않던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