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하나 살까??

from 잔차야! 2007/04/26 09:55

아침에 자전거로 출근을 하는데,

열나 페달 밟아서 헉헉 거리고 땀 흘리고 나면 다시 근무모드로 들어가는데

시간이 꽤 걸리기에, 출근에는 그냥 바람이나 쐬면서 슬슬 가자고 다짐하고 자전거에 올랐다.

그리고 소진로를 따라 월마트(이마트로 바뀌었구나)까지는 그렇게 다짐한대로

여유만만, 설렁설렁 잘왔는데..

 

이마트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 자전거가 한대 따라 붙었다.

파란 불이 켜지고 출발했는데, 여기서도 설렁설렁 가려면 보도로 올라가야 하는데,

차들이 막혀있고, 보도에 화단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냥 차도로 나섰다.

차도로 속도를 내서 달리면, 그 다음 신호에서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나갈수 있었기에

가장 높은 기어로 바꾸고 힘껏 밟아서 나갔다.

그런데, 금새 뒤에 있던 사람이 나를 앞질러서 나간다.

자전거 복장을 제법 갖췄고, 자전거도 날렵하게 생긴걸 보니 자전거 꽤 타는 사람 같다.

나도 추월 당한게 싫어서 열심히 페달을 밟는데, 도저히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얼핏 보니 연배도 훨 나보다 많아 보인다.

 

이 양반은 하나로마트 앞에서 오른쪽으로 빠졌는데, 뒤에서 따라오던 자전거 한대가 또

나를 추월한다. 이번에는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다.

이 할아버지에게는 추월 당할수 없다고는 정말 열심히 페달을 밟는데 역시 따라갈수 없다.

할아버지의 발과 내 발을 맞춰 본다. 내가 발의 회전속도가 빠른데도 거리는 더 멀어진다.

내 자전거의 기어도 가장 높은 곳에 맞춰져 있는데....

 

10년된 자전거에, 타이어와 튜브만 통째로 바꿨는데 앞뒤 어디에소 쇼바 하나 없는

21단 기어의 자전거다. 물론 무겁기도 하지...

그러니 돈좀 들인 자전거를 따라갈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볍고 잘 나가는 자전거 하나 사야 할라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4/26 09:55 2007/04/26 09:55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sanori/trackback/613

  1. 지각생 2007/04/26 11:1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자전거를 "느림", "여유"의 의미로 받아들이던 때도 있었는데 어느새 그 안에서도 속도를 경쟁하게 되는 것 같아서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사실 저도 신나게 혼자 기분낸다고 마구 추월하곤 했는데, 요즘엔 아주 급하지 않으면 굳이 추월하지 않거나 "기분나쁘지 않게 추월"(?)하려고 노력중..

    아, 가볍고 잘 나가는 자전거, 사면 좋죠 ^^;;

  2. 산오리 2007/04/26 15: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지각생 / 그렇죠, 옳은 지적입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견물생심이라고..ㅎㅎ

  3. 스머프 2007/04/26 18: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자전거도 속도 위반을 밥먹듯이 하느라 걸핏하면 충돌사고를 내곤 하지요...그리곤 듣는소리, "넌, 자전거도 험하게 타냐? 차만 험하게 모는줄 알았더니.." 그러고 보니 내 인생이 험한(?)것도 다 이유가 있나 봅니다..ㅎㅎ (하나 사요~! 싸고 쇼바 있는 자전거가 얼마나 많은데..)

  4. azrael 2007/04/27 00: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연장탓을 하시는겁니까..ㅋㅋ

  5. 산오리 2007/04/27 09: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스머프 / 그버릇어디 가겠어요?
    azrael / 네... 연장이 좋아야죠.ㅎㅎ

  6. 김수경 2007/05/02 17: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세요.인생 얼마나 남았다고 열심히 속도내며 속에 있는 것 풀어봐도 좋겠죠? 근데, 전 안타깝게도 자전거도 못 타고 차도 겁 나서 속도 못내고... 뭘로 풀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