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내와의 결혼 20주년 약속은 어찌어찌해서 같이 먹었다.

     가기 싫어 하는 동희와 셋이서 갔는데,

     아내도 동희도 좋아하는 내색이 없다.

     아내는 운동하고 살빼야 하는데, 저녁 먹게 되었다고 투덜거리고,

     동희는 별로 맛도 없는 걸 먹는다고....

     다음부터는 그런거 하지 말고 놀러나 가라고,

     그러니 산오리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면피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는거...

 

2. 동명한테는 같이 밥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친구 생일이라고 친구가 밥사준다고 했단다.

그런데, 나중에 아내가 다시 물어봤더니,

동명이 생일이라고 친구가 동명이한테 밥 사주겠다고 했다고..

밥사준다는 핑계로 또 놀아야 할 일이 생긴거지..

어쨌거나  부모는 둘다 동명이 생일도 잊어 먹고,

엄마는 부랴부랴 미역국 끓이겠다고 미역 물에 담그고,

 아빠는 저녁때 집에 와서는 케잌사서 불어야겠다고

수선을 떨고...

그래서 케잌 사다 놓고, 문자를 보내도, 전화를 해도

답장도 없고, 오지도 않는 동명이를 기다릴 수도 없어,

그냥 잠자고 말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물어보니까,,, 배터리 다 됐다고..

 

어쨌거나,

눈비비고 앉은 두 놈과 밥을 한그릇씩 비우고는,

눈비비면서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부르고,

촛불도 끄고, 폭죽도 터뜨렸다.

생일은 그러고 보니 어제였구나..

 

그나저나 아침 눈비비면서 생일축하 노래부르고

폭죽 터뜨린건 50 평생에 첨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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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17:59 2008/04/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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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비 2008/04/21 21: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미역국 끓여놓고 케익 가운데 모시고, 생일 축하를 아침에 하지 않아요? ㅎㅎㅎ...

  2. 바두기 2008/04/22 11: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형도 이제는 여유가 생겼네요. ㅉㅉ.. 나이 탓. 아직도 좀 모자란..
    나이 탓을 하는 저의 여유..ㅋㅋㅋ..

  3. 산오리 2008/04/22 17:0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비/눈비비며 생일축하합니다, 노래하기 쉽지 않던걸요..ㅎㅎ
    바두기/뭔 여유? '삶이 곧 여유'라고 지표를 바꿔야 할듯..ㅎ

  4. 김수경 2008/04/22 22: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끔 내 생일도 까 먹는데요 뭘...그나저나 잊고 지나가는 내 생일엔 아무도 안 챙겨주던데, 그나마 동명인 좋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