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

 

지난 2월 수유너머 에서 들었던 강좌 가운데,

'국가'를 강의할때 교제로 쓰였던 책이다.

교재로 썼지만, 선생은 영화를 가지고 몇 장면을 보여주셨는데,

나는 그날 늦게 가는 바람에 초반부터 영화를 보지 못했고,

나중에 가서야 이야기 줄거리를 대강 챙겼다.

 

소설은 시작부터 '연해소설'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은 '국가'와 국경이 인간을 얼마나 비참하게,

힘들게 하고, 또 억누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 처음 출판된게  2000년 12월이니까

완득이가 이 소설의 아류쯤 되어 보인다.

GO에서는 국가의 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드러나는데,

완득이에서는 맛뵈기 정도라고나 할까.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면서 국적을 한국으로 바꾸었다고

선생한테 얻어터지고, 민족의 반역자, 매국노라는 말을 들어며 얻어 터지고 있을때

교실  뒤쪽에서 누군가 악을  썼다.

"우리들은 나라란 것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 이책의 하일라이트이고 핵심인 듯하다.

  나라는 그저 굴레이고, 속박이고, 억압일 뿐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자친구에게 국적이 일본이 아니라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도 주인공은

"그러니까 국적 따위 아무 의미가 없다는 소리지" 이렇게 말한다.

 - 백만배 동감이다..도대체 왜 국적이 살아 가는데 필요해야 하는 것인지..

 

오토바이 사고를 친 주인공에게 아버지가 파출소로 달려가서

빨간줄을 면하게 하기 위해서 아들을 박살나게 두드려 팬다.

그리고 북에 있는 삼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는

삼촌이 그림 그려서 번 돈으로 같이 게를 먹었다는 옛날 얘기를 한다.

이걸 듣고 주인공은..

"뭐가 게라는 거야, 그런 궁상맞은 소리 하는거 아니야, 이미 그런 일로

울고 불고 하는 시대는 끝났다구. 당신네들 1세, 2세가 그렇게 궁상을

떠니까 우리들 세대가 아직도 때를 못벗는 거란 말이야"

 - 나이 먹은 우리 세대는 제발 궁상좀 떨지 말자..ㅠㅠ

 

파출소는 아니지만, 오토바이 얻어타다 사고(?)를 친 동명군에게

보자마자 그의 친구들 앞에서

2단 옆차기와 어퍼컷과 훅을 날렸던 산오리가 생각났다.

 

"아지만 말이지, 킴베이싱어가 나한테 '있지 부탁이야, 국적 바꿔' 하고 부탁하면

나는 당장이라도 달려가 변경신청을 할거야,

나한테 국적이란 그런거야. 모순이라고 생각하니?"

 

강좌에서 선생들은 싸워야 할 '적'에 대해 계속 강의했는데,

여기서 적은 분명하게 보였다.

 

고등학생의 수준이 저정도는 되어야지 싶다.

나는 도대체 고등학교 때 뭐하고 있었던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2/24 18:13 2009/02/24 18:13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sanori/trackback/952

  1. 곰탱이 2009/02/24 15:3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요 글 좀 퍼가겠습니다^^. 울 애들한테 소개 좀 하려고요^^. 물론 저도 좀 읽고요!^^

  2. 곰탱이 2009/02/25 10:5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울 애들이란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는 애들 + 졸업한 애들^^... 애들이라는 말이 거슬리기는 한데... 아~ 젊은 친구들이라고 하면 되겠네요^^...(아이구 혼자 북치구 장구치구...)

  3. 연부네 집 2009/02/25 13:1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산오리가 2단 옆차기와 어퍼컷과 훅을???? 도저히 상상이 안가네

  4. fessee 2009/02/26 20:3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2단 옆차기" 이야기를 보니 "성방법 위반"으로 검거된 피의자와 그의 배우자가 "이종 격투기"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결과는 배우자의 승리였다는... -_-;
    "착한 국가"를 지향하는 fessee로서는 국가가 상당히 중요합니다만 요즘엔 이 땅 안에서 "착한 국가"가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슬프기 짝이 없답니다. ㅠ..ㅠ

  5. 임다정 2009/02/28 10: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산오리님 블로그중에서 도살장에서 오리발을 보내주셨다고 해서요
    저도 같은 용도로 너무 필요해서요^^; 오리 도살장 위치나 받으신 경위를 알수 있을런지요? 혹 도살장 전화번호라도 좋으니 메일 좀 보내주세요^^; lomo7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