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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시 천막에서 한댓잠을 자야 하나? (11) 2004/11/09

지난해 6월 시설안전기술공단에서 파업하는데, 천막에서 자다가

용역깡패들한테 얻어 맞은 이후로 천막에서 잠잔 적이 없었지 아마...

그리고 천막에서 잠자는게 조금은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갑자기 용역 깡패들이 나타날까봐...

그렇게 다시 깡패들이라도 나타나 준다면  오히려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니까

깡패들이 오라고 빌어야 할 판이다.... 요즘 갑갑한 사업장에서는.



오늘 부터 다시 천막에서 한댓잠을 자야 할 형편이다.

물론 계속해서 천막에서 잠자지는 않고, 가끔(?) 들러서 천막에서 잘 계획이지만,

날씨가 추워지고 있는 이즈음에 천막은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서초동에 있는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 지부의 단협이 풀리지 않고 있다.

산자부의 망령이 여전히 살아 있는데다, 사용자들도 이를 이용해서 노동조합을 아예 허수아비로 만들고 싶은 모양이다.

오늘 점심시간에 천막농성 출정식을 갖고 오후에 교섭에 들어갔는데,

사측의 원장이 천막농성 들어간 것이 유감이라고 중얼중얼거린다.

우리측 교섭위원들이 '단협해지 통보는 괜찮고 고작 천막 친 거로 시비를 거는 거냐?'고

강력하게 항의했더니, 사측이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말싸움이라도 붙어보자는 듯이

시비가 계속된다.

'교섭하기 싫다는 것이냐? 뭐냐?'는  큰소리가 우리측에서 날아가고,

책상도 두드리고 물병도 날아가고... 책상도 밀고...

개새끼, 소새끼 얘기도 나오니까 원장이란 인간은 슬그머니 자리를 뜨고..

결국은 교섭은 10분도 안되어서, 본격적인 조문 논의는 시작도 못해보고 끝났다.

 

저녁에 천막 바닥을 제대로 마무리하고,

천막 옆 벽 천으로 둘러서  설치하고, 난로도 들여놓고, 전기매트도 들어 오고...

조합원들 모여서 도시락 시켜먹으면서 넘 즐거워 한다.

싸우는 것은, 모여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오늘 저녁 천막에서 잠들면 따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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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9 21:02 2004/11/0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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