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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눈물나는 사랑 (17) 2010/01/26
  2. 주말 3일 (4) 2010/01/26
  3. 부슬부슬 비가.. (12) 2010/01/20

눈물나는 사랑

from 읽고 보고 2010/01/26 12:55

안동으로 다니기 시작하면서 소설책이라도 읽고 있다.

노동조합에서 책을 떨이 처분할때 샀던 토지를 읽고 있는데,

어제 안동 내려오는 버스에서

월선의 죽음을 보면서 한참을 울었다.

그저 눈물만 나오다가 훌쩍거리면 울었고,

그리고는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을 찍어내면서 계속 울었다.

 

2008년도에 김준이 죽었을때

비 맞으면서 한참을 울었던 생각이 났다.

 

내게도  눈물이 있다는게

한편으로는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볼까나...

 

방으로 들어간 용이는 월선을 내려다본다. 그 모습을 월선은 눈이 부신듯 올려다 본다.

"오실줄 알았십니다."

월선이 옆으로 다가가 앉는다.

"산판일 끝내고 왔다."

용이는 가만히 속삭이듯 말했다.

"야 그럴줄 알았십니다."

"임자."

얼굴 가까이 얼굴을 묻는다. 그러고 떤다 머리칼에서부터 발끝까지 사시나무 떨 듯 떨어댄다.  얼마 후 그 경련은 멎었다.

"임자."

"야."

"가만히."

이불자락을 걷고 여자를 안아 무릎 위에 올린다. 쪽에서 가느다란 은비녀가 방바닥에 떨어진다.

"내 몸이 찹제?"

"아니요."

"우리 많이 살았다."

"야."

내려다 보고 올려다 본다. 눈만 살아 있다. 월선의 사지는 마치 새털같이 가볍게, 용이의 옷깃조차 잡을 힘이 없다.

"니 여한이 없제?"

"야, 없십니다."

"그라믄 됐다. 나도 여한이 없다."

머리를 쓸어주고 주먹만큼 작아진 얼굴에서 턱을 쓸어주고 그리고 조용히 자리에 눕힌다.

용이 돌아와서 이틀밤을 지탱한 월선은 정월 초이튿날 새벽에 숨을 거두었다.

<토지 8권 232~233쪽>

 

"여한이 없제?" 라고 내게도 묻는다면,

나도 "여한이 없다"고 말할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그런 사랑을 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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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6 12:55 2010/01/2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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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3일

from 단순한 삶!!! 2010/01/26 12:42

금욜 밤에 버스 타고 서울로 가서는

중학교적 친구들을 만났다.

한친구는 은행지점장으로 막차를 탔고,

한친구는 언론의 탑뉴스로 떠오르던 KT의 6천명 명예퇴직

가운데 한명이었다,

그리고 한 친구는 중소기업에서 느지막히 잘나가게 되었다고 했고,

또 한 친구는 여전히 중소기업 사장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간만에 만났지만 할수 있는 건 술마시고 떠드는 일...

마시고 근근히 일산까지는 지하철로 들어갔지만,

집에 가는 마을버스는 끊어져 택시를 타고 집에 가서는 퍼져 자고..

 

토욜 느지막히 일어 나서 목욕탕 가서는 때를 밀었다.

일주일에 한번 목욕탕을 가서 때를 미는데,

그럴때 마다 때는 왜 이렇게 많이도 나오는지,

몸에서 제대로 살아 있고, 그래서 아직도 왕성하게 자라는건

머리카락, 수염, 그리고 손톱과 발톱, 마지막으로 때 인거 같다.

나머지는 먹어가는 나이만큼 비실거리고 있는데..ㅎㅎ

털이라도 자라고 때라도 많이 생기는게 살아 있다는 증거일까나.

 

오후에 대학친구들을 만났다.

지난 2년 동안 연천에 가서 산비탈 밭에 같이 농사를 지었던 친구들이다.

겨울이 오니까, 농사지으러 가지는 못하고

한 친구의 시골집에 모여서 밥해먹고, 술마시고, 고스톱도 치고..

그러고 놀았다.

한 친구의 아내는 '그 아저씨들끼리 모여서 노는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라고 했다는데, 막상 만난 친구들은 이렇게 모여서 놀고 나면 스트레스라도

풀린다고 했다. 편하게 떠들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건 좋은 일이다.

서른살 시절에 직장동료들과 고스톱도 많이 치러 다녔는데,

그즈음 산오리 돈은 보는 사람이 임자라고 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게 되었다. 잃지 않고, 1~2만원이라도 딴다는거..ㅎㅎ

한 친구가 고스톱에서 이기는  방법을 알려줬는데,

" 많이 죽고, 고는 절대 안한다"

이렇게 했더니 진짜 잃지는 않더라..

 

낮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혼자 밥 챙겨 먹고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서울로 나섰다.

1년만에 고향 친구들이 만난다고, 그동안 만나서 딱히 할일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회장을 맡고 있는 친구가 뮤지컬을 예매했다고 그걸 보러 갔다.

생전 처음 보는 뮤지컬이 뭔가 했는데,

뒷자리 높은 곳에 앉아서 보이지 않기도 했지만,

그 시끄러운 음악소리도 아랑곳 하지 않고,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졸음이 오기 시작했고,

그래서 이리 저리 몸을 비틀면서 졸다가 말다가 했다.

1시간 반쯤 가서 1막이 끝났고, 그리고 나와서느 다시 들어가지 않았다.

내용이 뭔지도, 뭘 보고 뭘 느껴야 하는지도 모르고,

뮤지컬은 다시 볼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뮤지컬이란 거창한 예술은 산오리에겐 백리쯤 멀리 떨어져 있는 거다

다시 2막을 한시간 반쯤 보고 나온 친구들과 저녁 겸 소주 한잔 마시고

마을버스 막차 타고 집에 들어갔다.

 

3일간 먹고 마시고, 뮤지컬도 보고.....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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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6 12:42 2010/01/2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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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부슬 비가..

from 단순한 삶!!! 2010/01/20 13:10

비가 내리고 있네요.

눈보다는 비가 더 좋은 산오리로서는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바라 보고 있는 것도 좋네요.

 

그저 비만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 앉았고,

멀리 낙동강으로 뻗어 있는 황량한 모래벌판이

마치 수만리 되는 사막 같은 느낌이 드네요.

어딘지 모를 깊은 곳이 있을 듯한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네요.

 

이런 날은 막걸리에 파전이 생각나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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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0 13:10 2010/01/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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