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참전비 - 30km

from 잔차야! 2009/08/19 13:15

지난 일요일 애룡 저수지를 갔던 길은

번짱이 알수없는 골목길을 너무 잘 알아서였다.

가면서도 이길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알까 했다.

 

같이 갔던 친구 셋과 못갔던 친구 한명,

이렇게 넷이서 어제저녁에

그 길의 '복기'에 나섰다.

 

7시30분에 백마역에서 만나서,

논밭 사이길, 시골 동네길, 얕은 산 넘어가는 언덕길,

개천 양편의 뚝방길...

온갖 길을 꼬불꼬불 찾아 가는데,

몇군데서는 여기인가 아닌가 하면서 헤멧다.

그렇게 돌고 돌아서 간 곳은 통일로변의 필리핀 참전비.

20킬로도 채 안되는 거리인데 한시간 가까이 걸렸다.

 

돌아오는 길은 대로로 마구 달려서 왔다.

그랬더니, 20분이나 걸렸나 싶고,

거리는 10키로 남짓했다.

두어번 더 길 복기를 해 본다음에,

다음에는 저녁 라이딩 코스로 나서야겠다.

 

풍동 집 근처에서 저녁겸 소주 몇잔,

그리고 2차로 맥주집에서 500cc 한잔씩

 

아침에 일어나니까, 얼굴도 부시시하고, 머리도 띵하다.

 

목요일, 금요일에는 회사에서 워크숍을 간다.

 

일욜에나 자전거 탈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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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13:15 2009/08/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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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년 만에 겨우 한권의 책을 읽었다.

지난 겨울(인가 봄인가?)에 단공주가 버너 코펠 빌려가고선

그거 늦게 줬다고 미안하다면서 선물로준 책이다.

 

요즘 책과도 거의 인연을 끊고 살아서

아침에 화장실에서 두어장씩 읽어서 겨우 끝냈다.

 

미국 동부의 애팔래치아 트레일 3천여키로미터를 종주하는

기록이다.

끝까지 종주를 했는지 안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친구와 둘이 가다가, 나중에는 혼자서,

또 아내가 차로 태워다 주면 그 부근에서 하루 이틀씩,

이렇게 종주하는 기록을 적었다.

산길을 걷는 기록이야 별 게 없겠지만,

그 중간에 애팔래치아 트래킹의 역사를 넓고 깊게

서술하고 있는 게 마음에 들었다.

어느 지역 탄광에서는 불이 나서 그 지역이 모두

불타 없어진 아픈 역사들 같은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이나라에서 백두대간 종주라고 해봐야 겨우

몇백 키로미터에 한두달이면 끝날 거리이지만,

미국이라는 땅덩어리가 정말 넓고 커서

수천키로의 산길을 몇달간에 걸쳐서 걷는 다는건,

그리고 그런 길이 있다는 건 행복한 것이다.

 

어렵다거나 힘들다거나 엄청난 모험을 했다거나

이런 얘기이지만,

읽다 보면 그것보다는 웃음이 저절로 나오게끔 하는

글쓰기의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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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6 22:12 2009/08/1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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