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릉천의 가을...

from 잔차야! 2007/09/23 21:41

아침 7시에 일어나서 혼자서 밥 챙겨 먹고,

찐감자와 고구마 챙겨서 집을나섰다.

어제 챙기지 못한 카메라도 넣고..

 

중산을 넘어 봉일천 다리아래 도착하니 날씨도 좋다.

 



시원하게 뚫린 자전거 도로..

 

조금을 달리니까 양쪽에 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꽃 이름이 뭔지 어릴때는 알았는데....

코스모스도 나타난다...

코스모스와 산오리 자전거... 자전거 이름을 아직도 못지었다..

빨간 코스모스도 있더라..

코스모스 뒤로는 천변 논에 벼가 누렇게 익어 갔는데, 색깔이 영 아니네..ㅠㅠ

 

오던 길을 뒤돌아 보기도 하고..

 

 

억새풀인지 갈대 인지... 꽃이 피기 시작한다..

 

어제 처럼 헤메지 않으려고 다른 팀이 가는 뒤를 쫓아 갔다..

진흙에 빠지던 길 반대편에는 호젓한 길이 있더구먼..

발을 펼때마다 오금이 당기면서 꽤 힘들었다는...

 

42킬로,,, 3시간 30분...

자전거 산 이후로 총 달리 거리가 430킬로를 넘었다. 총시간은 24시간이 넘었다는거..

서울서 부산까지는 한번 간 셈이다.

쉬지 않고, 계속 탈수 있다면 서울서 부산까지 하루만에 갈수도 있다는

멍청한 생각을 한번 해 봤다는..

 

돌아와서는 점심으로 국수를 삶아 먹었는데, 좀 많이 먹었나..

계속 졸려서 낮잠을 찐하게 한판 때리고,

저녁 먹고, 야구 구경 했더니 연휴 이틀째가 사라졌다.

이승엽이 막판에 3루타 하나 쳐서 그나마 오랜시간 야구구경한 보람이 있었다는...

 

낼 부터 3일은 완전사역...

여자들도 엄청 스트레스 받는 날들이지만,

산오리도 만만찮게 신경 쓰이는 사흘이 되겠지..

올 추석에는 아내와 싸우지 말아야 할텐데..ㅎㅎ

 

 

어제 낮과 밤에 빨았던 운동화와 축구화..

아내는 늘어놓은 신발만 보고선 '질린다'고 한마디..

축구화는 원래 빠는게 아니라는데, 빨아 보니까, 가끔은 빨아줘야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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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3 21:41 2007/09/2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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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 한번도 글을 올리지 안(못)한걸 보니까,

일주일 동안 꽤나 바빴나?

팀 바뀌고 나서는 낮에 잠간잠간 들어와 보긴 하는데,

통 글을 쓰거나 덧글을 달만한 여유조차 없다.

 

연휴 5일... 노는날이 길어서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막상 명절이 있는 뒤의 3일은 꼼짝할 수 없이

사역을 해야 하니까, 노는날이래야 겨우 이틀,

평소의 주말과 다를바 없다.

그래도 사역을 하건 말건 회사 안간다는건 신나는 일이다.



늦게까지 잠안자고 아침에도 늦잠 자면 생활이 뒤바뀔 거 같아

7시에 일어나서 아내도 애들도 깨워서 밥먹고 8시부터 정상 모드로 돌입.

 

주말에 집에 있으면 청소나 해 놓으라는 아내의 불평을 해소하려고

청소를 시작했는데, 청소 한번 하는게 만만치 않다.

일단 이런 거 저런거 다 들어 올리고, 치운 다음에,

진공청소기 한번 돌리고, 스팀청소기로 닦았다.

진공청소기 들고 동명이 방에 들어 갔더니,

친구놈과 둘이서 고스톱을 치고 있다. 아침부터....

잔소리 한마디 할까 하다가 그냥 냅뒀는데,

내심 서운하달까, 저렇게 자식 키워서 머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어릴적에(나이 50이 된 요즘도 마찬가지다) 우리 형제들은

아버지가 무엇이라도 하신다고 일어나기만 하면,

줄줄이 도열해서 옆에 서서 거들었다.

감히 혼자 쉬거나, 도망갈 엄두도 못냈다.

수도를 고치거나, 보일러를 고치거나, 아니면 쓰레기를 버리거나, 청소를 해도..

다들 편하게 있다가 아버지만 집에 들어오시면 다들 기립했다가 부동자세로 앉아서...

세대가 달라지기에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모가 자식들 편하게 해 준다고 해서 보는 건,

애비 청소하는데, 자식은 침대위에 앉아서 고스톱이나 치고 있고..

그게 자식을 위하는 건 아닌거 같은데...

 

어쨌거나 청소를 다 해치웠더니, 나 혼자만 남았다.

아내는 출근했고, 두 아들은 축구하러 나갔고,

나도 자전거를 타고 봉일천으로 향했다.

봉일천 옆 곡릉천변 자전거 도로는 완전히 양쪽으로 꽃이 만발해서

꽃길을 달리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는거.

카메라를 안가져 가서, 사진도 못찍고...

내일 다시 가서 사진이라도 몇장 찍어 와야겠다.

 

그리고는 국도를 타고 벽제로 내려오려고 하다가 다시 천변길로 들어섰는데,

먼지 날까봐 공사장 주변에 물을 뿌려서 길이 엉망이었다.

자전거 바퀴에 흙이 가득 달라붙고, 여기저기 물이 튀고..

그리고는 지저분한 길을 빠져나왔더니, 배가 고프다.

중국집에 가서 간짜장을 하나 시켜먹었는데,

면발이 너무 질겨서 맛이라곤 도통 없었다...

 

짜장면으로 배 채우고 나왔더니, 비가 온다.

금새 그치려니 하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데,

비는 그치지 않고, 2차선 도로에 갖길도 없는 길을 늘어서서 막히는 차들과 함께

달렸더니, 이제 빗물에, 흙탕물에...그러고 원당까지 왔다.

일산을 들어서니, 아예 비도 온거 같지 않게 도로가 마른채로 있고..

하튼 대한민국 땅덩어리 넓다.

 

주유소에 가서 5백원 넣고 압축공기로 자전거에 흙먼지 대충 불어내고,

집에 왔다. 40킬로... 3시간 10분.

 

신고 간 운동화에 흙탕물 다 튀었길래, 운동화나 빨아야겠다고 신발장 열었더니,

빨아야할 운동화 4켤레...다 빨아서 탈수기 돌려서 늘고...

애들은 그제야 축구하고 들어오고 아내도 느지막히 들어왔다가는 저녁먹으러

다시 나가고...

저녁밥도 하고, 넘쳐나는 고구마와 감자 처치하겠다고,

감자 볶음도 만들었는데, 소금을 너무 넣어서 반찬으로 먹기에도 너무 짜고..

감자 갈아서 감자전 붙이고, 감자와 고구마 함께 쪘는데, 먹을 사람도 없고..

애들이랑 저녁 먹고 치우고....야구구경하다가...

 

신발 빤 김에 애들 축구화라도 빨아주자고 뒤졌더니

축구화도 네켤레... 어떤 축구화 안에는 양말 그대로 들어있고,

축구화 담아갔던 쇼핑백 안에는 땀에 절은 웃옷도 그대로 들어 있다.

(애새끼들은 하튼 자기네 거 하나도 안챙긴다...)

축구화 네켤레  빨아서 널고 나니 하루가 끝났구나...

하루 완전히 전업주부 노릇했다..

 

이렇게 노는 날 하루가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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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2 22:39 2007/09/2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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