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물 맑은소주 인가 했는데, 사진을 보니까 한라산물 순한소주네

이 소주는 지난해 겨울에 제주에 갔을 때 처음 마셨는데,

그 맛이 소주 가운데 최고라고 생각했다.(술맛이라고 알기나 하나?)

 

이번에는 한 박스를 사다 놓고, 가는날 점심부터 계속해서 이 소주를 마셨는데,

그러다 보니, 사진에도 얼굴이 술취한 모습 그대로네...

 

마지막날 감비의 선배 별장에 가서 같이 술을 마시다가

이 소주 한박스 가져가야겠다고 했더니,

이양반이 보내주겠단다.

 

아직 이 소주는 페트병이 없어서,

비행기에 실고 오기는 참 어렵다.

먹다 남은 소주 세병 가져오는데,

수화물로 부칠라고 했더니, 그건 안된다고 하고,

그냥 작은 손가방에 넣어서 왔더니 그건 머라 안하더라..

 

어쨌든 어제 우체국이라면서 소포가 왔는데,

그곳이 어디냐고 물어보길래 회사 이름을 알려 줬다.

그랬더니, 제주도에서 무슨 생선이 왔다면서 배달해 줬다.

차에 실어 뒀다가 아침에 출근해서 박스를 열어봤더니,...

신문지로 한병한병씩 소주병을 싸서 16병을 넣었다.

그런데, 두병이 깨져서 신문지가 물에(아니 소주에) 흠뻑 젖어 있었다.

깨진 두병은 버리고 14병은 남았다.

 

소주 보내줘서 고맙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좋은사람들과 맛있게 마시라고 답문자가 왔다.

 

좋은 사람들 모여서 이 소주 마십시다..ㅎㅎ

 

 

이 회는 제주에서 바두기가 직접 잡지는 못했고,

사서 직접 회를 뜬 광어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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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7 15:45 2007/10/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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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가겠다고 남겨둔 휴가였는데, 티벳이 깨지는 바람에 제주도엘 갔다.

하루는 한라산으로, 하루는 마라도로...

하도 부지런한 사람들이라, 여유 만만하게 성판악으로 갔는데,

도착하니 10시 40분, 12시 반까지 진달래 밭으로 가야 백록담에 올려 보내준단다.

1시간 50분에 표지판 거리 7.3키로미터를 내달려 진달래 밭에

12시 35분에 도착했다. 그랬더니 지키는 아저씨가 들여 보내주긴 했는데,

일행중 2명은 도착했고, 두명은 뒤쳐져서...

결국은 백록담행은 포기했다.

 



극기훈련 하듯이 간건 십수년전의 일이었고,

설렁설렁 걷기로 했는데, 백록담까지 가겠다고 좀 무리했다.

어쨌거나 진달래 밭 대피소에서 밥먹고 따뜻한 햇살에 가을바람 안고 한숨 드러누웠더니

세상 참 이쁘게 보이긴 하더라..

내려오는 길은 이것저것 구경해 가면서 터덜터덜 걸었더니,

올라갈 때보다 시간이 엄청 더 걸렸고..

겨울에 다시 백록담에 가 봐야겠다.

 

마라도는 엄청 먼 곳인가 했다.

배타니까 30분만에 가더라..

작은 섬 한바퀴 걷다가 아무데나 앉았다가, 두리번 거리다가...

억새는 지천으로 피었고, 잔디밭은 부드럽게 깔렸고,

 푸르다 못해 검푸른 물결을 하얀 파도로 들이닥쳤다.

새로 지은 교회나 성당이나 이런 것들이 볼썽사납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너무 이쁘고, 멋지고, 아름다운 섬이었다.

짜장면 한그릇 먹어줘야 한대서 먹었고,

낚시로 잡았다는 무늬오징어도 제대로 된 맛이었다.

 

숙소는 파도가 들이치는 바닷가.

방안에서 먼 수평선이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일어서기만 하면 발아래서 파도가 부서지는,

그리고 술취해 잠자는 동안에도  밤새워 파도소리 그치지 않는 곳이었다.

그냥 며칠동안 가만히 드러누워 있어도 좋을만한곳.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지금은 한 공간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고,

좋은 친구들이었다.

4일동안 밥을 챙기거나, 운전을 한번도 하지 않고,

그저 때마다 소주나 한잔 하자는 말밖에 못했다.

함께한 친구들에게 그저 고맙고 즐거웠다는 말밖에는... 

 

목요일 도착한날 점심부터 시작해서

아침부터 반주로 시작해서 하루종일 어디 도착할때마다 기념주를 마셨고,

토요일 저녁까지 마시고 나니까 완전히 퍼졌다.

한라산 맑은물 소주는 왜 그리도 맛나던지...

 

먹고 노는건 한살이라도 젊어서 해야 하는게 맞다.

어제 집에 와서는 오후에 잠간 자전거 산책을 했을 뿐인데,

오늘은 출근해서 비실거리고, 앉기만 하면 졸린다.

몸이 피곤한거 보다도,

계속 눈 앞을 스쳐가는 파도와,

가슴을 쓸고 가는 햇살과 바람 때문에

다른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리라..

 

남은 휴가는 머하며 써먹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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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5 17:22 2007/10/1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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