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밋는 테레비..

from 단순한 삶!!! 2007/10/30 13:14

여기저기 채널을 눌렀는데, 카약을 도심에서 타고 난리를 떠는 넘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넘은 물을 뿌리고, 한넘은 시멘트 바닥과 계단에서 카약 노를 저으면서 재밋게 놀고 있었다.

그것도 재밋는 노릇이네...

 

좀 있다 보여준건, 한 친구가 금붕어를 삼키고 내뱉는 거 였는데,

오백씨시 맥주잔 만한데, 금붕어 한마리와 반쯤의 물을 채우고 꿀꺽 삼켰다.

난 첨에 입안에 넣었다가 그걸 뱉어내고 그래도 살았다는 걸 보여주려나 했는데,

아예 넘겨버린거다.

그리고는 금붕어를 다시 뱉어내기 위해서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고 토해내기 시작하는데,

한번 우웩 우우웩 해서는 물만 조금 나오고 아무것도 안나오고,

그러자 다시 물 한컵 마시곤 손가락을 목에 집어넣고 토해도 안나오고,

그러자 다시 물마시고 손가락 집어넣고...

근데, 계속 토해내는데 웬 물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금붕어 어항의 절반쯤 물이 찼다.

넘어간 금붕어는 다시 나오지 않고, 이제는 우윷빛 물이 올라오고 있었다.

음식을 먹었으면 술먹은 넘들이 게워 낸것처럼 음식은 안나오고 물만 올라 오다니..

그렇게 몇번을 더 손가락을 집어 넣고 난리를 치더니,

드디어 금붕어가 밖으로 튀어 나왔다.

살아 있다고 좋아하는 친구... 빨리 맑은 물로 가져가라고 옆에서 조언하는 친구..

 

하튼  금붕어 마시는 걸 보면서 부터 끝날때까지 혼자서 소리내어 웃었다.

한참 웃다가 뱃가죽이 당기는 걸 느끼면서도 웃음을 멈출수가 없었다

끝나고 다른 화면으로 넘어갔는데도 웃음이 멈춰지질 않는 거다.

테레비전보면서 그렇게 오랬동안 눈물 빠지도록 웃어본 건 첨이다.

따지고 보면 그리 웃길 일이 아닌거 같은데도...

 



얼마전의 일이 생각났다.

 

바다 낚시 가서 잡은 두마리의 우럭을 회쳐먹고,

며칠뒤에 나머지 머리와 뼈로 아내가 매운탕을 끓였다.

어느날 저녁 혼자서 그 매운탕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뭔가 목에 딱 걸린거다.

우럭 뼈가 걸린 건데, 처음 든 생각이 '이거 빼러 병원가야겠구나' 하는 거였다.

그냥 밥 두어숟가락 정도에 배추김치 큰거 한닢 올려서 씹지 않고 꿀꺽 삼키면

넘어가는 수준의 뼈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거다..

그날이 토욜인지 일욜인지라 병원도 응급실 가야 할지 모른다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시도나 한번 해 보자고선

화장실로 가서 손가락을 목구멍에다 집어 넣었다.

물만 조금 나오고, 먹은 음식은 안나오더라..

다시 집어 놓고, 괴성을 토하고...

너댓번 하다 보니, 가시가 탁 튀어 나왔다.

그놈을 들어보니까, 등뼈 가시가 아니라 머리나 아가미 부근에서 생긴 뼈였다.

날카롭게 틀어박히지는 않았지만, 크기가 장난 아니라 걸렸던거...

다행이 병원 가지 않고, 목구멍 청소는 했지만,

며칠간은 뭔가 걸린듯한 느낌이 계속 남아 있었다.

 

물고기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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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30 13:14 2007/10/3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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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이나 남았다는 지겨운(?) 삶을 잘 살아 보겠다고

그랬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이 친구는 백학저수지 부근에 작은 땅덩어리를 사고

주말농장을 하겠단다.

그리고 법원에는 전셋집도 하나 구해서 도를 닦겠단다.

그래서 삶이 잘 정리될려나 모르겠는데,

어쨌든 주말농장하겠다는 땅에 가서 밭정리도 하고

백학저수지에 가서 낚시도 하자고 새벽부터 떠났는데...

 

밭은 산골짜기 계곡이라, 그게 밭 모양을 하고,

채소라도 심을라치면, 수삼년 손발 갈라지게 해도 모자랄 듯하고,

낚시는 하루종일 앉아 있었지만, 찌 한번 물속에 잠기는 걸 보지 못했다.

그래도 하늘 맑고 저수지 물 고요한데,

물오리 떼 소리지어 하늘을 날고,

저만치 물고기들 물위로 비상을 하는데,

낚싯대 펼쳐놓고 소주 한잔 마시고,

아무렇게다 드러누워 있었더니,

세상은 살만하다 싶었더랬다.

 



그야말로 가을날 늘어진 개팔자 였다는 것.

 

돌아 오는 길에 임진강 건너는 어느 다리 아래서 다시 낚시대 던졌는데,

차는 모래에 빠져서,  헤메고,

여전히 고기는 얼굴구경 안시켜 주는데,

넘어가는 해는 세상만큼  크고 밝기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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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9 20:30 2007/10/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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