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치른 자식이 있는 사람에게

'시험 잘 봤냐?'고 물어보는 것은 실례가 된다나 어쩐다나..

아내는 실제로 주변의 사람들이 전화하면 짜증을 낸다.

하긴 시험 잘 보고, 원하는 대학 갈수 있다고 한다면

누가 물어봐도 즐겁게 대답하겠지만,

시험이란게 원하는 만큼 잘 볼수 있다는건

하늘의 별을  따는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기에,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기엔 짜증이 날만도 하다.



산오리는 물어보는 몇사람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2%쯤 부족하다"...고

 

재수하면서 봤던 모의고사에서 나왔던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은거 같으니까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인데,

정작 당사자인 동희는 태평이다.

 

'그정도면 잘 본 것이다' 

이게 이 친구의 설명이다.

 

점수로 수능 성적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등급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대적일수 밖에 없고,

그마저도 아직 발표가 나오지 않았고,

논술로 또 한차례 전쟁을 치러야 할 일이 남았기에,

여전히 대학의 길은 멀고도 먼 길이 남아 있다.

 

어쨌거나,

수능 며칠 앞두고부터 은근히 마음에 걱정이 생긴 산오리로서는

(사실 애가 원하는 대학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자식 대학에 올인하는 아내가 좀 만족했으면 하는  심정이 더 컸다.)

동희가 재수로 수험생을 마감하고,

적당히(?), 실력만큼 원하는 대학에 가줬으면 하고 바란다.

 

내년이면 또 다른 재수생 한명이 생길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까지 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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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1 16:17 2007/11/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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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역사와 산을 따라 나섰다 (17-18일)

영남알프스의 세 능선 가운데, 위 두 능선은 몇년전에 1박2일로 혼자 간 적이 있었는데,

마지막 이 능선은 처음이라 가보고 싶기도 했는데,

홍성에서 친구들이 온다고 해서 무박2일 산행을 간만에 결행했다.

 

갑자기 추워진대다, 집을 나서려고 하니까 속까지 꽉 막혀서

가지 말아야 하나 하다가, 이정도로 산에 못가진 않겠지 하면서 버스를 탔는데,

밤 버스 안에서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내내 괴로워 해야 했다.

무언가 체한 모양인데, 몸살처럼 온몸이 쑤시고 아프고...



그렇게 새벽에 버스에서 내렸는데,  우리를 맞이한건 겨울 하늘에 빛나는 별들과,

온세상을 날려버릴 듯한 살벌한 바람이었다.

그 바람을 맞으면서 계곡을 올랐고,

오르는 내내, 그리고 하루종일 몸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그래도 되돌아 가겠다거나, 못가겠다고 할수 없으니

터덜터덜 걸어갈 수밖에...

 

간월산 아래 고개로 올라 신불산을 거쳐 취서산으로..

취서산을 다시 올라가려하니까 힘들거 같아서,

편하게 보이는 길로 우회했는데, 여기서 일행들과 헤어졌다.

다들 취서산에서 바로 하산길로 내려갔는데,

나는 처음부터 가려한 등산코스대로 가고 있었고,

훨씬 더 먼 길을 가야 했다.

그래도 그 길은 그동안의 밋밋한 능선길이 아니라,

아기자기한 바윗길이라, 조금 색다른 멋은 있었지만,

풀리지 않는 몸 때문에 더 힘들기만 했다.

 

내려가는 길에 백운암(이름이 맞나?)에서 떡국을 얻어 먹고

힘좀 내서 내려왔다.

산 위에서의 추위와 바람은 아래 속세에 내려오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조용하고, 따뜻했다.

늦은 밤 서울에 돌아오니, 다시 추위와 바람만이 날아 다녔다.

 

올해 거의 역사와 산을 따라가지 않았더니,

집행부를 제외하고는 별로 아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젊은 사람들로, 버스를 가득 채우는,

그런 역사와 산의 힘이 살아 나고 있어 다행스러웠다.

박준성 선생의 열정은 여전하고, 7순 이사철 선생의 패기(?)도 변하지 않았고...

 

무박산행은 힘들다는 걸 다시 꼭꼭 기억하겠다고..

오가는 버스에서 쪼그린 잠이 너무 힘들다고..

 

무리한 모양이다. 입술이 부르트고 있으니...

 

 

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춥고 바람불어 사진찍고 싶은 맘도 없었으나,

카메라 마저도 약이 다 달아, 딱 2장 찍었더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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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1 16:04 2007/11/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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