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생일

from 나홀로 가족 2007/03/06 15:59

어제 아침상에 미역국이 나왔다.

밥 다먹고 났더니 아내의 한마디...

 

"오늘 나 생일이야...."



직접 미역국 끓여 밥상에 올리고서,

또 직접 자기 생일이라고 해야 되는게 산오리네 집이다.

그래서 나홀로 가족이다.

 

집을 나서면서 산오리가..

"동명이랑 같이 저녁이나 먹지..?"

"아니, 살빼야 돼서 저녁 안먹을 거야.."

"............"

 

출근해서는 저번에 한팀원이 아내 생일이라고 꽃배달시켰던게 생각나서

그 팀원한테 어떤게 좋은지 물어서는 꽃바구니와 케잌을 아내의 사무실로 배달시켰다.

 

그리고 오후에 전화가 왔다.

"꽃 배달 시키신 분 맞으시죠?"

"네..."

"받느시는 분에게 연락했더니 집으로 배달해 달라고 하네요."

"네.... 그렇게 하세요."

 

사무실에 배달시켜서 사무실 사람들이랑 케잌이라도 나눠 먹으라고 보냈는데,

그마저도 거절당했다.

전화를 걸었다.

 

"꽃배달 보냈는데, 왜 집으로?"

"무슨 꽃배달이야... 민망하게... 사무실에는 아무도 모르는데..."

"그래도.. 케잌이라도 나눠먹으라고..."

"케잌 있다는 야그는 안하던데.."

"알았어.."

 

당에서 간만에 회의하고 뒷풀이 하다가 집에 가서 동희와 셋이서 케잌을 잘랐다.

동명이는 학원에서 더 늦게온다고...

 

아내의 마지막 한마디는...

"무슨 꽃이야... 그냥 돈으로 줘!"

"돈 주기는 싫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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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6 15:59 2007/03/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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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여행...12

from 단순한 삶!!! 2007/03/04 21:52

이제 그만 써야 겠다....ㅎㅎ

 

샹그리라에서 따리로 가는 버스 야그는 써야겠다. 올라갈때는 비행기를 타고 갔으니까 내려오는 길에는 버스로 내려오기로 했고, 전날 김성수가 표까지 사주고 가서 담날 아침에 버스 터미널로 일찍 나가서는 아침을 터미널 옆 노점상에서 먹었다. 만두와 국수를 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버스는 15분쯤 늦게 출발했는데, 18인승 버스였다. 그래도 좌석을 배정해 주어서 산오리는 출입문 바로 뒤에 앉았다.

 

 



운전기사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계속 담배를 피웠다. 아마도 따리까지 가는 동안에 운전기사는 한갑반 정도의 담배를 피우지 않았나 싶다. 운전기사가 피우는 담배연기는 내자리 까지 오지 않으니까 그런대로 봐줄만 했는데, 내 뒤에 앉은 할아버지도 계속 담배를 물고있었다. 나도 담배를 피우지만 계속 담배연기가 내 얼굴로 날아 오는데 답답해서 혼났다.

그리고 젤 앞자리에 앉은 할아버지도 계속 담배, 가끔씩은 운전사 뒤에 앉은 젊은 친구 둘도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다. 그날 아침에 상그릴라에는 눈도 약간 내렸는데, 제법 추웠는데, 당근 버스난방은 없었다. 발이 시릴 정도인데, 다들 아무 불평이 없었다.

 

너댓살 된 애를 데리고 탄 아주머니가 내 옆의 두자리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애는 첨에는 그런대로 생기가 있는 듯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 무릎에 엎디어 있었다. 그 와중에 한자리가 비어서 다른 아줌마가 그만한 애를 데리고 또 탔는데,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그 아줌마와 함께 앉았다. 두자리에 엄마 둘, 애기 둘 이렇게 앉은 것이다. 그기다 나중에 탄 모자는 큰 바구니(이동네 여자들이 등에 메고 다니는..)에 가득 이것저것 넣어서 바닥에 올려 놔서 통로까지 가득 찼다. 그리고 강아지 한마리도 빈 종이 박스에 넣어서 탔는데, 그래도 강아지는 나부대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다행이었다.

차가 옆으로 돌자 그 바구니가 출입문 아래로 굴러 떨어져서 다 쏟아졌는데, 그걸 다시 주워 담았다.

 

한참을 가다 엄마 무릎에 엎디어있던 애가 오바이트를 했다. 아마도 차를 타지 않은 애라 멀미를 한 거 같았다. 강아지를 데리고 탄 모자는 뒤로 옮겨가고, 게워낸 것들을 휴지로 대충 닦았다. 이동네는 휴지도 귀한 동네라서 내가 가지고 있던 휴지 몇장을 줬더니 그걸로 닦았다.

 

그다음부터는 산오리가 멍해지기 시작했다. 그 시끄러운 음악에, 계속되는 담배연기에, 그리고 게워낸 것들에, 그리고 불편한 자리에 지치기 시작한 것이다.....  두세시간은 높은 산과 계곡을 계속 타고 내려왔기에 주변 구경이라도 할게 있었는데, 이후에 거의 평지를 달리는데, 길따라 이어지는 농가들과 시장, 그리고 길옆의 논바닥과 계곡물의 쓰레기와 지저분한 것들이 함께 보이면서 정말 빨리 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긴 시간을 함께 한 사람들 누구하나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참 사람들은 느긋하기도 하고, 옆사람들을 생각해 주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사가 새로 타는 사람들에게 "어디까지 가?" (이렇게 물었을것이라고 생각한다)하고 묻는 게 퉁명스럽고 짜증나 보이기는 했지만,  참으로 사람들은 신기할 만큼 불평 한마디 없었다.

 

식당이나 가게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10대의 어린이들이었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나르고 주문을 받고, 주방에서 일하는 애들까지 활기차고 밝고 맑고 웃음을 달고 있었다. 그게 가식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일한다는데, 그들이 그렇게 밝게 웃으면서 일한다는 게 좋아 보였다.  한 식당에서는 피크 타임을 지난 듯해서 손님들이 뜸했는데, 너댓명의 십대들이 까르르 웃어가면서 이것저것 서빙을 하고 있었다.

 

상그리라에서 송찬림사까지 택시를 타고 갔는데, 택시기사는 30대 여성쯤으로 보였다. 말안통하는데도 친절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고는 돌아 올때는 버스를 타라면서 얼마를 내면 된다면서 직접 돈까지 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게 사람들의 표정은 밝고 예뻣다.

 

불만이라면, 차를 몰고 나서면 그 경적 좀 그만 울렸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물론 고속도로까지 '방목을 하지 말자'고 표어를 써붙일 정도로 개, 돼지,  소, 말, 염소 등 걸어 다니는 짐승은 다 풀어 놓았으니 가는 길에 불쑥 불쑥 동물들이 길을 건너가고 있으니 빵빵 소리가 필요하기는 하겠다. 그런데 동물들은 그 빵빵소리에 전혀 개의치 않고, 피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동물들을 향한 경적은 울리나 마나 였다.

다만 차나 오토바이 자전거를 추월 하기 위해서, 그래서 그들에게 뒤에 차가 따라 간다는 것을 알리기위해서 경적은 좀 있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심했다. 고속도로에서도 잠시도 넋을 놓고앉아 있기가 어려울 만큼 빵빵 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김성수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김성수는 담에 성도에서 랏싸까지 지프투어를 한번 해 보라고 적극 추천했는데 한번 고려해 봐야겠다. 같이 간 복돌아빠도 준비없이 떠난 여행에 고생많았다.

 

으... 지겨워... 이것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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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4 21:52 2007/03/0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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