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from 단순한 삶!!! 2006/05/03 14:32

10년전에 승진했을때, 그 놈의 승진이란게

얼마나 짜증나고, 치사하게 느껴 졌던지,

이제는 '내평생 승진은 없다, 기대도 없다'고 다짐했었다.

 

그래도 세월이 지나면 스멀스멀 그런 기대도 다시 살아 나나 보다.

 

 



한 친구가 전날 '꿈이라도 잘 꾸어보라'고 해서는

'그런꿈 잘 꿀일도 없다'고 대답했지만, 그래도 기대는 했었나 보다.

당연히 기대하지 말았어야 할 것을...

 

노조 창립기념일이라 노는날,

승진안된걸 알았는지,

한 친구는 뜬금없는 문자를 보내 위로를 하고 싶었을라나...

 

짜증나고 치사한건,

그래도 10년전에 다짐한게 있어서 그런지

채 사흘을 가지 못한다.

 

오늘 점심을 같이 먹고 들어온 우리 팀원 한친구가 말했다.

"일할 맛도 안나고, 일하기도 싫어요?"

"왜요?"

"뭐 승진도 안시켜 주고...."

"아니, 아직 직종도 바꿔주지 못한 친구들도 많은데..."

"그렇게 생각하면 뭐 할게 뭐 있겠어요?"

".................."

때마다 기대하고 있는 팀원의 사정도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나는

내 생각만 하고 있었나 보다... 한마디 위로의 말도 건네지 않았는데...

 

사무실에 있어도 보기 힘든 실장이 불렀다.

"이번에 우리실에 승진이 한명도 없어서, 미안하고...."

"승진이요? 별로 기대도 안해요"

"그래도 곽선임에 대해 주위의 평가가 좋던데..."

"겉으로만 그렇고 속으로는 안그런 모양이죠붜.."

"하튼 다음에는 @##$%%&@@*^%......"

 

그러면서 실장이 하는 말이 언제부턴가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해 몇퍼센트의 가산점수가

있다고 한다. 나는 그런 게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더니, 몇년전에 그런 걸 만들었고, 직원들이 노조 전임이나 해야겠다는 말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노조 전임을 한 친구들은 전임이 끝나자 마자 곧 승진이 되곤했구나...

근데, 산오리는????

 

언젠가 승진때문에 짜증나서 썼던 기억이 나서 찾아 보니까,

2001년 12월에 쓴 글 가운데 이런게 있었다.

 

..............................

산오리도 비슷한 동료가 이번에 승진하는 걸 보면서
좀 씁슬한 마음이 들었다. 그 친구가 열심히 일했으니까
승진하는 거야 별로 마음 쓰일 일이 없는데,
내 살아가는 모습이 처량한 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당면 문제로는 아내로부터 돌아올 힐난이 사실은
좀 갑갑하게 느껴졌다. 아내들끼리 잘도 모여서 노는 사이인데..
"누구 아빠는 승진했다는데 당신은 도대체 뭐하는 거야?"
"회사일이나 열심히 할 것이지, 노조 한다고 떠들더니 잘 되었네."
듣지 않아도 이런 잔소리가 돌아올 것은 뻔하다.
뭐라고 대답하지?
(1)"좀만 기다려 봐, 다음에는 되겠지."
(2)"이정도 먹고 살면 되었지 승진은 무슨 승진이야?"
(3)"난 아예 앞으로 승진 없어. 쓸데 없는 기대는 하지 말라구."
정답은 (3)번인 거 같은데, 차마 그렇게는 말 못하겠지.

.........................................

 

몇년이 지나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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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3 14:32 2006/05/0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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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구 19주기...

from 단순한 삶!!! 2006/05/03 13:28

김회구 간 지 벌써 19년이 흘렀다.

올해는 남산안기부를 호텔로 바꿨다는 남산아래 서울유스호스텔에 방을 하나 잡고,

28일 저녁에 모여서는 제사를 지내고,

29일 오전에 송추 뒤쪽으로 회구를 보러 갔다.

  



어느 일류호텔 못지않게 시설도 깨끗하고, 화려하게 만들었다.

그 마루와 방들이 민주를 외치던 우리 선배, 동료, 후배들을 고문하는 곳이었다니,

끔찍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공산을 따라온 시인학교의 정동용 교장은 이미 전작도 있었던 터에

그야말로 남의 제사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바람에

우리 친구들로부터 미운 눈초리 좀 받았다.

 

오전에 대희가 합류해서 송추 뒤쪽 계곡을 올라

19년 전에 심어 놓은 주목 앞에가서 다시 절하고,

무심하게 흘러간 세월을 탓하다가,

이제는 그 즈음의 무섭던 기억들마저 웃을수 있는 추억으로 되새김질한다...

 

20년이 흐르는 동안 산의 나무들도 많이 변했고,

발아래 걸기적 거리던 잡풀들이나 작은 나무들은 다 사라지고,

참나무와 소나무만 살아남기 위해 하늘로 머리와 팔을 길게 뻗어 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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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3 13:28 2006/05/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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