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임금협상하랴, 가결산업무 도와주랴 하면서

사무실에서 개겼는데,

연초에는 또 기관평가 자료 만드느라 야근이다.

해야할 일, 필요한 자료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찾고 만들고 하는데

그닥 불만이 없지만,



이리 꼬고 저리 비틀어서 도대체 무엇에다 쓸건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잘 파악되지 않는

그런 자료를 만들고 있으니

재미 있을 리도 없고, 하고 싶은 맘이 들지도 않는다.

 

허나, 어쩌랴...

상급기관에서 만들어 달라는 대로,

주어진 양식 대로 만들어 주는 수밖에...

 

정보가 곧 힘이라는 세상이긴 하지만,

그 정보도 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할텐데,

해가 갈수록 그저 복잡하게, 무슨 의미인지도 파악할 수 없는,

그래서 우리는 관리하지도 파악하지도 않는 정보로

표를 채워달라고 하니, 갑갑할 노릇이다.

 

다른 기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이건 이렇게 만들고, 저건 저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도 하고, 항의도 해보다가 그도 안되니까,

그냥 자기네들 편한대로 만들고 마나 보다.

이래서야 기관별로 비교할수 있는 의미 있는

수치나 자료가 나올지 의심스러울 수 밖에...

 

- 새해를 맞아도 별다른 감흥이 없어 진 지도 꽤 지났나 보다.

  '날마다 해뜨니 경이로운 세상입니다'라는 빈산의 블로그에 있는 

   새해맞이 시가 가슴에 와 닿았다.

   해뜨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운 인생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그나마 한가지 더 하고 싶은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놀자!"이다.

 

- 귀에 이명이 들리고, 그게 신경에 거슬린다 해서 한의원에 가서

   약 지어먹고 침도 가끔 맞은게 한달이 다 되었다.

   별로 차도는 없고, 여전하다.

   오늘 점심시간에 침 맞으로 갔더니,

   나의원은, "치료하는데 재미가 없는게 이명입니다" 면서

   다른 한의원에 가면 3개월에서 6개월동안 약을 먹으라고 하지만,

   그것도 낫는다는게 아니라, 더 악화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갈수록 태산이다.

   네이버에게 물어봤더니, 거의 낫지 않고, 운 나쁘면 난청으로 발전할수 있을 거라는

   대답도 있고, 그저 신경쓰지 않고 사는 방법 밖에는 별 도리가 없다는 대답도 있었다.

   더더욱 무신경으로 살아야 할거나.. 

 

- 약 먹는다는 핑계로 사람들에게는 무신경이거나 무관심이다.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툴툴거리면서도 회의에 가고

   빨리 끝나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면서도 뒷풀이에 가서 소주 한잔 마시기도 했는데,

   그런 일들을 하지 않으니 심심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다.

   물론 야근때문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것도 많지만...

 

- 국선도를 다시 시작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도장에 가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산책하는 것으로 때우려 했는데, 날씨 추워지고 게을러져서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 아예 도장에 가서 옛날 했던 운동 다시 시작했다.

   3년만에 다시 하려니, 몸도 굳고, 동작도 다 잊어 버리고...

   그래서 뭔가 꾸준하게 하는게 필요한 모양이다.

 

- 그래도 열심히 놀 계획은 세우고 실천하련다.

   산에도 가고, 섬에도 가고, 바다 건너서도 가고...

   아끼려는 시간도 짜증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벌어야 하는 돈도

   그저 열심히 놀기 위해서 아끼고 버는 게 아닐까?

 

- 동희는 고3이 되었어도 밤새워 축구중계를 열심히 보고 있고,

   동명이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달라 해서 옷 사입고, 제주도로 날랐고,

   아내는 애새끼들 수발에 갖가지 불평을 늘어 놓으면서도 술마시고, 놀고, 운동하고 바쁘다

   산오리도 불만이 없는 건 이런 '나홀로 가족' 덕분이라 믿는다.

 

- 산오리네 집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늦었지만 새해인사라도 합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더욱 신나는 한해를 만들어 가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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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4 20:02 2006/01/0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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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년 임금협상..

from 단순한 삶!!! 2005/12/29 17:47

올해 우리 직장 임금협상이 어제 끝났다.

연말에 돈이 얼마나 벌어졌는지 파악이 되어야만 임금협상이 진행되는

희한한 구조가 해마다 계속되고 있다.

정부에서 정해주는 인건비(수권예산이라고 한단다)를 넘을수도 없고,

또 정부에서 정해주는 가이드라인(올해 우리 연구원은 3%란다)을 넘을수도 없고,

임금협상이라고 할 것도 없다.

 

이런저런 정부의 지침을 깨자고 수없이 교섭에서 외쳤지만,

그건 깨지도 못한 채 끝났다.

저 정부의 지침을 언제라도 한번 깨 볼까나...

 

 



도대체 연구의 질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돈벌이는 계속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 연구부서에서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하는데도

그래도 연구과제나 사업도 늘어나고,

또 벌어들이는(?) 돈도 늘어가고 있다.

 

그 돈을 어떻게 나눠 먹을 것인가가

결국은 임금협상의 주 내용인 것이다.

소위 성과급이라고 하든, 인센티브라고 하든 뭐 그런 것으로..

연말에 호주머니 제법 채울만큼 돈은 주게 되었는데...

 

문제는 여전히 비정규직의 문제다.

몇년전부터 떠들고 난리쳐서 위촉직까지는

성과급을 정규직과 같이 지급하게 되었는데,

더 열악한 일용직, 박사후 연수생, 석사후 연수생,

(연수생이란 이름을 쓰지만, 실질적으론 열악한 비정규직이다)

그리고, 이름도 뭐도 잘 모르는 갖가지 비정규직에게는

한푼 배려가 없다.

 

교섭이 마무리될 즈음에 교섭위원들에게 이얘기를 꺼냈더니,

조합의 교섭위원들도 난색을 표시한다.

두어차례 비정규직 문제로 홍역을 치른 탓에,

아예 얘기를 꺼내서 논의 하기 조차 어려운 분위기다.

 

교섭회의 막판에 다시 그 얘기를 꺼내서 사측은 이런 걸 어떻게

고려하고 있느냐고 했더니, 사측도 역시 껄끄럽다는 반응에

여기서 얘기하지 말고 '나중에 따로 검토해보자'는 정치적인 발언만

되돌아 올 뿐이다.

 

막판에 몰린 탓에다, 차등을 주는 문제도 건드리기 어려운 문제라

'지난해와 동일'로 조합은 입장정리를 했는데,

오늘 하루종일 노조게시판에는

'열심히 일해서 돈많이 번 부서에 왜 차등을 많이 주지 않느냐?'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차마, 그 많이 벌었다는 돈이 열악한 비정규직의 인건비 줄인데서

나오고 있다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언제나 그렇듯이, 돈이 있어도 없어도,

교섭을 잘해도 못해도, 교섭을 끝내 놓고 나면 '엄청' 우울하다...

 

내년부터는 절대로 교섭에 들어가지 말아야지.....

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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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9 17:47 2005/12/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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