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퇴진 투쟁 한답시고 하는 거야 아침 점심으로 피켓팅하는 정도다.

지난주에는 그마저도 쉬엄쉬엄했고, 이번주에는 좀더 강도를 높여 볼까 하는 논의가 있는데, 사실상 20일 전후해서 원장이 잘리는 건 기정사실화 되어 있어서 별로 긴장감이 높지는 않다. 바둑의 꽃놀이패 정도로 우리도 즐기면서 퇴진투쟁하자고 하고 있으니까...

 

원장의 비리가 워낙 명백해서 시간차이만 좀 있을 뿐 별 걱정없이 해 왔고, 과기노조에 손벌리지 않고 우리 지부에서 싸워도 될만한 사안이라서 대략 그렇게 해 왔다. 근데, 지난 7월 28일 이사회에서 원장해임을 의결하지 않았기에 과기노조에 성명서라도 하나 내달라고 요청했던 모양이다. 근데, 휴가다 뭐다 해서 사람들 없다면서 지부에서 성명서 초안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길래 그러마고 산오리가 써서 보냈다.

그런데, 과기노조 게시판에 올라온 성명서는 노조성명서라기 보다는 거의 대국민 사과문 수준이다. 그걸 성명서라고 올렸는지,,, 열받아서 항의글 과기노조 홈피에 올렸다.



 

 

이거 과기노조 성명서 맞아요?

성명서 올리는데, 건기연 원장퇴임관련하여 다음의 과기노조 성명서가 올라와 있어서 봤는데, 이게 과기노조 성명서인지, 아니 노동조합 성명서인지 분간이 안되네요... 열받아서 답글을 썼는데, 그게시판에는 답글도 안올라가네요... 썼던거 다 날리고,,, 그래서 다시 씁니다.

1. 건기연지부의 원장퇴진 관련한 견해는 원장의 즉각적인 퇴진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원장의 비리에 대해 형사고발까지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런데, 성명서에는 '즉각 퇴진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퇴진하고 사과하면 면죄부가 주어지는 겁니까? 사과와 퇴진도 당연히 해라가 아니라 아주 애원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해서 퇴진은 커녕 사과라도 하겠습니까?

2. 공공연구회가 7월 28일 이사회에서 결정된 원장퇴진을 가지고 과기노조와 건기연 지부를 '농락'(또는 사기)한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과기노조에서는 그런 농락을 당하고도 그저 애원만 하고 싶습니까? 이사회가 과기노조를 그리고 건기연 지부를 농락한 것에 대한 책임을 당연히 물어야 하고, 책임지는 거 없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연구회에 무엇을 하라고 얘기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가 없습니다. 원장공모가 지금 그리도 시급한 얘기입니까?

3. 7월 28일 이사회를 통해 과기노조와 건기연을 농락한 데는 외압이 있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그럼 당연히 과기부든 더 높은 곳이든 어떤 놈이 외압을 넣었는지 외압유무의 사실을 밝히라고 요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기관장관련제도 혁신, 노조참여, 여론반영, 투명경영... 이런 것들은 언제라도 항시 얘기할수 있는 거 아닙니까? 공자왈, 맹자왈은 우리 노조가 하지 않아도 할사람 딥따 많습니다. 제도와 시스템 문제 있다는거 누구나 얘기할수 있는 거지요...그게 이 성명서에서 그리 길게도 언급해야 할 내용인가요? 공자왈 맹자왈 함으로써 이 성명서에서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자 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거의 물타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지요..

4. 노동조합의 투쟁력이 모자르기 때문에 성명서 이렇게 쓸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맨날 말로만 투쟁한다고 하고 실제로는 제대로 싸우지 못하기때문에... 그러나 노동조합에서 정확하게 어떤놈이 잘못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얘기하지 않고, 어물쩍 스물쩍 그저 애원이나 협조를구하는 성명서는 아예 내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노동조합에서도 정확한 요구사항이나 말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그건 노동조합이라 할수도 없을 것입니다.

5. 마지막 문장을 보면 그동안 노동조합이 제대로된 노력을 해오지 않아서 미안하고, 앞으로 제대로 된 노력을 하겠다는 '대국민 사과성명'을 읽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이게 노조 성명서 맞아요?

이런 성명서라면 차라리 내지 않는게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명서 보고 나서 짜증나서 몇 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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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노조 성명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승우 원장의 즉각적인 사퇴, 연구회의
책임 있는 조치, 그리고 관련 제도의 혁신을 촉구하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승우 원장의 비리, 공금유용, 탈세, 독선적인 기관운영으로 야기된 기관의 혼란과 파행적인 운영 상태가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상급관리감독 기구인 공공기술연구회의 처리 방식에 대해서도 기관장 봐주기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기관장 선출제도 및 평가제도, 투명 경영과 관련한 제도들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의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표명합니다.

1.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승우 원장은 비리, 공금유용, 탈세, 파행적인 기관운영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고 전체 직원 및 과학기술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합니다. 이승우 원장은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 있을 수없는 탈법적이고 독선적인 경영으로 일관해왔습니다. 문제가 드러나자 처음에는 거짓말로 무마하려다가 사실로 드러나자 유치한 변명, 시간끌기와 협박으로 기관장 자리 지키기에 급급해왔습니다. 그것은 결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비정상적이고 파행적인 운영을 초래하였으며 묵묵히 일 해온 전체 직원들을 자괴감에 빠지게 하고 국민들을 볼 면목이 없도록 만들었으며 책임 있는 처리를 신속하게 하지 못하는 연구회 및 정부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 또한 커져왔습니다. 더 나아가 과학기술계 전체 및 정부출연 연구기관 전체의 이미지에도 심대한 타격을 주었으며 이승우 원장에 대한 과학 기술인들의 원망과 질타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승우 원장이 공공기관의 기관장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식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즉각적인 사퇴와 함께 전체 직원 및 과학기술인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자숙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잘못 저질러진 모든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사죄의 진실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지금이라도 문제를 최소화하고 여기저기 덧난 상처를 치유하는 최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2. 공공기술연구회는 1차적인 상급관리감독 기관으로서 이승우 원장의 비리, 공금유용, 탈세, 독선적인 기관운영 등을 시정하고 바로잡기 위한 시급하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퇴만을 권유하다가 이승우 원장이 이를 거부하자 뒤늦게나마 해임 안건을 상정했던 7월 28일의 이사회에서 반성의 기미도 없는 이승우 원장에게 다시 사퇴의 기회를 준다며 해임조치를 유보함으로써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파행적인 기관운영을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공공기술연구회는 지금이라도 이승우 원장을 즉각 퇴진시키고 잘못된 행위에 대한 원상회복 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곧 바로 후임 원장의 공모절차에 들어감으로써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시키고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합니다. 그것이 이후 정부출연기관의 활성화와 올바른 혁신을 위해서도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3. 동시에 이러한 사태는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관련된 현재 제도와 시스템이 문제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이후 근본적인 재발방지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관장 관련 제도를 혁신해야합니다. 특히 기관장 선출시 공청회 의무화, 기관장 추천위원회 및 연구회 이사회 선임 절차의 투명성 및 노조 참여 보장, 이 과정에서 해당 기관 직원 여론의 반영, 기관장의 투명 경영, 책임경영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과 그 일환으로서의 노조의 경영 참여 확대 등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은 이승우 원장의 즉각적인 퇴진과 진정어린 사과, 공공기술연구회의 책임 있는 조치와 후임 원장의 조속한 선임, 그리고 관련 제도의 혁신을 통해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올바로 정상화되고 정부출연기관 전체가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심기일전, 사회적 수요와 공공의 이익에 올바로 복무하는 국민의 공공기관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는 바이며 이를 위한 모든 가능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2005년 8월 5일

민주노총 / 공공연맹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산오리가 초안으로 보냈던 성명서>

 

<성명서>

비리원장을 비호하는 공공기술연구회는 각성하라!

외부압력 실체를 밝히고, 이승우원장을 즉각 해임하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승우 원장의 비리가 밝혀진 지도 벌써 3개월이 넘었다. 이로 인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설립 이후 최대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연구원 직원들도 비리원장이 하루빨리 물러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비리원장이 제대로 원장역할을 수행할 수도 없는 공백사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비리원장의 해임이 늦어질수록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출연기관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공공기술연구회(이사장 최  )가 7월 2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서 이승우 원장을 비리혐의로 ‘해임’할 것이라는 데 많은 기대를 걸었다. 출연기관을 관리, 감독해야 할 공공기술연구회가 늦었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기대는 헛된 기대로 끝났다. 8월 20일까지 해임을 유보하고 비리혐의자에게 정리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세금포탈, 공금유용을 포함한 온갖 지저분한 비리를 다 저지른 원장에게 무엇을 정리할 시간을 주겠다는 것인가? 해임과 함께 이승우 원장을 형사고발해야 할 연구회가 비리혐의자가 도망갈 시간을 주겠다는 것인가?


우리 노동조합은 이제 공공기술연구회 이사장과 이사들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그들도 이승우 원장의 비리를 비호하고, 비리혐의자를 숨기고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사회와 이사들이 어떻게 혁신을 외치고 정부출연기관의 올바른 운영을 떠들 수 있는지 참으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따라서 우리 노동조합은 앞으로 이승우 원장의 퇴진은 물론이고, 비리원장을 비호하는 연구회를 상대로 투쟁할 수 밖에 없으며, 과학기술부장관에게도 그 책임을 물을 것임을 밝히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공공기술연구회는 이승우 원장을 즉각 해임하라!

- 공공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이승우 원장의 해임을 방해한 외압이 있었는지 밝히고, 이승우 원장 비리를 비호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에게 엄중히 사과하라!

- 과학기술부 장관은 공공기술연구회의 비리혐의자 비호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거쳐 비리를 비호하는 세력들을 징계하라!


         2005년 8월 3일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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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8 13:47 2005/08/0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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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스머프...님의 [오늘은 산오리의 생일 입니당..] 에 관련된 글.

 

스무살 시절.. 그때도 친구들은 생일이라고 손수건 한장씩이나 시집 한권씩이라도 선물로 주고, 그리고 생일맞은 친구집에 가서는 술을 마셨던 생각이 난다.

그리고 새해가 되면 산오리는 친구들한테 열심히 엽서를 보냈다. 연하장 대신 50원인지 60원지 하는 우편엽서를 사서, 똑같은 문구를 써서 보냈다.

대충 생각나는대로 써보면...

 

"사람들은

그저 지나가는 세월을

일년으로 쪼개고,

한달로 쪼개고,

또 하루로 쪼개고,

한시간으로 쪼개고,

일분으로 쪼개고,

일초로 쪼개고...

 

그렇게 쪼갠 걸 시간이라 이름하고,

그 시간에 얽매여서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네.

 

어느 살아 있는 것들이

인간들처럼 이렇게

의미 없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아갈까?

 

새해에는

시간처럼 각박하게 살지 말고

자주 보면서 살자!"

 



대충 그랬던 거 같다.

 

어쨌거나, 생일이다, 오늘은...

머프님이 애써 챙겨주는 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스무살까지 선물이라고 받아본적도 준 적도 없고,

생일이라고는 미역국 얻어 먹으면 다행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손수건한장, 시집 한권 받으면서 눈물이 나올 만큼 감동했었다.

(사실은 아내가 결혼하기 전에 티셔츠도 선물로 사주고, 손수건도 사줘서 감동받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생일이고, 기념일은 꽝이다. 그런거 왜 챙기고 사는냐고...

 

근데,먹고 살만해져서인지 모르지만, 언제부터인가는 주위 사람들과 생일빵도 한다.

그런거 핑계대고 술자리라도 만들어서 떠들고 노는 게 필요한 거라 생각했다.

 

 

40살이 가까워 질 즈음에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생일은 네가 생일 챙겨 먹으라고있는게 아니다. 젊은 사람들이 무슨 생일을 챙겨 먹고 그러느냐? 부모님이나 어른들 모시고 밥 한끼 대접하는게 젊은 사람들이 챙겨야 할 생일이다."

"허-걱"

 

생일이면 가족들 모이라 해서 법썩을 떨며 밥 한끼 먹기도 했다.

 

 

어제 저녁에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 내일 스케줄이 어떤데?"

"왜?"

"부모님 오시라 해서 밥이라도 한끼 사드릴까 해서..."

"몰라... 당신 생일이라서 그러지?"

"어..."

"맘대로 해! 요즘 누가 생일이라고 부모님하고 밥먹고 그래? "

(이정도면 승낙한 거다.)

 

아침에 아내는 미역국을 끓여서 줬고, 맛있게 먹었다.

청소 좀 하고선 신정동에 전화를 했다.

"엄마, 저녁에 시간 어때요?"

"느그 아부지 친구가 보리밥 먹으러 오라 해서 수원 갈건데..."

"그래요? 저녁이라도 같이 먹을까 했는데...
"아이구야, 그러고 보니까 니 생일이제? 며칠전까지 생각했는데, 깜박했네..."

"예, 근데, 약속 있으면 다녀오세요.."

 

동명이는 춤추러 가고(화정에서공연있다는데, 아빠가 구경갈까 햇더니 오지 말란다.),

동희는 학원가고 없는데, 아내와 집을 나섰다, 나가서 저녁이라도 먹자고...

학원 끝나고 들어오는 동희를 만나 셋이서 라페스타의 대구뽈찜 하는 집으로 갔다.

찜 하나 시켜서 아내와 나는 소주, 동희는 콜라 시켜서 잘 먹고 있었다.

 

"동명이 이 놈은 맨날 나돌아 다녀서 뭘 사주고 싶어도 못사준다니까..."(아내)

"돌아 다니면서 먹고 다니겠지뭐..."(산오리)

"전국대회에서  3등하면 대학 갈수 있대."(동희)

"그래? 이제 시대회 통과했는데, 도대회, 전국대회까지 가려면 한참 남았네...

  도대회 할때는 아빠도 한번 가봐야겠네.."(산오리)

"수원서 한다던데.."(동희)

"하루 휴가를 내서라도 가보지뭐."(산오리)

"당신 그렇게 한가해요?"(아내)

(갑자기 열이 확 오른다.)

"아니, 당신은 그렇게 여유가 없어서 부모님과 밥한끼 먹자는데도 짜증을 내면서..."(산오리)

"그거야 누구나 다 그렇잖아."(아내)

"그럼 사람들 만나서 운동하고, 놀러 다니는 건 그렇게 여유가 없어서 그런거야?"(산오리)

"관둬! 당신하고 어디 나오거나 얘기만 하면 싸우게 된다니까..."(아내)

"열 받잖아,,, 애새끼 수원까지 가서 공연한다는데, 그기 한번 가보겠다는게 꼭 그렇게 한가해서 그러는거야?"

"................"(아내)

"동희야! 엄마 아빠 보고 있으니까 짜증나지?"(산오리)

"몰라!!"(동희)

 

그러고는 음식점을 나와서는 라페스타 거리를 왕복하고선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생일 꼭 찾아 먹어야 할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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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7 00:09 2005/08/0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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