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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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시간
이시가와 쥰
글논그림밭, 1997

 

일본 만화 평론가(이자 만화가) 이사카와 쥰의 만화의 시간이라는 평론집이 갑자기 너무 읽고 싶어져서 중고 서점에서 잘 찾아내어 샀다(현재 절판 상태). 후후후 나란 여자 능력자 나의 솜씨 녹슬지 않았어!!!! (과거 중고 시장 죽돌이로 반평생 지냈음 원하는 물건이 나오면 낚시꾼마냥 낚아채는 내 솜씨!!! 캬캬캬)

 

너무 재밌는데 사실 만화책도 책도 읽을 게 많아서 앞에 조금밖에 못 읽었다..;; 이 작가가 간결히 말해서 만화에서 그림:스토리 비중이 6:4라고,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만화라면 역시 그림이라고 말한 부분을 읽고 나는 그 반대구나하고 깨달았다.

 

물론 이 사람도 말하듯이 그림과 스토리, 어느 쪽도 무시할 수 없다, 너무 중요하다. 바로 그것이 만화인 것이다. 그래도 그림이랑 스토리랑 구분이 가기 때문에...;; ㅋㅋ 작가는 스토리만으로는 누구의 이야기인지 바로 알아채기 힘들지만 그림을 보면 확실히 구분이 된다고.. 뭐 그렇긴 하고 나도 그림을 엄청 중시하지만 결국 말하자면 나는 스토리가 그림보다 훨씬 중요하다.

 

왜냐면 스토리가 안 되는 만화는 읽을 수가 없다 도저히. 근데 그림을 왕 못 그려도 스토리가 좋으면 궁금해서 계속 읽다가 결국은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노래 잘 하는 가수를 꼽아보곤 하지만 우리 산울림의 김창완님이 노래를 못 부른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가 부르는 노래는 오직 그가 부를 때 가장 좋다 날고 기는 3단 고음으로 불러도 김창완님이 부르는 게 젤 좋다 그래서 노래를 잘 하는 어떤 객관적 기준을 세우기란 불가능하다고 본다 만화의 그림도 그렇다 모로호시 다이지로 선생이 그림 자체는 못 그린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만화를 못 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뭐 그런 게 있따<

 

일러스트집을 많이 내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들의 만화를 통해서 만화에서 그림 자체를 잘 그리는 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키사라기 아유미, 스... 아악 이름 까먹었다...;;; 암튼 탐미계열 만화가들의 그림은 스토리는 차치하고 정말 만화가 만화같지 않다 한 페이지만 봐도(사실은 표지만 봐도) 그림만 잘 그리고 연출이랑 그림이랑 따로 노는... 아오... 진짜 못 그린다 그림이 너무 예뻐서 기념으로 가지고 있으려던 만화들은 다 팔아먹었다. 다는 아니긔;;; 만화는 일러스트집과는 다르다 그 작가들의 일러스트는 좋아해도 만화는 도저히 읽어줄 수 없다

 

하지만 역시 만화는 스토리와 그림이 함께 있어서 만화가 아니겠는가!!!! 절대로 만화에 있어서 그림의 역할을 우습게 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만화는 스토리-그림-연출 이게 중요한 거 아닌가, 연출을 그림이랑 스토리에 적절히 나눠서 넣는 거 같은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기오 모토님의 만화는 그림도 연출도 예술이다. (애니로는 가능하겠찌만) 영화로 글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이 있다. 감정의 형상화. 하기오 모토님은 특히 다양한 국면의 다양한 고통을 그리는 데에 능하다 이런 건 원래 여자 만화가들이 잘 하긴 하는데.. 하기오 모토님 만세!! 실물 세계에서도 가능한 얼굴 표정, 배우(이 경우엔 만화 캐릭터)의 연기력에만 의존하지 않는, 내면을 펼쳐그려낸 하기오 모토님의 연출력과 그림 실력은 언제 떠올려도 감탄에 감탄에 감탄스러울 뿐이다. 만인이 읽어야 하는데... 절판 상태다 그거 말야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다른 만화도 출판된 게 거의 없고... 갑자기 한탄하려고 든다 참아야지;

 

내가 그림에서 연출을 제거한 것은 만화가 일러스트와는 구분된다고 말했지만 역시 일러스트적인 부분을 그림과 등치시켰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닌데 어릴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던 뎃생력(인체에 대한 이해도, 어느 각도에서 봐도 어색하지 않은 인체 뎃생)과 묘사... 뭐 더 생각 안 남;; 그런 것과 구도를 잡고 컷을 나누는 것을 명백하게 나눠서 나는 생각하는데, 왜 이렇게 맘대로 생각하게 됐지?? 몰라도 어디선가 영향을 받았겠지~~ 다시 요약하자면 나는 만하를 그림/스토리/연출 세 개로 크으으으게 나누고 굳이 말하자면 사실은 연출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으잉?? ㅋㅋ 근데 스토리는 안 되면서 연출만 좋은 예시는 딱히 떠오르지 않네... 모든 것을 합해서 위대한 작가들은 참 많다 아아 나의 하기오 모토... 그리구 최근 모로호시 다이지로님의 절친(사실 이 분은 정말 독특한 아직 내가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가는 독특한 맛이 있지만 기술적으로 최고는 아니라고 병확하게 생각..) 이름이 뭐지 요즘엔 이름을 자꾸 까먹어 ㅜㅜㅜㅜ 아 호시노 유키노부. 이 분의 스페이스 씨리즈는 걸작 오브 걸작인데 근데 2000년대 들어 그리는 만화들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화력도 떨어지고 스토리도.. 아 바로 이 분이네 연출력은 좋은데 요즘 만화는 스토리가 구려... -_-;;;;;;;;; 역시 스토리도 중요하구나;;; 최근에 연달아 정발된 작품은 다 재미없게 봤다 물론 연출을 잘 하므로 재미없어도 읽기 싫을 정도는 아니다 참 잘 그려...<

 

요즘 만화책을 다양하게 막 사고 있는데 너무 많이 사서 다 읽지도 못 하는 초유의 사태가..!!! 나 요즘 간츠도 다시 읽고 있다 너무 재밌어 기절할 것 같애 >ㅅ< 최고야!!!! 이분은 뭐랄까 인체 비례를 왜 맞게 못 그리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릴 수 있는데 안 그리는 거라면 그 이유도 이해가...;; 만화적 과장이라기보단 그때그때 비율이 달라지는데, 컴퓨터도 쓰고(읭?) 실력상 충분히 맟출 수 있을 거 같은데.. 가끔 거대한 대가리를 그려놓은 걸 보면 진짜 웃겨가지구...;;;; 근데 너무 벌거벗은 여자애를 많이 그려놔서(심지어 표지에도-_-) 지하철에서 보기가 민망했다 민망했다가 막 정신 잃고 결국 미친듯이 다 봤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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