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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마나 만화를 좋아하는지를 생각하면 내 인생에 대반전이 아니고 대단계... 다단계도 아니고.. 새 국면? 뭐 그런 게 얼마 전에 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비드 베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내 만화 세계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이미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최주현 작가의 [늑대 가죽 안에서]나 만화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꼭 반드시 읽어야 하는 [꿈의 포로 아크파크] 시리즈를 감동적으로 읽긴 했다. 그래도 내 만화 목록에서 따로 구별 없이 그외 작가라고 서가에도 대충 꽂혀 있던 프랑스 만화계(?)에 신성이 나타났다 (그러니까 내 만화 세계에서 말임)
어찌 됐건 취향인 것이다.. 그게 중요하다. [꿈의 포로 아크파크]는 혀를 내두르게 재밌고 놀랍고 아아 이런 메타적인 만화 너무 좋아 글구 같은 작가의 [신 신]이란 만화도 대박 좋음 ㅇㅇ 이건 우리 연님이 선물해 주셨었는데 연님은 뭐 하고 계시려나...<
[발작]을 읽은 나는 수없이 고뇌하며 결국 프랑스어로 만화를 읽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작가의 모든 작품을 작가의 언어로 읽어야 한다..! 전에 [윌티멕스] 보려고 프랑스어 배워야 하나 고민하긴 했었는데. 절체절명의 니드가 아니였긔. 근데 당장은 배우기가 싫어서 내년으로 예정-ㅅ- 옛날에 샹송이 너무 부르고 싶어서 프랑스어를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만 배웠었는뎅... 불어 잘 하는 아랍인이랑 언어 교환이나 할까<
나는 사소설류를 경원시하는 마음이 있었다. 경원시는 아니고 대놓고 싫어했음. 한국 인디 만화 쪽도 그런 사소설 계열이 너무 싫어서 안 봤었는데.. 소설 말고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소설에서는 사소설인데, 다른 데선 뭐임 사만화임? ㅋㅋㅋㅋ< 그래서 다자이 오사무 책도 완전 늦게 읽었었음. 사무라이라면 자기류라고 할까< 자기 얘기,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이 자기인 것. 그게, 그냥 지금도 설명할 수 없어, 그냥 싫었어
근데 지금도 좋은 건 아니야< 하지만 그게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고도 오랫동안 께름찍한 마음이 있어왔으되 [발작]이란...!!!! 아놔 ㅇ<-< 너무 아름답고 슬프고 이딴 두 개 단어로는 설명이 안 되는 그 깊고 오래된 마음.. 괴롭고.. 아아... 정말 이렇게...< 이 지랄 떨라고 제목이 인트로임
이렇게 말이 안 나오게 좋은 게 정말 오랜만이라서 더더욱 좋다 기냥 ㅜㅜ ㅇ<-< 이렇게 됨
그래가지구 인트로에서 본문은 이제 시작이다!! 그래픽 노블과 한국에서 전혀 접한 바 없었던 인도 쪽 만화와 동화책을 주로 수입하는 피노키오 서점(시간 되면 가보세영 쪼끄맣고 좋음<)에 가서 중고로 이 책의 영문판 페이퍼백을 샀다. 프랑스에서 6권으로 연재됐던 게 한국 책은 1, 2권으로 묶였고, 영문판은 단 권이다. 찬찬히 비교해 보니 한국판이 더 예쁘다< 영문판도 뭐 나쁠 건 없다 책 겉에 디자인은 그냥 그래...
또 영어판은 1~6편의 구분이 없이 걍 쭉 이어지는데 한국판은 적절히 컷팅해 준다. 컷 안 해 줘도 괜찮긴 한데 나눠주는 게 난 더 좋다네. 주위를 환기시켜줬엉. 영문판의 1편에 해당하는 부분을 한글판이랑 비교해 가면 읽었는데, 처음에는 역시 전문 번역가야, 한글 문장이 아름다와 하고 감탄하면서 읽다가 점점.. 전혀 중요한 건 아닌데, 약간씩 번역이 틀린 것들이 나왔다. 영어식 표현인 것도 있지만 확실히 틀린 것들이 점점이 있었다. 그냥 가볍게 지나갔던 것들인데, 그래서 전체 이어나가는 데에는 하등의 지장이 없지만, 아무튼 틀렸다고!!
그러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던 공포가 살아났음여. 나는 절대 무신론자가 아니고 불가지론자인데, 괜히 죽어서 지옥가기도 싫지만< 신이 없다면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들이 신한테 의지하며 살아온 그 삶과 사상들이 다 뭐지... 그게 싫다 ㅜㅜ 비유적으로 이해하라는 조언도 받았었지만.. 내가 그쪽 세계를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 글치 않아도 며칠 전에 [담요] 읽으면서 난 신과 종교에 대해 진심으로 검토한 일이 없규나 하고... 이런 얘긴 나중에<
그러니까, 사람들이 있지도 않은 것을 오해하고 믿고 사랑하고 아름답다고 하고 그런 게 싫다. 근데 번역에 대해서도, 예전 EM의 첫 벙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뽀삼님과 마리신님이 한국의 푸코 번역은 다 개판이라고(물론 개판이란 단어는 나의 단어임), 내가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앞뒤가 이상하다는 걸 몰랐다고 하자 번역자가 자기가 읽어도 이상하니까 앞뒤 말이 되게 이어붙이는 거라고...ㅜㅜ 그 때 엄청 충격 받았음 이게, 사회가 굴러갈려면 기본적인 신뢰가 있어야 하지 않음? 자전거 탈 때마다 바퀴 분해될까봐 무서우면, 다리 건널 때마다 무너질까봐 무서우면, 사회가 어떻게 유지되겠음? 물론 사고는 있을 수 있고 노력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책에 틀린 부분이 있는 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말도 안 되는 건데, 그걸 또 읽으면서 좋다고 훌륭하다고 나의 사상이라고 갖다 써먹고...ㅜㅜㅜㅜㅜ
그런 게 싫어 흠좀무ㅜㅜ
썼지만 그 수준으로 번역이 엉망이었단 게 전혀 아니다. 그 공포가 기억났다는 거임. 그런 게 참 싫다. 엉뚱한 부분을 전체와 강제로 조화시키며 좋아하고 있는 것... 그러면서 한국에서 만화 [충사]가 유행했던 게 떠올랐다. 그 만화는 대체 내용이 뭐지 애매해... 싶었는데 그림이 좀 맘에 들고 분위기가 좋아서 10권짜리를 다 사긴 했는데 도통... 그러다가 역자가 그 유명한 분인 걸 알고 납득..
이상하게 신명이 안 나네. 암튼 영문판 다 읽고 다음 편을 쓰장. ㅇㅇ 작가님 사랑해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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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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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영문판과 번역이 다른가요? 어떤 부분들이 그런지 매우 궁금합니다.부가 정보
돈 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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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산초어 블로그에서도 만나기 힘든 대산초어를 내 블로그에서..<미세하게 다른 건 곳곳에 많아요. 그건 뭐가 맞고 틀린 건진 모르겠어요. 같은 반 애들이 영문판엔 (지네끼리) 형제라고 나온다든지, 창고에 갔을 때 형이 뭔가를 감시하는 게 아니고 찾고 있었다든지, 의사를 찾아갔을 때 의사가 아드님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영어로는 your son is a bad boy 그런다든지(근데 bad boy도 무슨 말인진 모르겠음 -_-)
그 위에 한글판에서 '의사들이 형과 부모님을 둘러싸고 거대한 원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도 그 자체로 이해 못 할 건 아닌데 영문판은 더 정확하더라고요 'And thus begins the endless round of doctors, for my brother and my parents.' 글고 여기서도 거대한인지 끝없는인지, 두 의미를 다 가진 건지.. 이런 건 불어를 몰라서 뭐가 맞는지 알 수 없는 것들이고요. 이런 게 몇 번 있어요.
글구 틀렸다고 말하는 건 2페이지 가운데 컷이에요. 중위가 사라지고 나서 중사였던 할아버지가 지휘를 잡았다(took over the command)고 영어에 나오는데 이게 맞아 보입니다. 할아버지가 계속 앞에 서 있잖아요 대가리의 모습으로. 한글판에는 "중사였던 할아버지가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고 나옴요.
뒤에도 계속 자잘한 차이들이 나오고 틀린 거는 이거 하나였던 것 같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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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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뎡야핑님의 추천을 받고 [발작]을 도서관에서 빌려놓았습니다. 이번주 주말에 읽으려고 하고 있어요. 뎡야핑님 만화 인생에 "새국면"을 열어준 만화라니, 기대가 큽니다(^-^). 그런데 저는 [신 신]은 재미있게 보기는 했는데 무언가 위화감 같은 것이 있었어요. 이상하게도 제가 위화감 없는 재미를 느낀 그래픽노블은 (뎡야핑님의 표현을 빌리면) "사만화"스러운 작품들입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 내가 만화를 대하는 태도를 좀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아요.아, 그리고 제가 기억하기로 뽀삼님은 그 자리에서 푸코 한국어 번역이 모두 개판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서 같이 들었는데, 한국에서 (EM 첫 번째 번개를 했던 날 기준으로) 그 동안 번역된 프랑스철학 번역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고 푸코 번역도 대체로 그런 편이지만, 박정자 씨나 심세광 씨 같은 예외도 있었다, 라고 이야기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 마리신 님도 비슷하게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 제 기억에는 뽀삼님 언급만 있네요. 이걸 기억하는 건 EM 첫 번째 번개 자리에서 번역 이야기 할 때 내가 뽀삼 옆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뭐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냥 기억이 나서 남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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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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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런 부가 설명이 있었던 건 기억나는데.. 왜냐면 제가 구체적으로 제가 읽은 거 물어보고 뭐가 괜찮냐고 물어보고 그랬어서. 근데 그건 기억이 안 났음 완전 잊고 있었음...< 글구 본문에 뽀삼님이랑 마리신님이라고 두리뭉술하게 같이 적어놨는뎁쇼 누가 뭐라고 했는진 기억 못 하고 두 분이 강하게 비판하셨던 것만을 기억하고 있어서... =ㅅ= 글구 무연 같이 있었던 것도 기억남 ㅋㅋㅋㅋ 진짜 옛날이다 아아 예엣날이여사만화< 싫다고 하면서도 좋아하는 작품은 꽤 돼네여 그런 경향이 싫다는 거지 사실 작품들은 주제 소재를 떠나서 좋은 건 좋은 거고 안 좋은 건 안 좋고... 발작은 게다가 사만화< 계열이니, 무연이 뭐라고 할지 더 기대가 되네요 우후후후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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