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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5
    두 사람이다(6)
    뎡야핑

두 사람이다

  • 등록일
    2010/03/25 17:55
  • 수정일
    2010/03/25 17:55
  • 분류
    우울한일기

할머니 1 : 너무 오래 살아서 걱정이에요

할머니 2 : 무슨 소리세요. 제가 텔레비젼에서 봤는데 95 넘은 할머니도 갈비 뜯으면서 정정하더구요

할머니 1 : 아 그래요.

 

 

 

할머니 1 : 너무 오래 살아서 걱정이에요

할머니 2 : 무슨 소리세요. 제가 텔레비젼에서 봤는데 95 넘은 할머니도 갈비 뜯으면서 정정하더구요

할머니 1 : 아 그래요.

 

 

 

할머니 1 : 너무 오래 살아서 걱정이에요

할머니 2 : 무슨 소리세요. 제가 텔레비젼에서 봤는데 95 넘은 할머니도 갈비 뜯으면서 정정하더구요

할머니 1 : 아 그래요.

 

 

 

할머니 1 : 오래 살아서 걱정이에요. 하긴 어디 텔레비젼 보니까 90 넘은 할머니가 고기를 뜯더라구요. 그걸 보니까 내가 오래 산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해요

할머니 2 : 저도 그거 봤어요, 정정하시더라구요

 

 

 

표준어로 적어서 별로네... 이 얘기 듣고 웃겨서 미칠 뻔 했었는뎅.

 

할머니 1은 친할머니고 할머니 2는 외할머니시고, 위 얘기는 언니의 목격담이다. 할머니들과 얘기하면 너무 싫은 게 했던 얘기를 세 네 번은 반복한다는 것이다. 대여섯번 째 되면 심성이 착한 나도 폭발한다 아까 말했잖아!! 그만해!!!!<

 

기본적으로는 그냥 대화하는 건 나쁘지 않은데 자꾸 했던 말을 또 해서 이 부분을 인내해야만 한다. 언제나 했던 얘기의 무한 루프... ㅇ<-< 그.. 그만해!!!! 노인이라고 해서 다 참아줄 수는 없어...라는 심정으로 꽥 꽥 소리지른다. 외할머니의 표현임 꽥 꽥 거린다고 ㅋㅋㅋ

 

어째 됐든 할머니를 아무리 사랑해도 대화가 그리 즐겁지 않은 건 할머니 탓이고 할머니가 할머니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생각했었는데 위의 대화를 듣고 머리를 꽝 도끼로 맞은 듯한 깨달음이 왔따. 할머니끼리는 무한 반복해도 재미있는 거야...!! 젊은 나를 기준으로 한 번 한 얘기는 다시는 하지 않는 것이 어떤 기준이 되는 게 아니라, 나이/연령

 

그건 그거고, 4번째 얘기하게 되니까 상대한테 들은 얘기를 마치 자기가 본 것처럼 얘기하게 되는 것이 웃겨 죽겠따;;;; 앞에 한 얘기가 아예 기억이 안 나는 게 아니라 다른 형식으로 저장되는 건가?? 이를테면 무한 반복해도 재미없지 않도록 뇌가 나름대로 각색하고 변주하는 것이지....

 

ㅋㅋ 그나저나< 아침에 우리 강경옥 선생님의 명작 <두 사람이다>라는 만화를 10분쯤 보았다. 그냥 갑자기 보고 싶어가지구...< 과연 명작이었다...<

 

아 그리고 외할머니가 친할머니에게 나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뎡야핑이 애가 참 차갑지 않냐고... 그래도 심성은 참 착하다고... 친할머니도 반쯤 수긍하면서 그래도 애들이 착하다고...... 내가 차가운 손녀구나...; 현대인이라서 그램 'ㅅ' 전화도 잘 안 하고 2달에 한 번쯤 만나고.. 집에 같이 사는 친할머니랑은 거의 안 놀고... 뭐 그런 여자임 참 나쁘다 집에 일찍 오라는 아빠의 짜증이 이해가 갈 법도 하다. 뭥미 이 훈훈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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