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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5/24
    아이슬랜드 밴드 하타리
    뎡야핑

아이슬랜드 밴드 하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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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하타리’라는 이름의 아이슬랜드 메탈 밴드의 행동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유로비전’에 출전해, 팔레스타인 국기를 펼치는 모습이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로 송출되었기 때문인데요.

유로비전은 유럽 국가들의 최대 음악 경연대회지만 이스라엘, 호주 같은 나라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작년 우승자의 국적국에서 다음 대회를 개최하는 관례에 따라 올해는 이스라엘에서 개최되었구요.

이스라엘은 전쟁과 학살의 이미지를 씻고 문화 선진국으로 자국을 알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유로비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며 국가적인 노력을 쏟아부었죠.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는 유로비전이 이스라엘에서 개최되어선 안 된다고, 참가 뮤지션들에게 보이콧으로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미 현재진행형으로 가자지구 비무장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에 매주 살해당하고 있는데, 그리고 가자지구가 지금 폭격당하고 있는데, 그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반 세기 넘게 군사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건데, 마치 이런 것들이 아무 문제도 아니라는 듯이 이스라엘에서 평화와 화합을 노래하는 것이 말도 안 되는 것이죠.

많은 뮤지션들이 이스라엘의 군사점령과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며 유로비전 참가를 거부했습니다. 유럽 곳곳에서 유로비전에 가지 않겠다는 가수들이 모여 콘서트를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슬랜드 밴드 하타리는 참여를 해서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하는 자신들만의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하타리의 행동은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것 자체를 불법화해온 이스라엘로서는 당혹스럽고 감추고 싶은 장면이었을 겁니다. 한편으로 팔레스타인 상황을 잘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밴드가 저러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 하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점령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대를 호소한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는 하타리에게 다른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유로비전 자체를 보이콧해달라고, 그래서 이스라엘이 아무 문제 없는 정상국가로 다시금 자리매김하는 데에 단호하게 반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하타리는 정면으로 이 요청을 거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자신들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연대를 표한 것이지요. 하지만 텔아비브까지 온 뒤에도, 행사 직전까지 보이콧을 선언해 달라고 요청했던 팔레스타인 시민사회 입장에서는 보이콧 요청을 거부한 것 그 이상이 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연대의 방식이 한 가지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보이콧 경험을 보면, 어떤 때는 백인과도 함께 하지만 억압받는 흑인을 지지한다는 ‘선택적 연대’가 아파르트헤이트, 즉 인종차별 체제를 철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혀 아니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도 마찬가집니다. 우리는 단호하게 같은 행동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유로비전 보이콧이 바로 그런 때였습니다. 하타리가 다른 기회에, 다른 장소에서 같은 행동을 했다면 분명 달랐을 겁니다.

비록 밴드 하타리가 이번에는 유로비전에 참여해 이스라엘을 정상국가화하는 데에 기여했지만, 다른 기회에,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팟캐스트 오프닝으로 처음 써봤는데 역시 수정 많이 됨 ㅎ 쓰면서 깨달았다. 난 안 돼... 말랑말랑한 척 쓰려고 해도 결국 안 됨 ㅠㅠㅠ

하타리 퍼포먼스는 통쾌한 부분이 당연히 있었는데 위에 적었듯이 다른 장소에서 했다면 마음 편ㅅ히 통쾌했겠지만 보이콧 요청을 거부하고 한 거라서 통쾌하긴 커녕... 팔레스타인 시민사회의 호소를 무시하고 시민사회가 주도해 온 운동의 권위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것이 어떻게 연대가 될 수 있을까. 하타리 자신들은 아니지만 이들을 옹호하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연대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어쩌고 하는데 연대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이게 최소한임

사실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라는 게, 다양할 수밖에 없을텐데, 그게 '시민사회'라는 자체의 다양함도 있지만 팔레스타인은 점령지에 사는 사람들과 난민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처한 환경이 뚜렷이 다르고, 난민 중에도 인근 레반트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아예 잘 사는 제국주의 국가들로 간 사람들의 환경이 또 다르고. 그렇다고 제국주의 국가에 산다고 절대 모두 주류에 편입한 건 당연히 아니고 그래서 그 안에서도 다르고... 뭐 그래가지고 당사자 운동의 측면에서 봐도 자기네끼리 막 아무렇게나 막 절대 옳지 않은 방식으로 운동 많이 함 그리고 점령지 시민사회의 권위를 깎아내리기도 하고

시민사회라..하아.. 복잡하지만 지금 전개되는 보이콧 등 BDS 운동을 호소하고 주도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시민사회가 맞다. 정파를 초월해서 모든 조직이 동참하고 있기도 하다. 나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 식민(내부 식민지 포함)/억압 세력에 맞서 민중들이 무장 투쟁할 권리를 지지하지만, 하지만 신체 건장한 일부만이 참여 가능하고 화기의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경쟁 불가한 무장 투쟁으로 어떤 해방이 가능한가에 대해 물음표를 갖고 있다. 비폭력 운동 특히 BDS가 성공하는 것은 팔레스타인만이 아니라 다른 세상,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큰 승리가 될 것이다. 암튼 하타리... 늦지 않았어 이제라도 동참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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