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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3/29
    120째 [3월 23일]
    꿈꾸는나비
  2. 2006/03/28
    그런 것 같다
    꿈꾸는나비
  3. 2006/03/17
    기본 자세 [2005. 3. 30]
    꿈꾸는나비
  4. 2006/03/16
    떨어진 자의 짜증남
    꿈꾸는나비
  5. 2006/03/11
    대풍으로 이어지는 뜨거움
    꿈꾸는나비
  6. 2006/03/11
    100일째 촛불을 밝히며 쌀을 지키는 사람들
    꿈꾸는나비
  7. 2006/03/10
    출입국관리소에서 [2004.3]
    꿈꾸는나비
  8. 2006/03/04
    저는 장애가 있답니다 [2005.3.6]
    꿈꾸는나비
  9. 2006/03/02
    고백 [2004.3]
    꿈꾸는나비

120째 [3월 23일]


 
      모심의 자세로, 살림의 길을 - 나락한알  
[우리쌀과 농업을 지키기 위한 촛불문화제와 서명운동 120일째]
작년(2005년) 11월 23일 쌀협상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 한 후 11월 24일부터 2006년 3월 23일까지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비바람과 눈보리가 몰아쳐도 단하루도 빠지지 않은 120일째까지, [쌀포기 농업포기 국회비준 무효다] [대책없는 쌀개방 국회비준 철회하라] [식량주권 포기한 노무현정권 물러나라] [쌀은 생명이다. 반드시 지켜내자] [쌀은 주권이다. 끝까지 지켜내자] [정부가 버린 쌀과 농업. 시민의 힘으로 지켜내자] [쌀은 생명이다. 농민은 존엄하다] [농촌이 뿌리다. 농사가 희망이다] [쌀없이 평화없다. 반드시 지켜내자] [우리민중 쥐어짜는 한미FTA 반대한다] [평택 미군기지확장 막아내고 올해도 농사짓자] [한평도 내줄수 없다. 미군기지 물러가라] [생존의 적 평화의 적 미군기지 몰아내자] 등등...
목이 터져라 외치고 또 외쳐댔습니다. 120일이 넘은 지금. 매일매일 힘 빠지는 일들만이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지만, 기꺼이 일어서서 나아가는 힘을 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풀뿌리, 민초, 그들이 있어 우리들은 집회내내 즐거운마음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쌀! 지켜야지"하시며 서명을 하고 가시는 그분들입니다. 그간 일만여명이 넘는 대구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하셨습니다. 쌀과 에너지와 물이 없고서야 이 땅을 살아가는, 주권을 가진 者라 할 수 있는지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왜 포기하라하고 왜 포기하는지 이 정부의 속내를 도저히 알 길이 없습니다. 쥐꼬리만큼 남아 있는 주권마저 포기하라하니 이 정부가 과연 우리의 정부이며 그들은 이나라 사람들이 맞기나 한 것인지 그도 알 길이 없습니다. 120일을 지키는 오늘은, 촛불을 들고 있는 내내 오늘 벌어진 일들이, 뉴스에 나온 일들이 머리속을 뱅뱅돌며 답답한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어둠에 찬 이 반도의 항구란 항구엔 밥 짓는 쌀과 가공용 쌀들을 실은 배들이 밀고 들어 왔다고 합니다. 뉴스에 실려나온 내용인즉, '밥 짓는 쌀' 용도로 국내에 처음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칼로스쌀 1372t이 23일 오전 6시 30분 부산항 감만부두에 도착했고, 부산, 경남, 경북 지역 농민 100여명은 0시 30분께부터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수입쌀 입항 저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감만부두 정문 철문을 뜯어내고 부두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하고. 23일부산항 감만부두정문 낮에는 수입쌀 입항 저지를 위해 강원도 동해항에서 사흘째 천막농성 중이던 전농 강원도연맹 소속 농민 10여 명이 중국산 쌀을 싣고 동해항에 입항한 뒤 하역작업을 하던 베트남 선적 빈동3호의 갑판을 기습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다 1시간20여분 만에 전원 연행됐다합니다. 중국산 현미 5668t를 싣고 목포항에 입항하려다 농민들의 반발에 밀려 목적지를 바꾼 베트남 국적 화물선은 23일 새벽에 인천항에 입항했는데 이 중국산 쌀들은 가공용이라고는 하지만 과자나 떡볶이, 가래떡 등으로 만들어져서 결국에는 우리들의 먹거리로 둔갑을 하고야 말, 쌀들이라고 합니다. 2006년 3월, 개나리는 활짝 개화를 시작했으나 과연 이 땅에 진정한 봄이 오고는 있는 걸까요? 2006. 3. 23. 땅과자유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어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에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쁜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잡혔나보다. 그러나 지금은―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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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 같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은 죄인처럼 살아간다

 

 

-공선옥의 소설 <유랑가족>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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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자세 [2005. 3. 30]

연애에도 기본 자세가 있다고 한다.
그럼 당연히 미팅, 소개팅에도 기본 자세가 있겠지.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 개시라는 사격장에서 중대장의 소리처럼
준비없이, 아무 생각없이 무턱대고 나갔다간,
101번째의 프로포즈가 아니라, 1000번째 소개팅이라도
말짱 헛일이라는 사실을 느꼈다.

새삼스럽지 다시 상기해보면,
뭐 서럽다든지, 씁쓸하다든지 이런 마음보다는
마치 공식처럼 느껴지는 준비된 머시기 거시기
이런 말들이 아직도 내 귀에 솔깃하지 않는 것 보니
대단한 똥고집을 가진 것 같다.

예전에 친구와 여자를 사귀려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라는 말에 난 그거 너무 부자연스럽다.
꼭 그렇게 안해도 사귈 수있다.
내가 그걸 보여주면 되지 않냐고
큰 소리치면 분위기를 싸~하게 만든 적이 있는데,
결국 그 친구는 사귐에 있어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고,
난 봄날, 언제 연애 함 해보나 라며 낮술타령이나 하고 있다.

어차피, 기본 자세는 틀린 것 같고,
언젠간 소설같은 러브스토리를 꿈꾸며,
꿈이라 멋있게 꾸자.

구걸하지말자.
내 멋대로 살자.
혼자라는 사실을 잊지말자.

퇴근길, 나를 멈추게 한 것은
까만 바탕에 활짝 핀 목련 꽃,
그 향기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코 속이 부드러웠다.

아무도 기리지 않는 내 방으로 가는 발걸음이
쓸쓸하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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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자의 짜증남

백수의 일기를 좀 근사하게 뭔가 있어 보이게 쓰고 싶어 기다리고 기다렸건 만, 눈알 빠지게 기다리다간 속에 천불이 나서 못 베기길 것 같아 쌓여 있는 것을 휘갈겨 쓴다. 그것도 새벽 3시를 넘겨서 말이다. 내일 아침에 선거 사무실 청소를 가기로 약속을 해서 일찍 자리에 누워 건만 오늘 일때문인지, 원래 불평불만이 많아서 인지 잠이 오질 않았다. 그렇다고 할 일을 다 해놓고 있는 것도 아니고.

 

백수 생활도 3개월째를 달리고 있다. 백수 생활하면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래서 달콤한 잠도 안 자고 날밤까면서 까지 귀찮은 행정서류와 면접, 시험(상식적인 수준)을 보면서 참고 참았다. 근데 떨어지고 말았다. 그냥 짜증이 왕창 밀려 왔다. 짜증나서 미치겠다. 술이라도 한 잔 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일거리 걱정에 집회 마치고 밥만 먹고 돌아왔다. 예전 같았으면 왜 떨어졌을까 하고 아주 심한 자책과 절망의 구렁텅이에 떨어져 겠지만, 그것도 한 두번이 아니니 그저 짜증이 날 뿐이다.

 

그 전에도 아주 많아겠지만 미술대회 나가서 떨어졌던 기억으로 시작해서 대학 떨어진 것, 또 떨어진 것, 이번 앞에 기회가 되어 특별전형으로 서류접수를 했는데 그것도 보기 좋게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뭐가 있나. 이 정도 되니 시험친다라는 류의 모든 것에 그냥 말 안하고 조용히 지나가려고 노력하지만 이게 술만 먹으면 입이 근질근질해서 말해버리고 만다. 발표가 나면 쪽팔리만.

 

실업자 재취업 교육 일환으로 백수라면 한 번쯤 교차로로 통해 눈요기 정도는 했을 법한 IT교육 과목 중에 컴퓨터 초급 단계인 분야를 체계적이면서 구속받으며 배우고 싶었다. 그것도 공짜로 (실제로는 공짜도 아니면서 사기 때리는 거지만) 배울 수 있으니. 근데 이 일정을 맞춘다고 백수의 생활에 많은 지장을 받았지만 참았다. 평택 투쟁도 이런 핑계거리로 스스로에게 위안을 받곤 했다. 6개월 과정을 교육 받을 준비로 6개월 동안 모든 일정을 이에 다 맞춰 놓았다. 근데 이제는 하는 일 없이 나이만 먹게 될 판이다.

 

그리고 보니 고등학교 졸업 이후 어떤 틀에 구속을 받으며 교육 또는 그에 준하는 뭐를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아직도 내 친구 중에는 대학교 2학년인 학생이 있는데. 뭐 이런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건 아닌 것 같고, 이 짜증남을 어떻게 해소하면 기분이 나아질까 싶다. 경쟁율, 시험, 운, 실력 이런 것 다 떠나서 이번에 떨진 것에는 면접에서 아주 거침없이 말 한 것에 대한 보복성이 있지 않았을까. 근거없는 추측을 해 본다. 자전거를 타고 집회를 나가면서 그 학원을 지나 갔는데 밉고, 분하거나 이런류의 기분보다는 그냥 짜증이 일어 왔다. 며칠은 그렇게 지나가곤 할 것이다.

 

오늘 짜증에 일조한 건 평택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동안 함께 하지 못한 이유 중이 이 일정 때문이었는데 그것을 어떻게 보상 받을까 싶다. 보상해 줄 일도 없겠지만. 어이구 왜 내 삶인데 내 계획대로 안 되는 것이여~ 짜증, 짜증

결국 오늘 포크레인이 밀고 들어와 생명과 평화를 파괴하며 논을 파고 말았다. 근데 이건 짜증이 아닌데, 왜 짜증으로 느껴질까. 분노가 쌓이고 쌓여, 관성이 되어서 그런가.

 

16일이 최대의 고비가 될 것이라 하는데 대추리에서는 지금도 규찰을 서고 있겠지. 평택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이 다치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 어쩌면 무례를 범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랴, 이렇게 기도하는 게 나의 한계인 것을.

 

나의 짜증이여, 어서 증발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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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으로 이어지는 뜨거움

대풍으로 이어지는 뜨거움

 

100일을 맞아 각자 준비를 많이 했을텐데, 음향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하는 바람에 아쉬웠지만, 뒷풀이에서 풀어 놨습니다. 100일 동안, 거의 집회가 끝나면 자연스레 대풍으로 발걸음이 향해지곤 했습니다. 대풍식당 어머니께서도 100일 이라는 걸 아셨는지 기본안주로 계란말이도 내주셨고, 두루치기 안주도 많이 주셨습니다. 뒷풀이 자리에 이승렬 교수님과 민주노동당 동지들과도 함께 했습니다.

 

▲방을 가득 메운 땅과자유 동지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감독이자 땅과자유 시인인 장우석 동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낭독하고 있다. 

▲며칠 뒤면 합천으로 돌아가시는 농군이자 기타리스트, 소리꾼인 학진선배.


▲몇 달만 선보이는 하모니카 연주, 김현식의 '한국사람'으로 분위기는 익어 간다.


 

 

▲'청계천 8가'와 '저 창살에 햇살이' 노래를 시원하게 부른 준희형.

▲땅과자유 재주꾼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얼마 전에 아버지가 된 영우선배.


▲다 외우지 못 하는 우리의 교가 '천리길'를 힘차게 부르며, 우리의 흥은 절정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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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째 촛불을 밝히며 쌀을 지키는 사람들

 100일째 촛불을 밝히며 쌀을 지키는 사람들

 

3월 3일(금) 늦은 7시 부터 한시간 반 가량 대백 앞 민주광장에서 쌀을 지키기 위해 100일째 촛불을 밝혔습니다. 우리쌀을 지키위해 30명이 넘는 동지들께서 참석해 주셨습니다. 민주노동당 동지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 동지들, 민중연대 동지, 녹색평론을 읽는 대구독자모임 동지들, 영남대 이승렬 교수님, 최연소 참가인 이산, 땅과자유 동지들 그리고 민주광장의 4그루 느티나무. 그 동안 함께 해주셨던 동지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멀고도 험한 길을 이제 몸풀기 정도 했다고 생각됩니다. 이 날 아쉽게도 후원금으로 마련한 음향을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했습니다만 함께 했던 동지들의 뜨거운 연대를 확인했습니다. 101일째, 102일째... 한 걸음 또 한 걸음, 항상 동지들과 함께.

 

 

 

 ▲준비한 피켓과 초가 모지랄 정도로 함께 해주신 동지들.


▲서명 작업을 위해 100일 동안 목이 터져라 외쳤던 이진홍샘과 상민 


 ▲항상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이시는 민주노동당 동지들.


  영남대 영문과 이승렬 교수님께서도 참석해주셨습니다.


▲떡과 막걸리를 준비해주신 환경과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 동지들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신 민주노동당 동지들.


▲평택 미군기지 몰아내고 올해도 농사짓자!!


▲끊이지 않는 서명 열기.


  ▲펼침막을 달기 위해 이 나무를 타고 가지에 묶었다. "고맙다. 나무야!" 



▲100일 동안 함께했던 4그루의 느티나무에게 큰 절을 올리고, 막걸리를

 부어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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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관리소에서 [2004.3]

출입국관리소에서

 

 

따스한 봄날의 햇볕 맞으며

대구 출입국 관리소 마당에

퍼질고 앉았다

 

섬진강 줄기의

어느 한적한 곳에서

둘이 손 잡고

따스한 봄날을 맞이하고 싶다

 

스물 다섯

생애 처음 연애질을 꿈꾸는데

세상은 배가 아픈가보다

도망치고 싶다

세상을 뒤로하고

둘이서 도망치고 싶다

소설같은 연애를 하고 싶다

 

소장 면담이 길어질 모양이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투쟁가로

아직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으로

연애질 한번 실컷해야 할 판이다

이거라도

목숨걸고 해야한다면

죽도록 연애질하고 싶다

 

꿈같은 따스한 봄날

출입국관리소 마당에서

낮잠이라도 한판 때리고 싶다

 

세상을 사랑한

죄가 큰 것 같다

따스한 햇살 받으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

대낮부터 소주가 생각난다

 

아! 이렇게

또 봄날은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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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장애가 있답니다 [2005.3.6]

술을 먹기 시작해서 지금껏 온전한 모습일 때가 없었다.
짐승에 가까운 모습으로 개판치기가 전부였다.
치유할 수 없는 일도 있었다.

 

손목에 상처가 첫번째 일 것이다.
죽을때까지 엄마와 내 가슴에 아픔으로 남아 있을거다.
끔찍한 일이다.
결국 그렇게 밖에 표현을 못 했던 나.
그 뒤로 자숙의 시간을 보냈지만, 어찌 그 버릇이 쉽게 없어질까

 

어엿한 성인이라고 보겠지만,
나약함과 실수 투성인 지금의 나.
인정하기가 싫지만 그게 내 모습이다.
그 이후로 술 먹고 획을 그을 만한 사건들은 없었지만
자그만한 일들은 많을 것이다.
고스란히 내 가슴 속에 남아
왜 그랬을까라면 자책을 하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머도 없고, 어눌한 말투, 고집쟁이, 깊이없는 무게로 분위기 잡기 등등 완전히 사회 부적응자로 남는 지름길에 놓인 나.
하지만 지금의 길에서 어쨌든 걸어가야 한다.
힘들고 버겁다.
하지만 혼자이지 않는가.

 

밀양을 내려가지 않기로 마음 먹고,
피붙이들과 연을 끊은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정말 지긋지긋한 나의 집구석이다.
사실은 도망친거다.
다시는 그곳으로 가고 싶지 않다.

 

이 모든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내 속에서 가위눌리듯 내재되어 있다.
잠자리에 들기가 무섭게 악몽에 시달린다.
내 유일한 안식처인 내 방.
내 방에서 있으면 하루에 한마디도 못 할때가 많다.
내 혼자이니까,
가끔 손전화기가 있지만, 꼭 그런 날은 침묵을 지킨다.
그래서 요즘 더 말투가 어눌해진다.

 

이유는 분명할 것이다.
사랑받고 싶어서 일게다.

 

술에 취하는 날이면 자주 필름이 끊긴다.
그런 날은 꼭 사고를 친다.
무의식 중 아니면 숨겨놨던 말들을 퍼붓는다.
맨 정신으로 말 한마디도 안 하던 내가 달변가처럼 말을 한다.

 

그리곤 고스란히 그 화살이 되돌아온다.
어떤 변명과 용서로도 힘든 실수.
그 실수가 또 나에게는 상처로 되돌아 온다.

 

왜 이럴까
오직 알 수있는 건
내 마음은 격렬한 분노뿐이란 것.

 

그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한다.
이해 받길 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면 안된다는 사실.

 

나의 장애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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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2004.3]

고백

 

 

2주를 정신없이 준비하고 맞이한 행사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간 동지를 뒤로 하고
골방에 쳐 박혀 깡소주를 마신다


무얼하지
빚쟁이 독촉하듯이
친구는 니 담배 값이라도 벌어야 할 것 아니냐고
거지 선언을 하고 싶을 정도로 닦달한다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내 꿈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왜 사는지
지금 누군가를 몰래 애간장 녹이며 좋아하는 이유도


한심하다
나를 미치게 하는 건
솔직히
탄핵도, 반전도, 평화도, 민주주의도 아닌 것 같다
그래, 운동에 모든 걸 걸고 들어 왔지만
일용할 양식이 없어 빌붙어 살지만
미치기 직전의 봄날 앞에,
따스하게 피어있는 개나리가
활짝 핀 목련에 마음을 빼앗겨 땡땡이 쳤다던 준희형의
그런 봄날에
이 무슨 짓인가


아무나 좋다
나를 좋아한다면
뜨겁게 연애하고 싶다
나 같은 놈은 운동 팔아 연애 할 놈이라고
욕해도 좋다


‘사랑은 사치다. 사랑은 없다’
억병에 취해
호언장담 하지만
거짓말인 게 술 깬 다음 날이면
들통 나고 만다


봄 소풍가고 싶다
남녀 구분 없음,
학력 구분 없음,
이력서, 자기소개서, 주민등록본 1통 절대 필요 없음
하지만 뜨겁게 이 봄날을 사랑할 사람이라면 됨


에라, X같은 인생
이것도 안 되면
민중과 격렬하게 연애하리라
이 망할 놈의 봄날을 박살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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