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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LG 9.8~9.9 잠실 2연전

  • 등록일
    2007/09/11 03:16
  • 수정일
    2007/09/11 03:16
한화와 4게임차로 벌어져서, 4강진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LG, 또 한화, 그리고 두산과 2위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삼성, 양팀 모두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승부였다.


9월 8일 삼성 2 vs 2 LG 삼성의 선발투수는 브라운, LG의 선발투수는 옥스프링. 2회초의 삼성공격에서 2사 후에 조영훈의 볼넷과 김창희의 안타로 주자 1,2루 여기서 신명철의 안타성 타구를 LG유격수 권용관이 멋지게 잡아냈으나, 1루로 송구할 때, 공이 뒤로 빠지면서 조영훈이 홈을 밟고 말았다. 이것이 삼성의 첫 득점. 그에비해 LG는 2회말에 선두타자인 손인호가 안타를 치고 나갔는데, 조인성의 타석에서 손인호가 2루 도루에 실패하고 말았다. 사실 이것은 LG벤치의 작전이 읽힌 거였다. 진갑용이 피치아웃을 시켜버렸음. 4회말에 LG는 최동수의 2루타로 무사2루를 만들었고, 이어지는 박용택의 진루타와 손인호의 희생플라이로 쉽게 1점을 따라붙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할 지점은 무사2루 박용택 타석에서 강공을 선택했다는 것. 박용택은 2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을 쳤고, 2루주자 최동수를 3루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손인호의 희생플라이. 이 한 점은 이번 2연전에서 LG가 선두타자 출루 시에 뽑아낸 유일한 그리고 한점만들기 시나리오대로 되어서 만들어낸 유일한 점수였다. 그리고 6회말에 LG는 똑딱 연속 4안타를 쳐서, 1점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안타를 연속으로 4개나 치고도 1점밖에 못 만들었다는...) 어쨌든 여기서부터 LG가 2:1로 앞서가는 대목. 7회초 삼성의 2사 만루 찬스에서 LG의 세번째 투수 심수창이 심정수를 파울플라이로 잡아냈고, 7회말 LG의 1사 1,2루 찬스에서는 삼성의 두번째 투수 윤성환이 발데스를 병살타로 잡아냈다. 그리고 운명의 9회초 삼성의 선두타자 박한이가 친 타구는 중견수 이대형 앞으로 떨어졌는데, 이대형이 여기서 공을 흘렸다. 이 사이에 박한이가 2루까지 진루. LG는 마무리투수 우규민이 올라왔고, 그리고 김재걸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그 다음 타순이 양준혁 - 심정수 - 박진만 여기서 LG배터리는 박진만하고 승부하는 쪽을 선택했다. 즉, 양준혁과 심정수를 모두 걸어내보내고, 1사 만루에서 박진만하고의 승부다. 뭐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차라리 LG의 입장에서는 심정수하고 승부했어야 한다고 본다. 어쨌든 삼성의 타선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타자가 심정수였기 때문이다. 심정수를 피해간 LG는 박진만에게 2루 내야땅볼을 맞고, 1점을 내주고 말았다. 사실 이건 박진만이 잘 친 것이었다. 우규민은 병살코스 내야땅볼을 유도하기 위해서, 타자의 몸쪽으로 던졌는데, 박진만이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2루수 앞으로 느린 땅볼을 굴렸다. 자신만 아웃되고, 모든 주자를 진루시키는 진루타. 이것이 바로 팀배팅이고, 박진만의 가치가 다시한번 빛이 나는 순간이었다. 2:2 우규민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던, 옥스프링이 승리를 날리는 순간이었다. 이후에 채태인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에, 김대익을 내야땅볼로 처리하면서, 우규민은 추가 실점을 막았다. 9회말 LG의 공격에서 이대형의 타석때 2사 2루의 기회가 주어졌다. 이대형의 입장에서는 9회초의 실책을 만회할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였지만, 이대형은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그리고 10회말 1사 이후에 발데스의 안타, 그리고 대주자 오태근이 나왔는데, 대주자로 나와서는 도루는 못할 망정, 1루에서 견제구로 아웃되었다. 더군다나 타석에는 4번타자 최동수가 서 있는 상황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으니... 이후 12회까지 진행되었고, 삼성은 11회에 오승환을 투입하면서, 더 이상의 추가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LG는 김민기가 위태위태하게 고비를 넘기면서 어쨌든 실점은 막았다. 그래서 2:2 무승부. 삼성은 11안타, LG는 13안타를 치고도 겨우 2점씩빡에 뽑지 못한 경기. 삼성은 무사에 주자가 나갔을 때, 착실하게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키면서, 이후의 안타를 기대했으나, 후속타가 계속 터지지 않는 상태였고, LG는 주로 1사에 주자가 나갔고, 그 주자를 2루에 보내지 못하는 게임이었다. 삼성보다 LG가 더 많이 아쉬워할 만한 게임이었다. 특히 LG는 6회에 연속 4안타를 쳐서 1점을 뽑은 뒤에 이어지는 1사만루의 기회에서 조인성이 내야플라이로 물러나고, 김상현이 삼진으로 물러났던 대목, 그리고 7회 1사 1,2루 기회에서 발데스의 병살타, 10회 오태근의 견제사. 이런 부분들이 공격에서는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었다. 찬스에서 안타를 못 치더라도, 최소한 주자를 진루시켜야 하는데, 그것마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수비에서도 이대형, 권용관, 박경수가 실책을 저지르면서 위기를 자초했던 측면들이 있었다. 집중력이 아쉬운 한판이었다. 9월 9일 삼성 6 vs 5 LG 삼성 선발투수는 전병호, LG 선발투수는 정재복. 1,2,3회는 양팀 모두 커다란 기회를 잡지 못한채 0의 행진. 4회초 삼성의 공격부터, 그 기운이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이후에 양준혁이 발로 만드는 2루타를 치고 나갔는데, 정재복이 침착하게 심정수와 박진만을 잡아내면서,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찾아온 4회말 LG의 기회 선두타자 이대형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무사 2루. 여기서 2번타자 박경수가 보내기 번트를 해야하는데, 번트에 실패하고 만다. 파울이 된 것이다. 결국 2스트라이크로 몰려서, 어쩔 수 없는 강공이 되었고, 박경수는 팀배팅도 하지 못한 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어서 3번 최동수와 4번 발데스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LG는 무사 2루의 기회를 그냥 날려버리고 말았다. 위기 뒤에는 찬스가 온다고 하는 야구계의 속담. 4회말을 무사히 넘긴 삼성은 5회초에 다시 기회를 잡는다. 1사 이후에 조영훈의 타석. 삼진이었다. 그러나, 2스트라이크 이후의 조영훈의 헛스윙. 그리고 LG 포수 조인성이 공을 잡지 못했다. 공이 뒤로 빠지면서, 낫아웃 상태로 1루에 달려갔다. 사실 조인성의 실수였다. 잡지 못하더라도 블로킹만 제대로 했으면, 출루시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타자 진갑용의 타구는 2루수 박경수의 정면으로 갔지만, 박경수의 글러브를 맞고, 중견수 앞 안타가 되고 말았다. 기록은 안타로 되었지만, 이것 역시 박경수의 실책이다. 이렇게 해서 1사 1,2루. 지금쯤 정재복은 편안히 5회를 마쳤어야 하는 상황인데, 수비 실수 두개가 위기로 몰고 갔다. 4회말의 기회를 날려버린 직후에 나온 2개의 수비실책. 정재복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삼성은 이것을 놓치지 않았다. 다음타자 신명철은 볼넷으로 나가서 1사 만루, 그 다음, 박한이와 김재걸의 연속안타로 3:0 여기서 정재복은 강판되었고, 이승호가 올라온다. 양준혁을 잡아냈지만, 심정수가 볼넷으로 나가서 다시 만루. 여기서 심수창이 LG의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다. 하지만, 박진만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그래서 5:0 이렇게 붕괴당한 LG의 수비진을 다시 일으켜 세워놓은 것은 LG의 하위타선에서부터 만들어낸 5회말의 찬스였다. 선두타자 5번 이종열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1사 후에 김상현, 조인성, 권용관이 연속 안타를 쳐서, 5:2까지 따라 붙었다. 이대형이 외야플라이로 아웃되고, 박경수가 볼넷을 얻어서 다시 만루. 여기서 LG의 3번타자 최동수가 3타점 2루타를 쳐서 5:5동점이 되었다. 선동렬 감독의 입장에서는 선발투수 전병호에게 승리요건을 안겨주려고, 어떻게든 5회만을 넘기기를 바란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병호는 5회말에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리고 6회말. 다시 5번타자 이종열로부터 시작하는데, 이종열이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태로 1루에 출루한다. 무사 1루 기회. 6번 정의윤의 임무는 보내기 번트로 1루주자 이종열을 2루에 보내는 건데, 원볼 이후에 댄 번트가 파울이 되고 말았다. 이에 김재박 감독은 바로 정의윤을 교체해버렸다. 대타로 들어온 손인호 역시 번트에 실패했고, 끝내 삼진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7번 김상현의 타석에서 2볼 이후에 삼성은 피치아웃을 했고, 1루주자 이종열이 걸려들고 말았다. 그렇게 2사 주자 없는 상태에서 나오는 김상현의 좌전안타. 1사 2루를 만들지 못한 정의윤과 손인호의 타석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1사 2루만 되었어도 바로 한점을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마 그 한 점이 결승점이 될 가능성이 높았겠지. 어쨌든 2사 후의 김상현의 좌전안타가 오히려 LG팀에 허무함을 안겨줬을 지도... (그렇다고 그냥 아웃당했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7회초 삼성의 공격에서 선두타자 박한이가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갔다. 그 다음 타석은 김재걸. 김재걸은 초구에 보내기 번트를 댔고, 1루주자 박한이가 2루에 가는 데 성공한다. 마치 번트는 이렇게 대는 것이라는 듯. LG타자들에게 한 수 가르쳐 주는 듯. 사실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LG타자들은 보내기 번트를 할 때, 전부다 일단은 타격자세를 하고 있다가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에 번트 자세로 바꾸고 있었는데, 삼성타자들은 철저하게 타석에 들어설때부터 번트자세였다. 당연히 삼성타자들처럼 해야한다. 이건 기습번트를 대는 게 아니지 않은가. 이 차이는 주말 2연전 동안에 삼성이 보내기번트를 실패한 적이 한번도 없는 반면에 LG의 타자들에게는 여러차례 실패하는 결과로 다가왔다. 이 게임은 또 다시 연장전에 돌입했고, 양 팀 모두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우규민과 오승환이라는 두 마무리투수를 아껴두고 있었다. 삼성은 9회부터 임창용이 던지고 있었고, LG는 아직까지도 심수창. 그리고 10회말 LG의 공격에서 선두타자 이대형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리고 다시 박경수의 번트. 이번에는 드디어 보내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젠 다음 타자인 최동수에게서 안타가 나오지 않았고, 삼성은 발데스를 고의4구로 내보낸 뒤에 이종열을 대신해서 대주자로 들어왔던 오태근과 승부하여, 10회말 위기를 넘겼다. 위기뒤의 기회가 찾아오는 11회초 삼성의 선두타자 신명철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박한이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여기서 LG는 마무리투수 우규민을 올렸다. 그 다음 타자 김재걸의 유격수 앞 땅볼. 여기서 LG 유격수 권용관의 실책으로 공이 뒤로 빠지면서 신명철이 홈을 밟았고, 6:5가 되고, 이것이 결승점이 되었다. 실책만 아니었어도, 신명철이 홈으로 달릴 수도 없는 타구였다. 11회말에는 역시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왔고,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면서 게임을 마쳤다. LG의 저력, 그리고 무기력 9일 경기에서 5회초에 5점을 내주고난 후, 바로 5회말에 5점을 따라붙는 것. 그것이 바로 LG의 저력이다. 어렵게 어렵게 팀을 끌고 오면서도 그래도 4강 싸움의 희망을 아직 잃어버리지 않고 있는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건 저런 데에서 나오는 집중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LG는 그래도 삼성을 상대로 대등한 투수전을 치뤘다. 8일 경기에서 옥스프링도 잘 던졌고, 9일 경기에서 정재복도 잘 던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9일 경기에서 선발 정재복보다도 더 오래 던진, 심수창은 정말정말 훌륭했다. 만약에 9일 경기를 LG가 이겼다면, 수훈 선수로는 최동수와 심수창을 꼽아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 하지만, LG는 한편으로 무기력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수비실책으로 투수들의 어깨를 무겁게 했고, 또 공격때에도 한점승부에서 번트를 못대고 있는 것은 심각한 일이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LG타자들은 이번 2연전에서 삼성의 박한이와 김재걸의 플레이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번트는 그렇게 대는 거고, 팀배팅은 저렇게 하는 것이다. 무사1루, 또는 무사2루의 찬스가 그들 앞에 왔을 때는 삼성은 어김없이 1사2루, 또는 1사3루로 만들었다. LG는 그렇게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중요한 고비에서 한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물론 삼성은 찬스를 그렇게 이어가 놓고도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못 냈지만...) 어쨌든 이번 2연전에서 번트와 팀배팅이 얼마나 중요한 지 여실히 드러났다. 삼성은 강하다. 마운드도 강하지만, 타자들의 팀배팅이 너무너무 좋은 팀이다. 또다시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면, 그 어느 팀도 삼성을 쉽게 꺾지 못할 것이다. 반면에 LG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작전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잘 안풀리는 대목이 너무 아쉽다. LG의 젊은 선수들이 이번 2연전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를 바란다. 그나마 이번 2연전동안에 한화가 2패를 하는 바람에, LG와 한화는 3.5게임차가 되었다. LG는 5할 승률을 넘어서서 한화와 승차가 없게 되면, 승률에서 앞서게 된다. LG가 비긴경기가 한화보다 많기 때문이다. (물론 5할 승률 아래에서 한화와 승차가 없게 되면, 한화가 이긴다.) 그러므로 아직까지 LG에게는 희망이 있다. 9일 경기에서 3타점 2루타를 치던 최동수는 정말 멋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LG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LG가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경우에는 잠실야구장에 야구나 보러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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