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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의 공백

이곳에 오고 나서는 종종 저녁이나 아침에 전날 방송되었던 JTBC 뉴스를 듣곤 한다. 세월호, 정권 감시, 특권 비판 등등과 같은 내부적 이슈와 관련해서 보여준 JTBC의 경향은 때로는 내게 진보적인 것으로 인식되곤 했다.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이들이 주류 미디어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신뢰할 만한 뉴스 채널로 간주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늘 불편한 구석이 있다. '북조선'이나 '미국' 또는 국제 정세와 관련한 보도에서는 다른 보수적 미디어들과 거의 차별성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적인 것과 국제적인 것이 분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적인 것의 착시 효과를 문제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다. 특히 어떤 의미에서는 '신식민'적 조건에서 오히려 언론적 실천의 기준은 '국제적인 것'에서 주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한계의 근원에는 지식사상계의 역할/능력 부재가 있다.

 

암튼 이 문제화가 진척이 있을 경우, 아마도 국내적인 것에서 가려진 것이나 회피된 것들도 비로소 그 자취를 드러낼 것이다. JTBC가 잘 하고 있는 측면 보다 안 하고 있는 측면이 얼마나 관건인지도 드러날 것이다. 무엇인가 아주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정해진 원을 절대 넘지 않는 선에서  선 밖에 존재하는 것들을 안 보이게 할 정도로 원 내부에서의 개입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해내는 것이다. 물론 나아가면 이는 JTBC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진보/개혁'의 이중성과 관련될 것이다. 이는 진보/좌익 운동의 입장에서 보면 허약한 뿌리의 방증인 것이고, 권력의 차원에서 보면 강력한 지원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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