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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름 정도 되었다. 콜롬비아 대학이 아이비 리그에 속하는지, 그리고 뉴욕에 있는 지도 몰랐던 나의 뉴욕/콜롬비아대학 생활은 이렇게 적응되어 가고 있다. 아직은 이방인으로 여러모로 낯설고 호기심도 생기고 또 여러가지 독단적 억측도 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말은 아직 잘 안 들리고 잘 나오지도 않는다. 처음 중국 가서 천진에서 공부할 때 3개월 정도 있었을 때 갑자기 들리기 시작했던 것처럼 그 순간이 오기를 고대할 뿐이다.
오기 전에 여러 요구와 기대에 둘러싸여 있던 관계로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외부의 요구와 기대는 여전히 외재적인 것일 뿐이었다. 그것이 나 자신의 내부로 들어오면 재전화될 수 밖에 없다. 며칠 전부터 전체적인 생활을 기존의 내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기간의 이런 저런 요구들은 추가적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우선은 주어진 과제들을 조금씩 수행해 가면서 생활의 물질성을 만들어가고, 그런 가운데 미국/뉴욕/콜롬비아대학이라는 현실과의 접점을 모색해보려고 한다. 접점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1년이라는 시간, 방문학자라는 신분 모두 큰 제약 요인이다. 그렇다고 무리할 수는 없다. 민폐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논문을 다시 꺼내 들게 되었다. 마침 9월 28/29일이다. 박현채를 빨리 잊고 다음 작업을 하기로 했던 상황은 조정을 받게 된 셈이다. 영어판 작업도 일부 진행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물론 청강은 청강대로 하면서 권역간, 3대륙적 참조를 위한 분위기 적응은 계속하게 될 것 같다.
* 파타 차터지 선생님은 확실히 '대가' 급이다. 직접 강의를 들어보니 전리군 선생과 유사한 측면이 많았다. 군더더기 미사여구가 없는 진솔한 화법이면서도 매우 명확한 논리로 문제틀을 제시한다.
** 뉴욕의 생활 조건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서울 보다 안 좋은 느낌이다. 그러나 북경이나 천진 같은 느낌도 많이 든다. 이 점은 좋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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