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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막차

 

 

 

밤 11시가 기어가듯

두 눈의 불을 켜고 간다

간혹 한 쪽 눈을 잃기도 하였지만

사시 하나 없이

앞만 보고 퀭하게 가는 것이다

어둠을 더듬지 않고

두리번거리지도 않으며

서너 발 앞을 내다보는

순하게 때론 멍청하게

어슬렁이는 저들,

마주치기라도 하면

거품 빠진 웃음도 없이

모른 체 고개를 떨구는

예의랄 것도 없는

그런,

적막이라면 적막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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