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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사라졌다

별이 사라졌다


                                             


하늘을 보지 않은 사이

별이 사라졌다

까만 커튼 위로 억겁*의 얼굴만 드리운지 오래

별의 마지막을 보았다는 사람은 없었다

점성술가와 천문학자가 사라지고

별자리는 백과사전에도 이름을 남길 수 없었다

별의 사라짐을 두고

별의 실종이냐, 은둔이냐, 납치냐를

떠들어 대는 것도 잠시

돌아갈 곳이 없다는 외계인도

이제 무엇을 보고 누워야 하냐는 무덤 앞의 노인도

더 이상 없었다

숨어서 별을 부르던 찌르레기와

바람에 뒤척여 웅성거리던 플라타너스 잎사귀,

앞 다투어 흐르는 시냇물이

별에 실려 가버린 듯 소리를 잃은 밤,

사람들은 거리의 가로등과

헤드라이트, 모든 빛나는 둥근 것을 가리켜

지상의 별이라 불렀다

누구도 보지 않는 사이

그렇게 별은 사라졌다

 

 

*억겁 : 무한히 오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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