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의 알튀세르와 정세의 알튀세르

구조와 정세. 둘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알튀세르가 양자를 중요 개념으로 제시할 때

분명한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어떤 요소를 평가할 때, 다른 요소들과의 관계에서 고립시켜 보지 말라는 것.

요새 발리바르 식으로 말하자면, '관개체성'(transindividuality)의 관점을

강조한 것이라고도 하겠다.

 

한 요소는 그것을 초과하는 구조 속에서 보아야 한다.

한 요소는 그것을 초과하는 정세 속에서 보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는 양자 사이의 거리가 의외로 크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다른 관점에서는 거리가 아주 멀어질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구조 역시 사건, 알튀세르의 표현을 빌면 '돌발'(surgissement)

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알튀세르가 구조를 '과잉결정'으로 사고한 한에서,

그것은 구조주의의 속류적 판본보다 애초부터 훨씬 불안정한 것이었다.

(발리바르가 원용하는 시몽동의 개념을 빌자면 '준안정적'(metastable)인 것.)

이 때문에 정세, 마주침, 또는 '과소결정' 개념 등과 긴장적으로 묶일 수 있는 것이었다.

 

어떤 기원에서부터 발생한 후 차근히 단계를 밟아 숙명적으로 오늘에 이른 구조가 아니라

돌발한 사건이라는 불안정한 심연 위에 있는 구조.

구조 개념의 통상적 용법에 비추어 볼 때, 참 특이한 구조가 아닐 수 없다.

임의로 조작가능한(manipulable) 것은 아니되, 고정되거나 불변적인 것도 아닌 구조.

유물론적이지만 변증법적인 구조.

그리고 또는...

 

일단 오늘 든 생각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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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포리아

2010/10/08 20:29 2010/10/0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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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료

    Tracked from ou_topia 2010/10/10 01:39 Delete

    아포리아님의 [구조의 알튀세르와 정세의 알튀세르] 에 관련된 글. 아포리아님의 윗글을 인용할 일이 있어서 트랙백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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