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la philosophie politique, d'une certaine façons, 《disparaît》 dans la deuxième modernité post-révolutionnaire entre les philosophies du sujet et le théories de l'évolution sociales, il est tentant de penser que sa résurgence (avec la crise de la modernité, depuis les guerres mondiales et la 《guerre civile》 des systèmes socio-politiques) correspond à une 《fermeture》 de la question révolutionnaire (voire à une 《fin de l'illusion》 révolutionnaire, comme le dit François Furet). En réalité, il serait tout aussi juste de remarquer qu'elle traduit une nouvelle incertitude quant au sens de l'événement révolutionnaire, avec ses 《corrélats》 tendanciels dont la description a formé le coeur de la discipline sociologique (laïcisation ou 《désenchantement du monde》, individualisme et société de masse, démocratisation et 《règne de l'opinion》, rationalité bureaucratique, etc.)."
- Etienne Balibar, 《Qu'est-ce que la philosophie politique? Notes pour une topique》, Actuel Marx N° 28 (Août 2000), p. 13.
'철학의 종언'은 근대 사회과학이 성립한 후
사회과학이 철학에 대해 제기한 가장 흔한 비판이었다.
그러나 철학자 중 누구보다 소리높여 과학의 중요성을 외쳤고
'철학의 전통적 실천'과 점점 더 멀어진 알튀세르가 지적했듯
진정한 쟁점은 철학의 종언이 아니라 '철학의 새로운 실천'이다.
더욱이 사회과학의 탄생 자체를 규정한 근대성이 위기에 빠진 지금이라면 더더욱
"(사회)과학이냐 (정치)철학이냐"라는 양자택일은 전자의 쇄신에 장애물이 될 뿐이다.
철학의 전통적 실천을 철학 일반과 같은 것으로 놓고
철학을 비웃는 것은 무척 손쉬운 일이다.
더욱이 철학의 전통적 실천이 오늘날 철학적 실천의 지배적 형태이므로
(이는 물론 (사회)과학도 예외가 아니며, 양자 모두
최종심에서 좌익에 불리한 세력 관계 때문일 것이다.)
그런 태도가 나타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더라도 알튀세리앙을 자임하거나 알튀세르를 많이 읽었다는 이들조차
그런 태도를 보일 땐, 글쎄, 정말 알튀세르를 제대로 읽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알튀세르가 절대 진리는 아니다.
다만 그가 이론을 철학과 과학으로 구별짓고
어느 한 쪽으로 환원되지 않는 양자의 자율성 및 생산적 긴장을 유지하려 한 것은
그의 직업이 철학자여서가 아니라 좀더 진지한 이론적, 더 중요하게는 정치적 쟁점 때문이며
그 쟁점은 오늘날에도 곱씹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철학자들에게 "과학의 학교로 가라"고 말한 바슐라르,
현대 프랑스의 가장 위대한 과학사가 중 한 명이었던 캉길렘 모두
여전히 철학자였던 이유가 무엇이며
레닌이 1917년을 앞둔 그 엄중한 시기에 헤겔을 읽으며 <철학 노트>를 쓴 이유가 무엇인지
숙고해 봐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건 철학을 위해서가 아니다.
정반대로, 과학과 정치를 위해서다.
철학을 멀리 하고도, 또는 멀리 해야만
과학과 정치가 전진할 수 있다고 믿는 건 각자의 자유이며
거기에 간섭할 자격도 능력도 내게는 없다.
다만 이데올로기 외부에 있다고 여기는 순간이 가장 이데올로기에 철저하게 사로잡힌 순간이며
철학의 부재를 대신하는 것은 '자생적 철학'의 충만함이라는 알튀세르의 경고를
그냥 흘려듣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품어볼 뿐이다.
Posted by 아포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