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 달력. 모 화장품 회사에서 나온 달력이다.

9월의 사진글에 이렇게 쓰여있다.

 

차고 따가운 나날을

건너온

너의 수고로운 발

이쁜 발을 위해.

 

달력을 처음 훑어본 후 9월이 오기만 기다렸다.

저 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너의, 발...

오늘에서야 언제 9월이 지났는지도 모른 채 12월을 맞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1년이 가고.

 

명동성당에서 380일 동안 천막농성을 해온 이주노동자들이 해단식을 했다.

마음이 시리다. 한 것도 없는 주제에, 마음이 시리다.

너의, 발을 위해 대야에 따뜻한 물이라도 받아볼 수 있는 날이 언제라고, 오기는 할까...

 

더 많은 이주노동자들을 만나겠다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싸우겠다는,

그/녀들의 발이, 부디 건강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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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9 15:56 2004/11/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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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ne 2004/11/29 21:4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당신 발도 건강하길....

  2. 미류 2004/11/30 09:2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이런 느끼한 덧글을 ㅡ.ㅡ
    고마워요. 하지만 제가 들을 말은 아닌 것 같아요. 국회앞에는 천막이 10개를 넘어가고 50m 상공의 타워크레인은 민주노총의 총파업 철회로 더욱 흔들리겠네요. 이번 겨울은 정말...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