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는 먼 집

혼자가는 먼 집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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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4 10:46 2006/10/1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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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디디 2006/10/14 11:0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아, 허수경이군요. 너무 좋아했는데. 오랫만에 보니까 또 마음이 서늘서늘-

  2. 뎡야핑 2006/10/14 13:08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나도 뭔가 좋아하는 시가 있었는데 기억이 안나네. 찾아봐야지~~

  3. 미류 2006/10/15 17:2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디디, 꾸준히 시로 마음을 울리는 작가인 것 같아요. 서늘서늘하다는 표현은 왠지 어색한 듯하면서도 허수경에 어울리는 것 같네요. ^^

    뎡야핑, 뭘까 궁금하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