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내내 나를 추스르려고 안간힘을 썼다. 힘들어서 솔직히 다른 생각은 하나도 나지 않았다. 모두가 기뻐하는 이 순간, 그녀의 309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부끄러울 뿐이다.
층계를 오르다 어디에선가 날카로운 칼날이 심장을 베며 지나가 김주익 열사의 자리를 예감했다던 그녀가 이제는 겨울에 보일러를 틀고 잘 수 있게 되기를, 병원을 다녀와서라도 찜질방에 꼭 한 번 다녀와 아무 생각 없이 잠만 자는 시간도 누리게 되길, 그녀의 이름이 감당했던 희망의 무게를 같이 나눠 질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조용히 바래본다.
김진숙, 고마운 이름이다. 박성호, 박영제, 정홍형, 그리고 신동순도. 한진 노동자들과 가족들도, 오늘 하루만은 거리낌없이 행복하기를. 나도 그 행복에 잠깐 기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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