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경의 책. 친구가 읽는 걸 보고 집었는데, 워크숍 전에 읽은 게 도움이 됐다. 

 

'외부성'을 중심으로 '대중'을 읽고 정치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책. 

 

#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를 벗어나서, 옆에 함께-선 사람에 감응하여 일정한 방향으로 함께 움직이기 시작할 때, 감응의 전염이 하나의 흐름을 형성할 때, 우리는 그 흐름을 대중이라고 부를 수 있다." (21)는 것이 그가 '대중'을 보는 방식. 노동의 흐름과 연관지어 대중의 흐름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인상적. 그리고 들뢰즈의 '사건' 개념을 거쳐, 사회정치적 파급력을 갖게 되는 '사건화'에 주목하는데, 이 역시 관심 가는 주제. 2011년 희망버스에서 늘 외쳤던 구호,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이야말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함축적으로 담은 구호가 아니었나 싶다. 감응의 힘과, 공동의 경험, 잠재성이 현행화될 때까지 밀어부치는, 끝까지, 그리고 정치적 방향을 탈각시키지 않는, 투쟁. 

 

# 비정규노동자를 중심으로 '거리의 계급'을 얘기하는 장은, 갸웃거려지는 지점들이 있었지만, 내가 '장소 만들기'나 '장소 지키기'를 중심으로 고민했던 걸 뒤집어서 고민해보게 했다. 같이 얘기해보고 싶은 부분. 

 

#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찾아서 봤다. 거기 길이 있어서가 아니라, 길을 가는 사람이 있어서, 같이 가고 싶다던. 

 

# "주어진 내부성에서 벗어나 외부로 나아가는 정치학, 그것은 획득된 자리를 벗어나고, 획득된 정체성을 지우며, 주어진 존재이기를 그치는 '탈각'의 정치학'(200). 이탈의 벡터가 움직이는 대중의 힘이라는 점에는 완전 공감하지만, '탈'은 늘 곤란한 문제를 남기는 듯하다. '나가는 자'들에게 '보편성이라는 범주의 파괴'가 필요하다고 할 때, 나는 오히려 '비-계급의 보편성'을 생성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아직은 막연하다. 다만, 이탈의 벡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열쇠말이 '연대'이며 인권운동의 과제가 거기에서부터 시작되리라는 생각은 여전. 

 

# '관계의 변형을 가로막는 다양한 제약'(221), 어떤 지역의 생명력은 외부성에 비례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9장, 재화가 삶에 인접성을 갖는다는 말은, 사람들의 삶을 순환계로 구성해 주는 매개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298)라는 지적 등은 변두리스토리나 사회권 고민할 때 더 진전시켜보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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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5 14:17 2013/01/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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