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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당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저와 관련된) 글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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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 서민식이는 가위로 자기 혀를 자르면서 살려 달라고 애걸하더라.......

   - 글쓴이 : Pink Lady

   - 내용 :
      여기는 민주노동당이지 공산당이 아니오.
      얘는 더이상 쓸모가 없어졌으니 파견했던 부대는 본대로 소환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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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래 글에는 오자가 있었는데 바로 잡았습니다.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 피식~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곧바로 댓글을 올렸습니다.

   "서민식이 아니구요, 최민식이거든요?" 운운...

   이런 식으로 다소 가볍게 댓글을 올렸는데 잠깐 생각해 보니 댓글을 다는 것도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댓글을 지웠습니다.



   제가 속해 있던 '곳'이 다소 과격하게 싸움을 벌이던 터라 상당한 '물량'이 날라갔고 이쪽에서 '물량'이 딸릴 때쯤 '백골단'이 치고 나왔습니다.

   대충 치고 받다가 밀리기 시작했는데 저는 종로서적 쪽으로 도망쳤습니다. 이삼십미터 정도 달아났다 싶은데 바로 뒤에 백골단 한 명이 따라붙는 겁니다. 딴엔 열심히 뛰었는데 손을 뻗으면 잡힐만큼 뒤따라왔습니다. "이제 잡혔구나" 그런 생각이 머리 속을 스치는 순간, 그가 그냥 저를 앞서서 달리는 겁니다. 흑~

 

   그 날 밤 늦게 버스를 타고 학교 기숙사로 들어갈 때, 제 심정은 참담했습니다.

   적들도 나를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구나.

 

   그 날의 기억과 맞물려 위 글을 다시 읽었을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위 글은 두 문장이고 두 가지 내용입니다.

   하나는, 다소 넓게 해석하자면, 제가 공산주의자라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어디선가 파견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맑스가 과학적 공산주의를 주창하기 시작한 이래, 어느 나라, 어느 상황에서든 공산주의자라는 말은 그 호칭이 부여된 사람에게 영광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역사적으로 자본가들은, 기회주의자들은, 개량주의자들은 공산주의자라는 말을 경멸조로 사용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호~ 기회주의자들도, 개량주의자들도 내가 공산주의자라는 것을 알았구나!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다른 조직에서 파견되었다는 것은... 다소 희화적으로 따져서 적진에 홀로 침투하는, 또는 선발대로 공격하는, 마치 해병대같은 공수부대같은 자로 봤다는 건데, 이 역시 기분 좋은 이야기이지 욕하는 말은 아니다 싶었습니다.

   어떤 군대이든, 가자마자 죽을 녀석(부대)을 보낼리 없고 부여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녀석(부대)을 보낼리 없으니 위 글을 쓴 사람은 역으로 제 능력을 인정했다는 말입니다.

 

   제가 어찌 언짢겠습니까?

 

   그러나... 마치면서... 사실을 밝히자면...

   저를 공산주의자로 인정해 주는 것은 고마우나 저는 아직 그런 영광된 호칭을 받을만한 자격도 없고, 그만한 활동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를 파견한 조직도 습니다. 흑흑...

 

   참 '시당'은 민주노동당 대전광역시당을 말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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