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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앞서 눈물이..

괴로운 사람을 인터뷰 해야 하는 상황...
꼭 인터뷰를 해야 겠다고 생각하는데 말 걸기가 참이나 미안한 상황..

 

7일 국회앞 농민 기자회견을 마치고 3차례 시도했던 강기갑 의원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다른 기자들이 인터뷰를 하고 있었던 것..

사실 단식 2일째 이던 날 국회에서 인터뷰를 시도했다.

다른 기자들이 계속 인터뷰를 하고 있어서 끼어들지 못하고 있다가

사진 몇장 찍고, 다른 기자들이 인터뷰 하는 거 어깨 넘어로 듣고 있다가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에도 역시 마찬가지..

 

2번의 주말을 넘기고.. 숫자가 2자리 숫자가 되면서 내심 걱정이 되서 월요일에는 바삐 발걸음을 해서 국회에 갔다. 역시나 인터뷰 중..

프랑스 기자란다.. 영어로 인터뷰 하고, 통역도 하고..

강기갑 의원의 모습이 눈에 띄게 초취해 졌다.

 



 

 

보좌관이 인터뷰 하는 사진을 찍어 강기갑 의원 단식 일지에 올려놨다..

그 누가 사진 보더니 내 자세가 상당히 비굴하다고 했는데..

사실은...

강기갑 의원이 상당히 지친 상태여서 앉아있기기 힘든 상황이었다..

두 팔로 버티는 상황이었고, 말 소리를 알아 듣기가 힘든 상황이었던 게다.

좀 잘 들으려고 목을 뺐더니 엉덩이가 뒤로 빠져 기꺽인 학생처럼 자세가 됐다.  

의원은 버티던 두팔은 30분 남짓하는 인터뷰 동안 2번이나 꺾였고,

못알아 듣던 말들은 다행히 녹음을 해와서 나중에 풀어서 기사를 짧게 썼다.

당시 사진도 추스리는 상황인지라 의원 얼굴이 흔들리게 나왔따.

 

개인적으로 강기갑 의원을 지지하는 편은 아니다. 지지하고 자시고 할 인연도 없지만 어떻든 그렇다. 그렇지만 참세상에서 1년 여 농민을 담당하고, 그들이 싸워오는 모습을 보면서 참이나 가슴 뻐근 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참이나 외로워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함께 투쟁으로 묶어나갈 수 없는가에 대한 답답함이 들기도 한다. 강기갑 의원을 보며 그의 단식이 갇히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는 투쟁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바램이기도 하다. 그러니 나같은 사람들이 발에 땀나도록 뛰어다녀야 하고, 날카롭게 살아있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일텐데 이것도 턱없이 부족하니 맘만 무거울 뿐이다.

 

뉴스에서는 영웅처럼 통외통위 전체회의를 막기 위해 사람을 타고 올라가는 의원의 모습을 클로즈업 했지만, 내 느낌은 그 사람의 절박함의 표현이었다. 어떻게든 들어가서 막고 싶었을.. 그리고 의원이란 딱지에 달린 어깨의 짐을 달고 어떻게든 하고 싶었을..'진심' 해서는 안되는 것이 정말 맞기 때문에 외치고, 주장하는 진심. 그러나 불가항력 처럼 굽힐 것을 강요당하는 상황에서도 '아니다'라고 외쳐야 하는 진심.. 그래서 사진을 보고 참이나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리고 어제는 '건강하시라'라는 말을 남기고 '잘써달라'답하는 의원을 보면서 참이나 눈물이 났다.

 

기사는 상당히 부풀린거다. 보좌관이 준 자료, 기타 등등 첨부하도 덧붙이고 한 것이다..그래도 실력이 고것밖에 안되 기사가 영 엉성하지만..인터뷰 하는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실 제대로 질문하기도 미안했다. 이럴떄 일 수록 다른 살을 붙여 더 호소력 있게 썼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했다..이러지도 저러지도 제대로 뭣도 못한 어제 간신히 인터뷰 기사를 올리며 내 짧은 필력과 참세상의 부족한 인력이 원망 스러웠다.   

 

오늘도 국회에 와서 문화다양성 협약의 국회비준을 호소하는 기자간담회를 다녀오면서.. 한편에서는 비준을 막는 단식이 벌어지고, 한 편에서는 비준을 호소하는 의원 기자회견이 개최되는 것을 보면서 참이나 씁쓸하다. 물론 둘다 맞는 주장이다. 그냥 국회에서 이런 외침들이 갖히거나, 그들에게 우리의 결정권들이 넘어가 있다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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