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분류 전체보기'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08/18  마감+이사+시험에 앞선... 휴가 계획 (1)
  2. 2009/08/12  레지나와 민기
  3. 2009/08/08  미결인 채로 (10)
  4. 2009/08/07  알튀세르 주요 저작 목록 (2)
  5. 2009/08/07  따뜻한 여름비
  6. 2009/08/06  2009/08/06
  7. 2009/07/31  J'ai l'air d'un bobo typique. (6)
  8. 2009/07/21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18)
  9. 2009/06/30  햇감자 스프
  10. 2009/06/29  장마철 개시 (5)

마감+이사+시험에 앞선... 휴가 계획

2009/08/18 23:55 생활감상문

쏟아지는 물방울의 에로틱함

(2004년 여름휴가, 무주 적상산 천일폭포)

 

9월 중순 마감, 10월 초 이사, 10월 말 불어 시험에 앞서.... 다음주는 여름휴가. 혼자 놀기의 달인이 되어 간다는 담담한 목소리로.... 나의 무관심을 무심한 듯 질책한 B군 보러 목포행 편도 기차표 끊은 것과 '방방 놀 때가 아니다, 마음 추스려 밀린 시험 준비 좀 집중해서 해야지' 하는 다짐 외에는 모든 게 불확실. 올라오는 길에 상황이 맞으면 오클라 샘 뵈러 무주에 들를 수도 있고, 그냥 올라와서 방 보러 다닐 수도 있고, 어디 시원한 데 있으면 가서 불어 공부만 주구장창 할 수도 있고, H군과 약속한 대로 조조영화 보러 갈 수도, 벨리나의 개학으로 한숨 돌린 S언니 보러 분당에 갈 수도(이건 좀 의지가 있는데... 언니 시간이 되는지에 따라), 오늘 우연히 밥집에서 만난, 알고 보니 지역구민이 되어 있는 학교 선배 SI옹 환영행사랄까, 역시 지역구민인 MY언니와 옹의 직계후배 H양까지 엮어 몇 년 만에 회포 푸는 술자리를 마련할 수도, 12년 전엔 뭔 말인 줄 몰랐던 <현대 프랑스 철학 강의>를 읽을 수도, 봄에 생각했던 것처럼 어디론가 혼자 돌아다닐 수도, 돌아다니면서 소설책이나 두어 권 읽을 수도, 불쑥 오래 못 만난 누군가를 찾아가 만날 수도, 불쑥 오래 못 본 누군가를 불러내 수다를 떨 수도, 2월에 출산한 SW이를 찾아가 애기 보고 올 수도, 전 직장 선후배들과 백일 만에 회포 푸는 자리를 만들 수도, 그냥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할 수도, 간만에 과자를 잔뜩 구울 수도, 학생 때처럼 전화수다나 잔뜩 떨 수도, 10월 중순으로 윤곽이 잡힌 이사(와 그에 딸린 돈 문제) 관련해서 이것저것 알아볼 수도, 3월 말 이후로 근처에도 못 간 노래방을 갈 수도, 이번에는 사고 내지 말고 마감 잘하게 해달라고 간만에 달님에게 빌 수도, 어디 혼자 가서 영화를 볼 수도, 하루 한 시간만 하던 아침운동을 두 시간으로 늘릴 수도, 또 나중에 보면 무슨 말인지도 모를 메모나 몇 줄 끄적일 수도, 어디 조용한 계곡 같은 데 가서 아침 내내 고성방가로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일 수 있다. 잠시만, 잠깐만 그렇게. 아무 내용도 없이.

 

아... 그런데 가기 전에 할 일 뭐 이리 많냐, 내가 누군지 아예 잊어버릴 거 같다. 음냐... ^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8/18 23:55 2009/08/18 23:55

레지나와 민기

2009/08/12 00:01 생활감상문

Regina Spektor, (2009), Eet(official mv)

 

바*스 CF에 배경음악으로 쓰인 건 모르겠고 이용하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앨범 재킷이 마음에 들어 들어본 신보. 사실 나는 1번 트랙이 더 좋은데... 신보라서 그런지 아직 뮤직비디오가 이것밖에 없더라고. 내가 영어가 짧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가사 내용이 뭔질 모르겠다. 여기 올려놓으면 누가 좀 알려주려나?

 

It's like forgetting the words to your favorite song
You can't believe it, you were always singing along
It was so easy and the words so sweet
You can't remember, you try to feel the beat

Bee-ee-ee-ee-ee-ee-ee-ee- Eet eet eet
Ee-ee-ee-ee-ee-ee-ee-ee- Eet eet eet

You spend half of your life trying to fall behind
You're using your headphones to drown out your mind
It was so easy and the words so sweet
You can't remember, you try to move your feet

Ee-ee-ee-ee-ee-ee-ee-ee- Eet eet eet
Ee-ee-ee-ee-ee-ee-ee-ee- Eet eet eet

Someone's deciding whether or not to steal
He opens a window just to feel the chill
He hears that outside a small boy just started to cry
Cause it's his turn, but his brother won't let him try

It's like forgetting the words to your favorite song
You can't believe it, you were always singing along
It was so easy and the words so sweet
You can't remember, you try to move your feet
It was so easy and the words so sweet
You can't remember, you try to feel the beat

 

이민기, (2009), "영원한 여름"

 

음악성이나 전문성으로만 치면야... 레지나 스펙터에 이민기가 댈 것이 아니겠지만.... "진짜진짜 좋아해"의 그 "사람 뚫을 것 같은" 눈빛 이후론... 민기군이 하는 일이라면... 일단 좋고, 다 챙겨보진 않아도 늘 촉을 세우고 있다 보니... 그간 감질나게 한 곡씩 내놓는 싱글이 아쉽든 차에... 드디어 1집 음반이 나왔다. "장난으로 음악 안 한"단다. 귀여운 녀석.

 

모두가 나에게 멋지다고 말해줬어
나조차 내가 원래 멋있다고 거의 믿을 뻔 했지
넌 내가 뭐든지 잘할 거라 생각했어
영화 속 그 남자는 그래, 근데 그게 나는 아니지

고민에 밤을 새우고
사랑도 하고 싶은데
이만큼이나 왔는데
모르는 게 더 많아

한때는 나 역시 너와나를 좋아했어
하지만 내가 꼭 그 사람처럼 될 필욘 없겠지
너는 날 떠났지 그땐 네가 미웠는데
이제는 괜찮아. 어디서든 네가 행복하다면

고민에 밤을 새우고
사랑도 하고 싶은데
이만큼이나 왔는데
모르는 게 더 많아

화려한 무대 위 시간은 지나고
사랑은 떠나고 미움도 지우고
바람이 부는 곳 시작된 순간들
그곳엔 아마 다시 영원한 여름
다시
고민에 밤을 새우고
사랑도 하고 싶은데
이만큼이나 왔는데
모르는 게 더 많아

화려한 무대 위 시간은 지나고
사랑은 떠나고 미움도 지우고
바람이 부는 곳 시작된 순간들
그곳엔 아마 다시 영원한 여름
다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8/12 00:01 2009/08/12 00:01

미결인 채로

2009/08/08 22:55 베껴쓰기

봄에 꽤 많이 듣긴 했지만... 저녁에 휴지 사러 슈퍼 다녀오면서부터 박지윤이 간만에 듣고 싶었다. 약간 고생을 했지만, 파일을 구해 내서 포스팅까징. 노래랑은 영 엉뚱한 텍스트이긴 한데... 데리다의 환대를 들으면서 "글쓰기는 환대다" 식으로 해서 데리다의 글쓰기론에 대해 전에 잘 생각 안 해본 게 쬐끔 알듯도 싶어서...... 근데 내가 읽어 본/소장한 데리다 텍스트는 얇은 문고판 한 권. 그것도 학교 다닐 때 전에 무슨 말인 줄도 모르고, 지하철에서 글자만 읽어 갔던 책. 어쨌든 10년 만에 펼쳐서 후룩후룩 넘기다 눈에 걸린 몇 줄.  

 

여성의 유혹은 멀리서 효과를 내므로, 거리는 여성이 지닌 힘의 한 요소이다. 런데 이 노래, 이 매력에 대해서 거리를 두어야 하고,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고 믿는 것처럼 이 거리에도 거리를 두어야만 하는데, 이는 그 매력으로부터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매력을 느껴보기 위함이다. 거리가 필요하다. 거리를 유지해야만 하고,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며, 우리가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인간에게 하는 솔직한 충고와 유사하다. 유혹하기 위해, 그리고 유혹당하지 않기 위해.('베일들', 41~42쪽)

여성적 거리는 거세와의 관계를 유예하면서 진리를 따로 떼어 놓는다. 여기서 관계를 유예한다는 것은 하나의 돛이나 관계를 팽팽하게 당기거나 펼칠 수 있듯이 하는 것이며, 동시에 미결정상태에—미결인 채로 내버려두는 것이다. 그리고 중단상태(εποχη, epoche)에 두는 것이다.('진리들', 51쪽)

_<에쁘롱, 니체의 문체들>, 자크 데리다, 김다은·황순희 옮김, 동문선 

 

박지윤, 7집 <꽃, 다시 첫 번째>, 05 '그대는 나무 같아'

그대는 나무 같아 / 그대는 나무 같아
조용히 그 자리에 서서 / 햇살을 머금고 노래해 내게
봄이 오고 여름 가고 가을 겨울 / 내게 말을 걸어준 그대

그대는 나무 같아 / 그대는 나무 같아
사랑도 나뭇잎처럼 / 언젠간 떨어져 버리네
스르르르륵 스륵 스륵 / 스르륵 스륵 스르르륵 스르륵
봄이 오고 여름 가고 가을 겨울 / 내게 말을 걸어준
봄이 오고 여름 가고 가을 겨울 / 내게 말을 걸어준 그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8/08 22:55 2009/08/08 22:55

알튀세르 주요 저작 목록

2009/08/07 14:49 편집자–되기

회사 업무상 쓸 데가 있어서 만들기는 했는데... 나도 "위키페디아 프랑스" 알튀세르 항목에서 가져다가 한글 제목 달고, 번역 현황만 체크한 거라 공개해도 무방할 듯하여... 올려둔다(한국어판이 나왔더라도 제목이 다른 경우가 아니라면 모두 원서 제목에 병기했다).

총 저술목록(각종 단편 포함)이 궁금한 양반들은 프랑스 IMEC(현대출판기록연구소)에 보관된 알튀세르 아카이브 목록(a4 18장에 달함)을 참조하시길. 이 아카이브의 현황에 관해서는 <이론 2호>에 송기형 교수가 발리바르를 인터뷰하여 쓴 "알튀세르의 자서전 출판에 즈음하여"가 약간의 정보를 제공한다. 

  

Montesquieu, la politique et l'histoire(몽테스키외, 정치학과 역사학), PUF, 1959[‘Quadrige’ 총서로 재간행].

Pour Marx(마르크스를 위하여), Maspero, ‘Théorie’ 총서, 1965[Étienne Balibar의 서문과 Althusser 자신의 후기를 붙인 개정증보판 간행, La Découverte, ‘La Découverte/Poche’ 총서, 1996] 고길환‧이화숙 옮김, 백의, 1990.

Lire le Capital(『자본』을 읽자), Étienne Balibar, Roger Establet, Pierre Macherey & Jacques Rancière와 공저, Maspero, ‘Théorie’ 총서(전 2권), 1965[동 출판사의 ‘PCM’ 총서로 재간행(전4권), 1968 & 1973; PUF 출판사의 ‘Quadrige’ 총서(1권으로 통합)로 1996년 재간행]. → 진태원/양창렬/최정우 공역으로 그린비에서 출간 예정.

Lénine et la philosophie(레닌과 철학), Maspero, ‘Théorie’ 총서, 1969(‘헤겔 앞에서 맑스와 레닌을 따라’라는 부제를 달아 ‘PCM’ 총서로 개정증보판 간행, 1972). → 이진수 옮김, 백의, 1991; 진태원 번역으로 『레닌과 미래의 혁명』, 그린비, 2008에 수록됨.

Réponse à John Lewis(존 루이스에게 답함), Maspero, ‘Théorie’ 총서, 1973.

Philosophie et philosophie spontanée des savants(철학과 과학자들의 자생적 철학), Maspero, ‘Théorie’ 총서, 1974. → 김용선 옮김, 인간사랑, 1992.

Éléments d'autocritique(자전적 비평의 요소들), Hachette, ‘Analyse’ 총서, 1974.

Positions(입장들), Éditions Sociales, 1976[‘Essentiel’ 총서로 재간행, 1982]. → 『아미엥에서의 주장』으로 간행, 김동수 편역, 솔, 1991[“프로이트와 라캉”도 여기 들어 있음].

XXIIe Congrès(22번째 회합), Maspero, ‘Théorie’ 총서, 1977.

Ce qui ne peut plus durer dans le parti communiste([공산]당내에 더 이상 지속되어선 안 될 것), Maspero, ‘Théorie’ 총서, 1978. → 이진경 편역, 새길, 1992.

L'avenir dure longtemps(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Stock/IMEC, 1992[Olivier Corpet et Yann Moulier의 서문을 실은 개정증보판 간행, Boutang, Le Livre de Poche n° 9785, 1994]. → 권은미 옮김, 이매진, 2008.

Écrits sur la psychanalyse: Freud et Lacan(정신분석에 관한 글들: 프로이트와 라캉), Stock/IMEC, 1993[개정판, Le Livre de Poche, ‘Biblio-essais’ 총서, 1996].

Sur la philosophie(철학에 대하여), Gallimard, ‘L'infini’ 총서, 1994. → 서관모백승욱 옮김, 동문선, 1997.

Philosophie et marxisme(철학과 맑스주의), Fernanda Navarro가 알튀세르를 인터뷰한 책, 1984-1987. → 서관모백승욱 옮김, 새길, 1996.

Écrits philosophiques et politiques 1(철학 에세이와 정치 에세이 모음 권1), ed. François Matheron, Stock/IMEC, 1994[수록 텍스트 L'Internationale des bons sentiments, 1946; Le Retour à Hegel, 1950; Sur l'obscénité conjugal, 1951; Marx dans ses limites, 1978].

Sur la reproduction(재생산에 대하여) PUF, ‘Actuel Marx Confrontations’ 총서, 1995. → 김웅권 옮김, 동문선, 2007.

Écrits philosophiques et politiques 2(철학 에세이와 정치 에세이 모음 권2), ed. François Matheron, Stock / Imec, 1995[수록 텍스트 Machiavel et nous, 1972-1986; Sur Feuerbach, 1967; Sur Lévi Strauss, 1966; Sur Brecht et Marx, 1968 ; Cremoni, peintre de l'abstrait, 1977; Lam, 1977]. Machiavel et nous(마키아벨리와 우리)는 『마키아벨리의 가면』(오덕근김정한 옮김, 이후, 2001)으로 출간.

Solitude de Machiavel(마키아벨리의 고독), Yves Sintomer의 서문, PUF, ‘Actuel Marx Confrontations’ 총서, 1998. → 김석민 옮김, 새길, 1992.

Penser Louis Althusse, recueil d'articles(알튀세르를 생각한다: 알튀세르 선집), Yves Vargas의 서문, Le Temps des Cerises, 2006

Politique et Histoire de Machiavel à Marx: Cours à l'École normale supérieure 1955~1972(마키아벨리부터 맑스까지의 정치학과 역사: 1955~1972년 고등사범학교 강의록), Seuil, ‘Traces écrites’ 총서, 2006.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8/07 14:49 2009/08/07 14:49

따뜻한 여름비

2009/08/07 00:25 생활감상문

더위. 더위. 더위. 이건 뭐 돌브레인의 <여름>이 아니어도... 지쳐, 지쳐, 지친다.

이번 주엔 주변 소음에 하루, 열 받아서 하루, 더워서 하루.... 수면 시간 절대부족.

오늘은 그나마 중간에 외근 있어서 낮잠도 못 챙겨 자고... 

다섯시 넘어서 헐레벌떡 낑낑낑... 불어 숙제하고

바쁘고 입맛 없다만 냉장고에 쟁여둔 방울토마토 예닐곱 개, 두유 한 잔,

오후 간식으로 챙겨 간 견과류 한 줌 챙겨먹고...

시청역까지 지하철, 시청역에서 회현동까지 도보로 20분...

지하철에서 벌써 눈은 파르르 떨기 시작한다.

 

언제나처럼 "기본이지, 기본" "기본도 몰라" "날도 더운데 자꾸 열받게 할래"라고

그냥 들으면 '너네 바보지' 하고 무시하는 고등학교 선생님의 폭언 같지만...

나름 전형화된 유머로 자리 잡은 독퇴르 조의 집중력 강화용 추임새에...

잠은 깨고, 수업은 정신 없이.... 아... 그러나 꼬르륵~ 배가 고프다.

 

수업 끝나니 비는 내리고, 우산은 없고, 그나마 누가 지하철역까지 우산을 씌워 준다.

그냥 잠자코 4호선에, 6호선 갈아타고 올 것을... 피곤하고 배고파서 집에 빨랑 오고 싶다고...

택시 탄다고 기어코 반대편으로 건너갔다가... 마침 꺼낸 전화기에서

아바마마가 초저녁에 세 번이나 전화하신 것 발견... 전화 거는 사이...

집앞으로 오는 버스 눈앞에서 놓치고.... 그냥 택시 타려는데... 택시는 안 오고

홍대 역으로 가는 버스가 막 당도한다. 그래 무슨 택시는 택시야,

택시비 있으면 아꼈다 맛있는 거 사먹자.... 하고 버스 탔더니만...

이 버스 생각 외로 많이 돈다. 흑... 배고픈데...

눈꺼풀에 자꾸 힘들어가는데... 배고파서 잠도 못 자는데...

중간에 내려서 택시 탈까... 하다가... 아니다 이미 꼬인 날...

또 조급해하다가 더 고생할라... 우산도 없는데...

그런데 배고프다고 딴 생각하다가... 적당히 내릴 만한 정류장 지나치고....

그예 신촌까지 가서 결국 처음 놓친 집앞에 오는 노선으로 갈아탔다.

 

갈아탈 버스 기다리며 보니... 날은 따뜻하고... 비는 내리고... 몇 해 전 이런 날.

이런 날엔... 산뜻한 영화관에서 영화 보고 나와....

맥주 한잔 상큼히 마셔 주고... 따끈한 비에 뭔가 감각적인 생각들.

지갑이며 핸드폰이며 비닐봉지 구해 집어넣고 일부러 놀이터 가서 비 맞던 기억.

그 밤에 차마 서로 입밖에 내지 못한 말. 나중에 또 어디엔가 그가 써 둔 글에서 발견하고

어쩜, 당신도 나랑 똑같은 생각했구나 싶어 헛헛이 짓던 쓴 웃음까지 파노라마.

[낮에 날아온 잡지에 그의 글이 실린 걸 얼핏 봐서일까—오늘 불어 교재가 "향수"에 관한 파트였는데... 향수 얘기하다가... 요즘 페로몬 향수가 어떻네, 조향사로도 유명한 겔랑 회장이 그렇게 애인이 많았네.... 뭐 그런 이야기할 때... 잠깐 생각했었다. 막 담배를 피운 뒤에도 늘 구분할 수 있었던 그 체취 생각도 좀 나고]

그렇게 또 혼자 피식.

 

그렇게 갈아탄 버스도... 마침 홍대 미술학원가 귀가 시간에 딱 걸려...

홍대 앞길은 그야말로 주차장....

졸린데 배 고파서 못 자고, 거기 그리 갇혀 있으니 문득 서러움에...

H양에게 전화를 건다... "어디야?"

 

지난 주 M군이 나의 "어디야?"가 추궁성 있다며 반발했는데...

이번 주 종강(?)한 사내강의에 따르면, "데리다의 환대"에선

"누구냐?"(주체)나 "뭐하냐?"(대상)보다 "어디야?"(공간)가 존재에 대한 훨~ 중요한 물음이란다.

그래서 전화해서 "어디야?"하고 묻는 게 상당 의미심장하다고....

근데 왜 의미심장한지는 배가 고파서 역시 생각이 안 난다. 노트엔 분명 써 놨을 텐데.

여하튼 역시 버스 타고 집에 가는 길인 친구에게 약간 징징거리니 짜증은 가라앉고...

드디어 집에 도착.

 

잠깐 새 신발에 패션쇼 해보다가... 샤워하고...

말린 살구 두 알, 말린 자두 세 알, 물 반 잔... 이걸로는 속쓰림이 가라앉질 않는다.

오늘은 배고파서 깊이 못 자겠군

(그렇다고 제대로 먹으면 속 더부룩해서 못 자긴 매한가지. 이게 더 기분 나쁘다)

얼른 요가하고... 자다가...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맛있는 밥 해먹어야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8/07 00:25 2009/08/07 00:25

2009/08/06

2009/08/06 00:50 베껴쓰기

이층에서 내려와 현관문을 열고 나설 때만 해도 산책이라면 한 걸음 한 걸음 떼면서 걸어가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걸어가려고 보니까 어쩐지 그로서는 그 한 걸음을 떼기가 힘들었다. 역시 나쁜 징조였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는 맨션 주차장 앞에 서서 좌우로 길게 이어지는 골목길을 바라봤다. 그의 오른쪽 담장 아래 어둠 속에 숨어서 기다리다가, 더는 견디지 못한 길고양이 한 마리가 조금도 머뭇거리는 기색이 없이 그의 앞을 지나쳐 골목 저편으로 사라질 때까지 그는 그렇게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그는 한 걸음을 내디딘 뒤에 자신이 과연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었는데, 그런 불안감이 매일 밤 그를 잠에서 깨우는 심장의 통증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는 차가운 새벽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뱉었다. 폐와 식도를 거쳐서 덥혀진 공기가 이빨 사이로 빠져나갔다. 그는 코끼리와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_김연수,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

 

전전하지 말 것.

날은 계속 덥고, 나는 이미 길을 출발했다.

 

오늘밤, 잠들기 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8/06 00:50 2009/08/06 00:50

J'ai l'air d'un bobo typique.

2009/07/31 09:09 생활감상문

어제 불작문 수업은 "보보스"에 관한 독해와 글쓰기였다. 독퇴르 조가 학생들마다 "자기 자신을 보보스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는데... 나한텐 아예 묻지도 않는다. "르 보보 티피크"란다(내가 생협에서 식재료 사먹고, 월드비전 결연으로 딸 있고, 출판사 다니고... 이런 걸 아시니까 하는 말씀).

 

교재에 따르면... 보보스란... 미디어 계통에서 일하고, 먹고살 만큼 벌고, 친환경 식재료만 찾아다니고, 기부하고, 진보 계열 신문 보고, 별 장식 없는 인테리어 좋아하고, 물걸 살 때는 단순하면서도 진품인지 따지고, 모던한 취향 좋아하고, 창고 개조해서 살고, 환경주의자면서 차는 사륜구동 몰고 다니고, 대중적인 가게에서 옷을 사지만 알고 보면 캐시미어(이건 딱 유니클로 얘기군), 공원 가서 소풍 즐기고, 북카페나 갤러리 전전하고, 어디 멋진 동네라고 소문만 나면 죄다 차지해 버려서 유행의 거리로 만들어 부동산 값만 올린단다. 사회 통합을 지지하면서도 애들은 사립학교 보내고... 시골집 사서 고쳐 살고, 에스닉 스타일 옷을 즐겨 입는... 사람들이다.

 

굳이 목록과 대조하면 그래, 내가 보보스라 불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안 되려고 사실 노력도 한단 말이다. 일단... 부르주아 보헤미안이 될 만큼 벌지를 않는다. 친환경 재료를 선호하지만, 로컬푸드/슬로푸드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고려한 거지, 몸에 좋은 것만 찾아 먹는 건 아니다.  진보건 보수건 딱히 충성하는 신문도 없다. 문화 관련 기사 때문에 인터넷에서 기사를 골라 보긴 하지만 "언론"이라는 특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지난 몇 년간은 모던하면서도 엣지 있는 디자인에 대한 강박이 약간 있었지만, 요즘엔 낭만적인 디자인이나 골동품도 좋아한다. 차는커녕 면허도 없고, 유니클로도 1~2년 좋아했지만, 그것조차도 대량소비를 부추기는 시스템이란 생각에 소비 자체를 자제. 공원 가서 소풍 즐길 시간도 없고, 북카페 가서 시간 보내는 건 사실 별로다. 나에게는 주거지인 홍대가 카페촌이 되어 관광특구화되는 바람에 짜증나서, 그냥 보통 주거 지역으로 이사가려는 참이다. 사회 통합? 나 그런 거 거의 안 믿는다. 각자 자기 편하게 자기 동네서 잘 먹고 잘살기도 힘든데... 뭐하러 남 사는 거랑 나 사는 거랑 비교하고 스트레스 받노? 통합은 개뿔~. 출산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데 사립학교는 무쉰....

 

위에 열거한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보보스 역시 무엇을 소비하느냐로 분류되는 **족의 한 종류일 뿐인 셈이다. 한국에서 보보스를 부를 만한 **족이 있냐는 토론도 어제 해봤는데, 경제 불황이어서 그런지 답은 "없다"로 나왔다. 소비 패턴을 벗어나서 특징을 찾아보자면, 나 이렇게 멋지게(의식 있고, 스타일리시하면서, 미래에 대한 안전도 보장받으며) 살고 있어~ 하는 우월감 혹은 자의식이 보보스의 핵심 아닐까? 난 아니라고. 의식은 개뿔~ 직장 생활하기도 바쁘고, 스타일은 점점 관리(빨래/청소/머리손질)하기 편한 쪽으로 바뀌어 가고, 에스닉은 이제 지겹고, 동생이랑 가끔은... 우린 정신의 귀족이야...라고 자조하기는 하지만, 청소만 잘된 집에 들어올 수 있으면 만족하는데... 왜 아직도 남들에게 보보스로 보이는 걸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7/31 09:09 2009/07/31 09:09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2009/07/21 23:53 생활감상문

 Henri Toulouse-Lautrec, The Two Girlfriends, 1894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그 말을 들은 것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한 입 베어 물은 순간이었다. 하루 종일 졸던 눈이 번쩍, 귀는 쫑긋(지난 주부터 정례화한 아침 운동이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 몸은 개운하지만 자꾸 졸리다. 오늘도 아침 10시부터 졸음이 와서, 본격 머리 쓰는 일은 못하고... 겨우 제안서 하나 쓰고, 오후엔 익숙치도 않은 인디자인으로 새 원고 조판하느라 머리 쥐어 짜다가... 헐레벌떡 정쿤과 함께 LJW선생님&KYB선생님 인터뷰 갔는데... 선생님이 말씀하시는데 옆에서 졸다가 깨다가 눈이 어찌나 감기는지... 사무실로 돌아와 업무 정리하면서도 퇴근하고 불어학원을 갈까 그냥 집에 가서 바로 잘까 고민하느라 10분이나 늦게 나왔다). 오오, 이 무슨 신선한 대사란 말인가. 한숨 졸면서 타고 가려던 604번 버스(회현역까지 직통)가 오질 않아 603번 타고 서소문에서 내려 북창동~소공동 가로질러 알리앙스 프랑세즈로 걸어가는 길에... 졸리다고 저녁도 안 먹고 퇴근(보식 시간인지라 회사 냉장고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들인 포장죽을 쟁여 놓고, 전자렌지로 데워 먹고 있다)한지라 간단히 요기라도 해야겠다 싶어 간만에 웨스턴조선호텔 앞 패밀리마트에 들른 참이었다. 참치마요네즈 삼각김밥 하나, 삼다수 한 통. '이런 식의 때우기용 식사는 하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배 고파서 수업에 집중 못하면 안 되니까... 생각하며 한 입 베어 물어... 보식 기간이니까 50번 씹어야지 하고 있는데... 들려온 그 한마디. 옆자리에서 큰사발 먹던 두 여인의 대화다. 어어~ 이것이... 뭐랄까... "나 연애 시작했어"도 아니고 "작업 대상이 생겼어" 혹은 "사귀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 혹은 "나 꽂히는 남자 있어"도 아니고... 순수한 자기 발견 혹은 자기 긍정이랄까, 참 순수하게 들리는 것이... 이렇게 내밀한 고백을 엿듣게 되다뉫... 신선한 걸?

'어떤 사람이지? 어떻게 만났지? 아아... 수업 시작할 때 다 되었는데...' 혼자 애를 태우며 귀를 쫑긋하며서 대화를 들어보니.... 그의 이름은 재범. 알고 보니... 고백을 들어주는 친구 쪽도 알고 있는 남자. 오히려 고백한 여인은 그의 생김새와 이름밖에 모른다. '아아, 뭐지? 같은 거래처? 아니, 젊은 아가씨들인데... 같은 학원? 같은 교회?' 혼자 추리에 들어간 순간... "너 2PM 멤버인 줄 몰랐어?" "응, <10점 만점에 10점>만 들어봤지, 멤버가 누군지는 잘 몰랐어. 근데 어제 TV 보다가 처음 봤는데 완전 가슴 설레더라..."

웅... 내 김이 샐 건 없지만(덕분에 반만 먹으려던 삼각김밥만 다 먹었다. 30번씩만 씹고),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얘기였으면 훨 더 재미있었을걸. 모르는 사람의 연애담 듣기... 가끔은 재미있는데 말이야. 어쩐지... 편의점에서 라면 먹다가 묻지도 않았는데 친구한테 누구 생겼다는 얘길 하는 게 쫌 bizard하긴 하지. 나도 2PM이 일곱 명이라는 거 말고는 모르니까 나도 나중에 반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라고 말할 거 같지는 않아 쫌 속은 기분이 들더라구. 덕분에 잠 깨서 수업을 잘 들었지만 말이얌.

 

 

익명의 16세기 독일 음악가, Dantz Megdelein Dantz(Dance, Girl, Dance)

<암머바흐 하프시코드 작품집>, 연주 글렌 윌슨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7/21 23:53 2009/07/21 23:53

햇감자 스프

2009/06/30 10:57 생활감상문

어젯밤엔 원래 회사 블로그에 게재할 알바 체험기를 쓸 예정이었다. 책 마감하느라 바빠서 못 썼지만, 몇 주나 구상을 해두었기 때문에 30분이면 다 쓸 줄 알았다. 이건 뭐 거의 일기처럼 쓰면 되지...하고. 그런데 3주간 이탈리아로 연수 갔다가 남자친구네 식구들이 사는 암스테르담까지 찍고 돌아온 Y양과 퇴근 후에 차 한 잔 하면서 여행 이야기 듣다 보니 훌렁 한 시간이 지나갔다. 집에 돌아와 평소보다 늦은 저녁(이라 해봐야 역시 야채와 고구마)을 먹으면서, 낮에 생협에서 도착한 야채들을 냉장고에 넣다 보니 자리가 모자랐다.

회사에서 앞자리에 앉은 J팀장이 요새 주말농장에서 야채를 키우는데(아이가 두 돌 지나니까 뒤늦게 면허를 따서, 새로운 가정교육 프로그램 실행중^ ^) 감자를 캤다며 낮에 한 봉지를 건네 주더라구. 조금 일찍 수확한 것이라 알이 좀 잘다. 쪄 먹기보단 알감자조림 하면 맛있을 사이즈인데... 내가 무언가 간장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려면 앞으로도 한 달은 있어야 하니 그때까지 신선도 보장 못할 터.... 바로 요리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큰 건 골라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잔챙이들만 골라 햇감자 스프를 끓였다. 땀 뻘뻘 흘리며, 스프 끓이고, 일주일 동안 하루 세끼 먹었더니 이제는 먹기가 싫어진 오이는 피클 담그며 또 하룻저녁이 훌렁... 알바 체험기는 5줄 쓰다가 졸려서 일찍 취침.

창문 반쯤 닫아 놓는 거 잊어버리고 잤더니 새벽에 추워서 깼다가 창 닫고 다시 잤다가 늦잠에 지각까징.T T 그래도 감자스프는 인기가 좋았다. 역시 요리는 재료가 7할.^ ^

 

재료

  • 잔챙이 감자 10개(큰 감자면 3개쯤?)
  • 양파 1개
  • 대파 뿌리 부분(흰색 부분만) 1대분
  • 올리브유 3큰술
  • 구은 소금 약간
  • 후추 약간
  • 물 2~3컵
  • 우유 1컵

(취향에 따라, 월계수입, 정향, 파슬리가루, 치즈, 생크림 등을 넣을 수 있다)

 

요리법

  1. 양파와 대파는 굵게 채썬다. 감자는 굵직하니 채썰어 찬물에 담근다(감자 표면의 전분을 제거해야 볶을 때 안 탄다).
  2. 우묵한 냄비를 달궈 올리브유를 두르고, 기름이 충분이 뜨거워지면 채썬 양파와 대파를 넣어 볶는다. 이때 소금을 1/2작은술 정도 넣어 밑간을 한다.
  3. 양파가 반쯤 익으면 찬물에 담궜던 감자를 체에 건져서 물기 털어내고 함께 볶는다. 감자는 표면만 약간 익을 정도로 볶으면 된다(양파와 대파가 충분히 익어야 단맛이 깊어진다).
  4. 양파와 감자에 물을 붇는다. 물은 양파와 감자가 잠길 정도면 된다. 센불이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약-약불로 줄여서 30분 이상 익힌다(양파와 감자를 굵게 채썬 이유는 굵게 썰어 한참 끓여야 야채 본연의 깊은 맛이 충분히 우러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이러면 굳이 고기육수를 쓰지 않아도 된다. 허브는 이때 넣으면 된다).
  5. 감자에 숟가락만 대봐도 뭉그러질 정도로 푹 익으면 불을 끄고, 한김 식힌다.
  6. 식은 양파-대파-감자-국물을 믹서에 넣고 우유를 넣고 간다(취향에 따라 우유를 가감해 농도를 맞추면 된다. 월계수잎을 넣었다면 이때 빼고 간다).
  7. 소금, 후추로 간해서 바로 먹어도 되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차갑게 혹은 따뜻하게 먹으면 된다. 냠냠~

 

* 부드러운 걸 좋아하는 잡식자라면, 생크림을 넣어 데워 먹어도 좋고, 짭짤한 맛을 선호한다면 데운 후에 치즈를 올려 녹여 먹어도 된다.

** 브로콜리 삶아 놓은 게 있으면 같이 갈면 브로콜리 감자 스프가 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6/30 10:57 2009/06/30 10:57

장마철 개시

2009/06/29 08:47 생활감상문

Between the Rains, 출처 http://www.rosi-photo.com

 

아직 겨울 코트도 정리해 넣질 않았는데 여름 장마다. 연간으로 시행하는 보름짜리 야채요법1 일주일째. 기운 없고 어질어질하던 것은 덜하다만 계절 바뀌는 기분에 좀 심란하기도.

별다른 일 하나도 없고, 바쁜 가운데 착실히 일도 하고 있고, 누구 나 괴롭하는 사람도 없고, 결정적 순간 같은 건 기다리지도 않은 가운데...... 느는 건 TV 시청시간뿐이고, 누구한테 전화를 하지도 않고, 누가 전화를 하지도 않고, 가방엔 책이 한 권 들어 있고, 운동도 하지 않고, 왜 갑자기 한 달째나 이렇게 철저한 일상 모드인 건지 나도 어리둥절. 뭐 들끓는 게 없을 때 야채요법을 하면 좋겠다 싶어 몇 달간 생각만 하고 미루던 것을 지난 주 불현듯 시작했더니...... 더 기운은 없어졌다만, 몸은 가볍고, 불면증은 없어졌다. 여름엔 이런 게 건전하지.

비가 오는데, 술을 마시러 갈 수도 없으니... 장마철맞이 집안 대청소를 해야겠다. 곰팡이들 쓸어내면서...... 어디까지인지, 좀더 들어가 보자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 보름간 삶은 감자나 고구마, 단호박 등을 주식으로 하고, 부식은 소금간 안 된 각종 야채로 하루 세 끼를 먹는 것. 단식은 아니지만 장청소에 꽤 효과가 있다. 단기간에 불과하지만 얼굴도 핼쓱해지고, 피부도 고와진다. 이것도 끝나면 보름 이상 보식을 해야 한다텍스트로 돌아가기
2009/06/29 08:47 2009/06/29 08:47
─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