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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이렇게 예리한 통증을 느낀 건 참 오랜만이야.

 

평소에 느끼는 불쾌감, 화남, 이런건 꼭 설사하기 전에 배아픈 것처럼 부글부글 끓긴 해도 이렇게 '헉' 소리가 날 정도는 아니거든.

 

근데 니가 그 말을 했을 때 나는

누운 채로 천정에서 난데없이 떨어진 칼을 가슴에 맞은 것 같았어.

 

참 신기한 일이야. 어떻게 감정상태가 신체적인 고통과 그렇게 비슷하게 느껴지는지.

내가 들은 말은 분명 청각 신경을 통해 뇌로 들어갔는데

가슴 한가운데 느껴진 그 통증은 정체가 뭘까?

어쩌면, 가슴 한가운데를 담당하는 감각중추에 심한 충격, 슬픔을 전달하는 신경세포가 몇가닥 뻗쳐 연결되어있나봐. (아니면 그거 정말 너무 열받아서 관상동맥이 수축해서 심장이 아팠던건지도 몰라 ㅋ)

 

하루정도 지나면서 어제 일을 자꾸 생각해보는데,

어제도 너는 니가 원하는 것만 하려고 했고

나는 내가 원하는 것만 하겠다고 했고

그러다가 너도 나도 상처만 받은 것 같아.

근데 니가 더 많이 상처받았나봐. 나한테 그런 말까지 한 걸 보니까.

나를 너만큼 상처받게 하려고 그런거라고 이해할게.

근데.. 그렇게 아팠냐?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참 바보같다. 그게 뭐냐? 으이그.

(그리고 말이야... 그때 난 계속 졸다 깨다 했거든... 반쯤 잠들었을 때 니가 뭔가 물어본 거 같은데 깨보면 니가 막 한숨쉬고 있고 그랬어. 그래서 완전 자다가 날벼락 맞은 기분이야..... 역시, 내가 맨날 졸린게 졸라 큰 문제야.)

 

 

아마 지금 넌 나에 관한 흔적들을 피하고 있을거야.

기억은 무의식 속으로 밀어내고,  인터넷에 뿌려진 내 파편들은 외면하면서.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란 걸 알아.

그렇지만, 잘 해내길 바래.

그게 널 치유하고 화를 풀어줄 수 있다면.

그래서 우리 관계가 조금 더 빨리 회복될 수 있다면.

 

음... 덤으로

저주의 문자같은거 보내도.... 봐줄게. ㅡ.ㅡ

 

 

아오~~ 딴엔 뭔가 나아지게 해보려고 한건데

더더 힘겨워진 날들이 앞에 딱버티고 있다.

젠장.

 

 

 

 

그런데 쓰고 다시 생각해보니까

니가 이 글 보면 기분나빠할 것 같아.

왜냐면 내가 이해한다고 했잖아.

너는 내가 너를 이해하기를 바란게 아니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서 머리털 쥐어뜯으며 괴로워하기를 바란 건지도 몰라.

게다가 나 갑자기 반말 막 하고 있다.

니가 그렇게 반만하라고 했는데 굳이굳이 존댓말쓰다가....

근데 이제 반말하고싶어졌어.

지금 존댓말하면 왠지 너를 어른대접 해야할 것 같아서.

이 상황에서 널 어른대접까지하잖아? 그럼 나 속병난다.

 

여기다 이런 얘기를 쓰고싶어진거,

어쩌면 내 자기치유의 본능 때문인지도 몰라.

그러니까, 내가 듣고싶지 않은 말을 여기다 주절거린 걸 어쩌다 발견하더라도,

그리고 그 말이 반말지거리라도,

게다가 나의 오해와 아집투성이 잠꼬대 같더라도

이게 얘의 방법이구나...

하고 지나쳐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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