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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비하면 제 나이에 알맞은 히스토리를 가진 내 동생 돼지는 연애의 달인이다.
요즘 돼지가 바다건너에 있는 바람에 전화로 연애상담 받고 그랬었다.
부모님의 귀쫑끗 검열을 피하기 위해, 동생의 영어 연습을 핑계삼아 영어로다가 대화를 했지.... (설마 다 알아듣고 계셨던건 아니.. 겠...지...?!?!)
그러던 얼마 전, 돼지가 요즘 뱃속 살살 간질간질 연애도입기임을 알려왔다.
이런저런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좋겠다 야...
이러는데 뜬금없이 얘가 이런 얘기를 한다.
'I live with three roommates and he lives with his, so you don't need to worry'
'어쩌라고? worry about what? 설마 sex?'
'yeah'
'why would i?'
'치, you, my sister, don't care about me?!'
'I do, but I believe that you will do what you want and will make right decisions. you know what makes you happy and can avoid uncomfortable situations, can't you?'
'알았어'
자기 딴엔 내가 걱정할까봐 미리 배려했는데
내가 너무 쿨하게 굴었나부다. 진짜 서운해하는 것 같았음.
진보블로그 메인에서 본 어느 블로그에,
중학생 딸이 연애한다고 걱정하는 엄마의 글을 읽고
문득 이 대화가 생각났다.
나도 동생이 아니라 딸내미였다면
이렇게 쿨할 수 없었으려나?
이 감동을, 순간순간의 떨림, 벅찬 슬픔, 감격, 충격, 아픔, 그리움, 희열, 고통들의 우르르르 하는 진동을 내 안에만 담아둘 수 없어서
어떻게든 어떤 수단에든 의지하여
꺼내놓고 싶어서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하고
연주도 하고
말도 하고
글도 쓰고
춤도 추고
그러는데
나는 예술가가 아니지만
언제 한번,
꺼내어진 그것이
정말 내 안에서 요동치던 것과 정말 닮아있는
그런 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육체를 벗어버리고 거울을 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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