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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질이었다.
말하는 것도 글쓰는 것도 버거워
마음먹은 것이 웃는것이었다.
목이 쉬도록 웃고
기진맥진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개나리도 목련도 검은 주황색이었다.
그것은 눈을 감아도 그대로였고
집으로 가는 길은 내게 아무 의미도 없었다.
또다시 병이 도지고 있었다.
갈구. 틈만 나면 비집고 나오는
이 무의미를 끝내자는
그 죽음에의 갈구.
내가 창조하지 않은 이 병은
그러나 나의 죄악이 되어 내 손발을 묶는다.
욕망이 시작되었을 때 종교는 나에게 원죄가 되었다.
붉은 가로등을 등지고, 저기 장례의 행렬이 다가온다.
가운데 선 소년의 팔에 작은 관이 들려있다.
그들의 흐느낌은 내 귓속의 음악과 어울려
검은 행렬의 실루엣을 따라 커져가고
마침내 그들의 앞에 섰을 때
그 관에는 '썬키스트 오렌지' 라 씌어있었고
흐느낌은 음악을 압도하며 웃음소리로 변했다.
나는 죽음에 다가가다
삶에게 조롱받고
도망쳤다.
언제부턴가
죽음도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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