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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곡식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노력하는 만큼 거두는 것입니다. 자기 인생에 방일한 자가 좋은 결실을 거두려고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노력 이상의 것을 거두려고 하는 마음은 도둑 심보요, 사기꾼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그런 욕심을 가진다고 해서 노력 이상의 결실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오로지 뿌린 대로 거둘 뿐입니다. 시차가 있을 뿐 내가 하지 않은 결과가 내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선업의 씨앗을 뿌리면 복이 되어 오고 악업을 지으면 화가 돌아옵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선업을 쌓을 생각은 않고 좋은 결실만 거두려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닌데도 그런 헛꿈을 꾸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는 일마다 나쁜 짓이요, 편법과 부정을 저지르면서도 결과가 좋기를 바라는 대표적인 인물이 MB입니다.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고, 용산에서 많은 국민이 불에 타 죽었는데도 사과 한 마디 안한 자입니다. 포크레인으로 뭇생명의 터전을 파괴하는 4대강 공사를 밀어붙이면서도 잘했다고 큰소리치는 자가 MB입니다.
 
그런 잘못을 저지르고 자기가 믿는 하나님께 빈다고 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죄 지은 자가 와서 돈 바치고 빈다고 그걸 받아준다면 부처님이든, 하나님이든 부정한 뇌물을 먹은 죄로 고발해야 합니다.
 
자기 행위에 대한 업보는 피해갈 수가 없는 겁니다. 자기가 지은 것 남이 대신 받을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도, 부처님도 대신 복 받을 수 없고 벌을 대신 받을 수 없습니다.
 
<폐초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고(苦)와 낙(樂)은 그 뿌리가 있는 법이니, 악행을 하면 죄가 따르게 마련이고, 선행을 하면 복이 따르게 마련이다. 재앙이나 복덕은 자기에게 있는 것인데 어리석은 사람들이 저 멀리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림자가 형체를 따라다니는 것처럼 사람이 지은 선(善)과 악(惡)은 그 사람을 따라붙는다. 마치 씨앗을 뿌리면 씨앗은 밑에서 썩지만 씨앗에서 나온 뿌리는 줄기와 잎을 내고 꽃에서 열매가 열리는 것과 같이 사람이 죽어 몸을 버리지만 그가 지은 업이 없어지지 않는 것도 그와 같다.
어떤 사람이 밤에 글을 읽다가 불이 꺼져도 글자는 그대로 있는 것과 같이 자기가 지은 업에 죄와 복이 남아 있는 것도 그와 같다.”
 
내곡동 금싸라기 땅에 사저를 짓겠다며 편법으로 땅을 사, 온 나라가 시끄러웠습니다. 한 나라의 최고위 공직자인 대통령이라는 자가 모범은 못 될망정 갖은 편법을 동원해 추태란 추태는 다 부리고 있습니다. 나라 돈과 개인 돈을 섞어서 사익을 위해 사저를 마련해 놓고도 뻔뻔스럽게 문제없다고 합니다.
 
이런 나쁜 짓 하면 인과가 분명히 따릅니다. 그런데 참 기가 막힌 것은 땅 살 무렵이던 올 6월 13일 MB가 라디오연설을 하면서 한 말입니다.
 
'작년에 정부가 공정사회를 국정비전으로 제시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관행이라고 보는 것 중 상당한 부분이 공정사회의 기준에 맞지 않습니다. 관행화된 비리와 부정이 젊은 세대의 희망을 빼앗고 서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습니다.
...
우리가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관행과 비리에 대해 과감하게 자를 것은 잘라야 합니다. 국민들은 무엇보다도 선출직과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를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말로는 국민들이 선출직과 고위공직자들의 부패를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하면서, 뒤로는 국민 세금으로 퇴임 후 자기가 살 집을 편법으로 사들였던 것입니다. 잘못은 자기가 저지르고 있으면서 정말 사돈 남 말 하듯 하는 것을 보면 정말 기가 막히고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어 보입니다.
 
그의 말을 더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인도의 압둘 칼람 전 대통령도 공직자의 훌륭한 귀감입니다. 칼람 대통령은 2007년에 퇴임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5년 전 옷 가방 두 개를 들고 대통령궁에 들어왔고, 이제 그것을 들고 떠납니다.”
 
국민소득 3만불, 4만불은 노력하면 머지않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득이 아무리 높아져도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면 참으로 염려스러운 일입니다. 저는 소득이 높고 불공정한 사회보다는, 소득이 다소 낮더라도 공정한 사회에서 사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뼈를 깎는 심정으로 단호하게 부정과 비리를 척결해야 합니다. 나 자신도 오늘의 일을 보면서 분노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의 일을 보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는 것은 MB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일 것입니다. 잘못하고도 반성을 하지 않고 뻔뻔스러운 MB를 보고 있으면 그가 과연 어떤 업보를 받으려고 저렇게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나 싶은 연민이 생깁니다. 일국의 대통령이 된 자가 천명의 하나님이 출현해도 구제 못할 잘못을 거듭 짓고 있는지 안타까울 지경입니다.
 
MB의 과보는 MB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뽑은 국민도 그 과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잘 살게 해준다는 눈앞의 이익 때문에 MB를 찍었습니다. 부자되겠다는 욕망 때문에 눈이 멀어 찍었습니다. 그 과보를 지금껏 받아왔고 MB가 대통령으로 있는 날까지 더 받을 것입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자기의 선택으로 인한 결과를 받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올바른 판단으로 옳은 선택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옳은 판단에 기초한 옳은 행동이 있을 때 선업에 따른 올바른 결실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인생이란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삶이 바뀌는 것이고 운명이 바뀌는 것입니다.
 
우리가 옳은 판단, 옳은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탐진치(貪瞋痴)때문입니다. 일어나는 탐욕을 다 채울 수 없어 화가 나고, 화가 일어나면 눈이 어두워져서 어리석어지는 것입니다. 어리석음에 빠지니 잘못을 저지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다시 화가 일어납니다. 이렇게 탐진치의 업력은 서로 물리고 물리면서 우리의 삶을 고통에 들게 합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를 삼독심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벗어나려면 자신의 잘못을 바로 봐야 합니다. 탐진치 삼독심이라는 업의 그물에 갖힌 우리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와 마찬가지 신세입니다. 물고기가 그물에 걸린 줄 안다고 해도 쉽게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노력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물에 걸린 줄도 모르면 빠져나갈 생각도 않고 있다가 식탁 위에 올라 죽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의 잘못된 업에서 벗어나려면 성찰을 해야합니다. 이 어리석은 업, 탐욕에 빠진 업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 수행이고 정진입니다. 자신이 업의 그물에 걸린 줄 바로 알면 벗어날 지혜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저물어 가는 가을 낙엽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을 깨닫는 것이고 무상함을 알아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 것입니다. 수행을 통해 지혜를 얻고 그 지혜를 가지고 이 무상한 삶을 무상하지 않게 만들어가는 것 역시 불교입니다.
 
 
이미 우리 모두에게 바로 그러한 지혜가 있습니다. 그 종자는 농사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훌륭하게 자라나 열매 맺을 수도 있고, 채 피기도 전에 말라죽기도 할 것입니다.
 
밤낮으로 곡식을 키우는 농부의 마음처럼 우리도 마음밭의 종자를 키우는 수행 농사를 지어가야겠습니다. 논밭의 농사야 계절이 있지만 마음 농사는 그 시작과 끝이 없는 일이기에 자연이 결실을 거두고자 할 때인 지금, 우리는 오히려 씨뿌리기를 할 수도 있으니 더 좋은 농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 깊이 자신을 들여다 보는 성찰을 통해 참된 평안을 얻고 행복해지길 기도하겠습니다. 올 한해 농사를 후회없이 잘지으소서.  '명진스님의 말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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