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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철거하다.


 

 

사랑의 집짓기 사업을 위해 집을 철거하러 갔다. TV에서 하는 "러브하우스" 비슷한 일이다. 도저히 집을 고치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위해 기획된 사업이고 오늘 철거한 집이 벌써 6호째이다. 집주인 할아버지는 35년 동안 사신 집이 뜯겨나가는게 내심 섭섭한가보다. 사업을 시작하고 철거에 참여한게 벌써 여러번인데 이번 집은 나도 뜯겨나가는게 내심 섭섭하다. 때묻은 기와를 들어내니까 황토를 발라놓은 지붕과 세상 풍파를 다 겪은 듯한 흠집많은 대들보가 나온다. 꽤나 정성들여 쌓아놓은 듯한 벽돌들을 걷어내고 먼지뿌옇게 쌓인 문짝과 창문들을 떼어내고 장비를 투입해서 35년의 흔적들을 하루만에 내려 앉히고 말았다. 이렇게 나는 또 한 가족의 추억을 철거해내고 차가운 금속 느낌의 판넬집을 올릴 것이다. '사랑의 집짓기'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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