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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8회)

 

들리세요? (8회)

 

 

1

 

날씨가 따뜻했다가 추워졌다가 다시 따뜻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을에서 서서히 겨울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여름의 여운이 남아 있는 거 같은데 겨울이라니...

 

거기다가 이제 11월이 됐습니다.

저기 얼마 남겨두지 않은 곳에 연말이 보이는군요.

어느 순간부터 한 해 한 해 지나는 것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게 됐지만

연말이 다가오면 괜히 기분이 싱숭생숭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며칠 전에 마트에 가서 유자차를 한 통 사왔습니다.

맛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지만

매일 마시던 커피 대신 유자차를 마시니 아주 조금 상쾌한 기분이 도는 것도 같습니다.

 

그냥 이유 없이 가을 분위기에 젖어볼까요?

오래간만에 차중락의 분위기 잡는 목소리로 첫 곡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듣겠습니다.

 

 

찬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면

따스하던 너의 두 뺨이 몹시도 그리웁구나

푸르던 잎 단풍으로 곱게 곱게 물들어

그 잎새에 사랑의 꿈을 고이 간직하렸더니

 

아~아~아~아~ 그 옛날이 너무도 그리워라

낙엽이 지면 꿈도 따라 가는 줄 왜 몰랐던가

사랑하는 이 마음을 어찌하오 어찌하오

너와 나의 사랑의 꿈이 낙엽 따라 가버렸으니

 

아~아~아~아~ 그 옛날이 너무도 그리워라

낙엽이 지면 꿈도 따라 가는 줄 왜 몰랐던가

사랑하는 이 마음을 어찌하오 어찌하오

너와 나의 사랑의 꿈이 낙엽 따라 가버렸으니

 

 

2

 

인터넷에서 글을 하나 발견했는데요

혹시 도움이 되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 해서 소개합니다.

 

 

밤에 쉽게 잠을 자지 못해서 고생하시는 분들 많으시지요?

저도 최근 불면증으로 만만치 않게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더워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면서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막걸리 한 병 먹으면 그런대로 잠을 잘 수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막걸리 한 병이 두 병으로 금방 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더위가 물러가고 서서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더 문제가 생겨버렸습니다.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먹다보니까 술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자기가 더 힘들어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술을 먹고 잠을 자면 다음날 몸이 무거워지고

그 여파로 그 다음날에는 잠을 자는 게 더 힘들어집니다.

이렇게 몇 달을 보내고 나니까 이제는 몸에 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술도 잘 들어가지 않을 뿐 아니라 술을 먹어도 오히려 더 정신만 말똥말똥 해지고...

몸은 점점 더 축나는 게 느껴지고...

이러다가 정말 폐인이 되겠더라고요.

 

나름대로 먹는 것도 신경을 써보고, 무거운 몸을 달래기 위해 사우나도 자주 하고, 가벼운 운동도 해보고, 나름대로 마인드컨트롤도 해보고 그랬지만

밤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몸이 너무 무거워서 무작정 시청역에서 내렸습니다.

마침 그날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서 정동길을 걷기 시작했지요.

곧 경향신문사까지 가버려서 좀 아쉬운 마음에 경북궁쪽으로 가서 경북궁길을 걷고

이어서 북촌마을길까지 쭉 걸어갔습니다.

그렇게 길을 걷다보니까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그래서 좀 무리이다 싶기는 했지만 종로길을 따라서 종묘공원까지 걸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날 집에 왔더니 오히려 몸이 가뿐해졌습니다.

다리가 좀 아프기는 했지만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풀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에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잠들 수 있었습니다.

물론 술도 먹지 않았습니다.

 

다음날에는 몸이 좀 무겁기는 했지만 낮에 편안한 기분으로 동네를 크게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몸이 약간 무거워지는 것 같아서 스트레칭을 자주 했고

그날 밤에는 일부러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생각만큼 쉽게 잠이 들지는 않았지만

술을 먹지 않고 또 다시 일찍 잘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심삼일이라고 셋째날에는 몸이 많이 무겁더군요.

그래서 걷기를 중단할까 생각했지만

아주 짧게 걸어보자고 집을 나섰는데

몸이 너무 무거워서 중간에 포기하고

사우나로 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나왔습니다.

그러고 나니 몸이 조금 개운해져서 아주 가볍게 동네를 돌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스트레칭 대신 집안 일을 이것저것 하고 나서

또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낸 지금 더 이상 술을 먹고 잠을 자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제 삶이 갑자기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밤에 쉽게 잠을 잘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 좋습니다.

저처럼 불면증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하루 1시간 걷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1주일이면 그 효과가 확실히 나타납니다.

 

 

3

 

안녕하세요, 꼬마인형이에요.

오늘 방송에는 두 분의 사연이 도착했네요.

그 중에서 먼저 한지은님의 사연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나무에는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고

땅 위에는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있는 토요일 오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어서 조금 떨어진 공원을 찾았습니다.

마침 날씨도 너무 좋아서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그만이었습니다.

 

그렇게 가을을 느끼면서 천천히 걸어가다 보니

어린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가족들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걸어가는 연인들

유치한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는 중년의 아주머니들

손자의 재롱에 입이 찢어진 할머니들

친구들과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있는 학생들

이런 사람들이 곳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공원을 산책하던 저는

30분만에 공원을 나와 버렸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사람들 속에서

저만 자꾸 외롭고 불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우울해진 것은 아니지만

기분이 참 묘한 토요일이 되버렸습니다.

 

 

아이고, 한지은님도 가을 기분 내려다가 꿀꿀해져버리셨군요.

뭐, 흔한 일이지요. 그렇죠?

아닌가? 히히히히

 

한지은님, 기분이 꿀꿀해질 때는요 좋은 생각하면 조금 나아지는데...

음... 뭐, 그런 거 있잖아요.

“나는 의외로 괜찮은 사람이다. 세상 사람들이 그걸 몰라줄 뿐이다.”

아니면

“주위를 둘러봤더니 나 때문에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

음... 그것도 아니면

“나에게 숨겨진 능력이 의외로 많아서 그 동안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뭐, 이런 것들요.

조금 억지스러운가?

 

프로야구 LG트윈스가 꼴찌를 하다가 새로운 감독이 와서 4등까지 올라갔잖아요.

새로운 감독이 오고 나서 덕아웃에 붙여놓은 구호가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하다”였어요.

그렇게 자신감을 갖게 된 선수들이 기적을 만들었다고 언론에서 많이 얘기하잖아요.

한지은님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음... 한지은님에게도 뭔가 자기만의 장점이나 능력이 있을 거예요.

예를 들면, 성민이는 종이접기를 잘하기 때문에 종이접기 한 것을 아이들에게 나눠줍니다.

저는 노래를 잘 불러서 가끔 사람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거든요.

한지은님도 그런 능력이 분명히 있잖아요.

그 능력을 발휘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는 거예요.

그러면 조금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어... 이런 것도 있겠다.

보내신 사연을 보니까 글을 아주 깔끔하게 잘 쓰시네요.

아, 이거 립서비스로 하는 말 아니에요.

진짜예요.

그런 건 어때요?

가끔 여기에 사연을 보내주시는 거예요.

성민이랑 제가 사연에 정말 목말라 있거든요.

한지은님이 사연을 보내주실 때마다 제가 정성을 다해서 읽어 드릴게요.

헤헤헤

 

한지은님, 저랑 같이 우주여행 떠나보실래요?

어때요? 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요조가 같이 부릅니다.

‘그런지 카’

 

 

그런지 보이와 그런지 걸은

그런지 카를 타고 여행을 떠나요

 

긍정적 우주별에서 온

왕자와 무희도 여행을 떠나요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오~오~ 워어~워워워)

 

싸이코 드러머와 까칠 공주도

그런지 카를 타고 여행을 떠나요

 

변태총각과 요조숙녀도

그런지 카를 타고 여행을 떠나요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오~오~워~)

 

Go to the star!

(오~ 예!)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오오오~ 워~)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Go to the star!

(오~오~ 워~워~워~워)

 

(아자!)

 

 

4

 

다음은 이 방송의 단골손님이신 득명님의 사연이랍니다.

 

 

안녕하세요..  꼬마 도깨비님

 

오늘.. 난타공연 연습을 하고 왔는데.. 많이 속상했어요. 제가 열심히 갈키고 있는데.. 못미더워서인지 누군가 난타 하시는 아주머니를 데려오셨거든요. 수업때 맨날 보던 저보다는..  누군가를 모셔와서 더 잘 공연하고 싶다는 욕심에서 일거같은데.. 자존심 구겨졌어요. 원래 인생은 제 멋에 사는거 아닌가요? 어찌보면 제가 그 예술하는 사람들 습성을 닮아가고 있는 것도 같아 반성도 되고요. 암튼 그분은 오셔서 열심히 갈켜주셨거든요.

 

사실 제가.. 고딩때 기로에 섰던적이 있었어요. 음악이 넘 좋았거든요. 아.. 이 길로 걍 나갈까? 어쩔까? 하다가.. 집도 넉넉하지 않고.. 배워놓은 악기라고는 사물. 어린 마음에도 이길이 배고플거 같아.. 포기하였죠. 지금 마트를 다니고 있는데.. 역시 배고프네요. ㅠㅠ 걍 저지를 걸 그랬나봐요.

 

지금도  인터넷으로 국악방송을 종종 들으며 판소리를 따라 하기도 하는데요. 음악에 국악에 자꾸 기웃거리게 되네요. 신청드릴 곡은 국립국악원의 피리주자 안은경의 '바람이 되어라'라는 노래예요. 죄송해요. 읽는 라디오라 노랫말 있는 노랠 신청드려야 하는데.. 또 경음악이네요.ㅋㅋ 국립국악원이 어떤 곳이냐하면요.. 한해에 수만명의 국악대학 학생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그중에 전교 1등? 정도해야 들어갈 수 있는.. 국악 중학교를 거쳐 국악고등학교.. 국악대학교.. 이런 엘리트 코스를 밟아도 아주 갱신히 들어갈 수 있는 암튼 최고수들의 집합소예요.

 

국악방송에서 들은 바람이되어라 란 곡은 얄미울 정도로 좋은 노래같아요. 그러나.. 저는 대중음악을 하고 싶은데요.. 대중음악의 주류들은 비전문가들이란 믿음?이 저에겐 있어요. 언젠가 제도권 국악에 한방 날리고 싶은게 제 꿈이예요. 지금 별로 갖춰진건 없지만... 나이도 40줄이 훌쩍 넘어버렸지만.. 이들에게 통쾌하게 한 방 날려줄거예요.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요. 꼭이요. 음악으로. 상상만으로도 신나는 일 같아요. 그런짓해서 쌀이나와 밥이나와? 하실지 몰라도.. 어쩔 수 없어요. 인생 뭐 있어요? 제 잘난 멋에 사는거잖아요. 돈 없고 빽없어도.. 이런 국악 엘리트들에게 한 방 매겨주고 싶어요.  국악으로.

 

그럼..  건강하세요.

 

 

우와~ 득명님, 이번에는 사연을 엄청 길게 써서 보내주셨네요.

감사 감사 감사

 

득명님 사연을 읽고 성민이가 처음에 뭐랬는지 아세요?

“강사 있는데 다른 강사 데려오는 건 강사가 미덥지 못하다는 뜻 아냐? 그걸 왜하냐?”

가끔 보면 성민이가 말을 너무 단정적으로 하긴 하는데

그렇지만 저도 성민이 의견에 찬성했어요.

득명님이 무슨 사연으로 난타공연 강사를 하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돈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자존심 구기면서 할 필요 있나요?

에이, 나 같으면 그냥 때려 친다, 때려 쳐.

헤헤헤, 득명님한테 무슨 사연이 있겠지요.

 

아, 그리고 득명님이 국악을 하시는구나.

지난번에 해금연주 소개할 때 눈치 챘어야 하는데 제가 눈치가 좀 없어서...

헤헤헤헤

 

제가 음악은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듣는 편이기는 한데요

힙합은 물론이고 블랙메탈이나 클래식까지 소화가 되는데

딱 한 가지, 국악은 정말 소화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히 국악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거든요.

 

작년에 ‘아마도 이자람밴드’ 공연을 보러갔었는데요

그때 이자람씨 소리가 공연장을 꽉 채우는데

와~ 국악 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 우렁차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아, 물론 그 공연은 밴드공연이었답니다. 하하하

 

암튼, 득명님이 소개해주신 연주는 기존 국악하고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지난 번 해금연주도 그랬고, 이번 피리연주도 그렇고

뭐랄까, 약간 부드럽다고 해야 하나...

크로스오버 냄새도 좀 나고...

뭐, 암튼 듣기에 편했다는 얘깁니다.

득명님, 앞으로도 좋은 노래 많이 소개해주세요.

정말로 느낌이 괜찮아요.

방송도 풍부해지는 것 같아서 좋고요.

 

뭔가, 자신이 좋아하는 걸 위해 끈을 놓치지 않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네요.

득명님, 사연 읽고 살짝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다시 한 번, 감사 감사 감사

 

자, 그럼, 득명님이 신청하신 안은경의 피리 연주곡 ‘바람이 되어라’ 들으면서 오늘 방송 마칠게요.

여러분 마음속에서 부드러우면서 상쾌한 피리 연주를 해보실래요?

이 노래가 궁금하신 분은 지난 번 방송 댓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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