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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28회)

 

들리세요? (28회)

 

 

1

 

요즘 엄청 재밌는 동화책에 푹 빠져있거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라는 스웨덴 할머니가 쓴 책들인데

삐삐라고 알지?

핸드폰 나오기 전에 들고 다녔던 그 삐삐 말고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말괄량이 소녀말이야.

성민이 세대들은 어릴 때 tv로 봤다면서?

나는 삐삐를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니라서 잘 몰랐는데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책을 보고 뒤집어지는 줄 알았잖아.

 

부모도 없이 혼자 허름한 집에 사는 소녀라면

불쌍한 아이 아니면 기괴한 귀신같은 걸 생각하는데

삐삐는 그런 선입견을 그냥 펑 날려버리더라고.

상상초월, 천방지축, 5차원 괴녀! 푸하하하하

키득키득 거리면서 순식간에 읽어버렸잖아.

 

삐삐 이야기를 쓴 이 할머니 대단하다 싶어서

다른 책들도 읽어봤는데

다른 책들도 장난 아님!

삐삐 같은 천방지축만 있는 게 아니라

안데르센 동화 이상으로 가슴이 따뜻해지는 동화도 많더라.

이 할머니는 아이들의 감정을 너무 잘 이해하는 거 같아서 좋더라.

꼰대들처럼 교훈적이고 아름답기만한 동화가 아니어서 좋았어.

 

도서관에 가면 이 할머니 책들 엄청 많거든.

성민이도 한 번 읽어봐.

강추! 강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제일 마지막 문장이

“난 커서 해적이 될 거야. 너희는?”이야. 크흐흐흐

삐삐가 이제는 나이 많은 아줌마가 됐을텐데

혹시 소말리아에서 해적들 지휘하고 있는 거 아닐까?

성민이는 어렸을 때 뭐가 되고 싶었어?

 

 

‘꼬마인형’님이 삐삐의 세계에 푹 빠졌나봅니다.

어렸을 때 정말 재미있게 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어른들을 갖고 노는 착하고 자유로운 말괄량이 삐삐였지요.

제주도 내려가면 조카들이랑 삐삐 이야기를 즐겨봐야겠습니다.

 

아, 저는 어렸을 때 꿈이 과학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그 시절에는 과학자가 꿈인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대학을 공대로 들어갔으니까 꿈이랑 비슷한 지점까지 갔다고 할 수 있으려나?

지금이야 뭐, 이렇게 지내지만...

 

삐삐의 마지막 대사가 묘하게 가슴에 남네요.

지금 저는 별 볼일 없는 어른이 되 버렸지만

앞으로 시간이 좀 더 흘러서 할아버지가 되면

커서 해적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과 같이 놀고 싶습니다.

그게 제 꿈이네요.

 

시인과 촌장의 ‘고양이’ 듣겠습니다.

 

 

그대는 정말 아름답군

고양이~

빛나는 두 눈이며 새하얗게 세운 수염도

 

그대는 정말 부드럽군

고양이~

창틀 위를 오르내릴 때도 아무런 소릴 내지 않고

 

때때로 허공을 휘젓는 귀여운 발톱은

누구에게도 누구에게도 부끄럽진 않을 테지

캄캄한 밤중에도 넘어지지 않는

그 보드라운 발, 아픔 없는 꼬리, 너무 너무 좋을 테지

 

그대는 정말 아름답군

고양이~

고양이~

아~ 아~ 야옹~

 

높은 곳에서 춤춰도 어지럽지 않은

그 아픔 없는 눈, 슬픔 없는 꼬리, 너무 너무 좋을 테지

캄캄한 밤중에도 넘어지지 않는

그 보드라운 발, 슬픔 없는 두 눈, 너무너무 좋을 테지

 

우~ 우~

우~ 우~ 우~ 우~

때때로 허공을 휘젓는 귀여운 발톱은

캄캄한 밤중에도 넘어지지 않는

높은 곳에서 춤춰도 어지럽지 않은

 

 

2

 

뉴스에서 세월호 생존자 한 분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1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에도 그 분들은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는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고요.

물론 저도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잔인한 것인가요?

 

 

한지은님이 가슴 뜨끔해지는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세월호 뉴스를 보면서 이준석 선장과 저의 모습이 오버랩 됐었습니다.

그래서 ‘나만이 아니라 남도 생각하면서 착하게 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착하게 살기’는 잘 되지 않고 있고

뉴스에서는 이런 소식이 들려옵니다.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착하게 살자.”

 

 

그대여 무얼 망설이나요

아무도 모르는 나의 어두운 방

그런 눈으로 보진 마, 그런 눈으로 보진 마

내 안에 죄 때문에 너무 힘들단 걸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잘 알잖아

나의 연약한 그 모습

날 유혹해

알면서도 난 따라가

 

이런 나의 모습이 너무 증오스러워

누가 나를 붙잡아줘요

거기 누구 없나요 아무리 씻어도

더러워진 내 맘속을 빛으로 씻어줘

 

선과 악 그 사이에 너 많이 힘들다는 걸 알아

하지만 너와 같이 우리 모두 전부 똑같다는 걸

어둠 속에 한줄기의 빛 너의 마음속에 비칠 때

붙잡아 놓지 마 절대 포기하지 마 너를 지켜줄 유일한 사랑의 소망을

 

그대여 나를 내버려둬요

더 이상 견딜 힘 조차 없어요

그런 눈으로 보진 마, 그런 눈으로 보진 마

내 안에 죄 때문에 나도 힘들단 걸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더 이상 난 빛을 볼 수 조차 없어

더러워진 나는 여기 까진 가봐

 

이런 나의 모습이 너무 증오스러워

누가 나를 붙잡아줘요

거기 누구 없나요 아무리 씻어도

더러워진 내 맘속을 빛으로 씻어줘

 

선과 악 그 사이에 너 많이 힘들다는 걸 알아

하지만 너와 같이 우리 모두 전부 똑같다는 걸

어둠 속에 한줄기의 빛 너의 마음 속에 비칠 때

붙잡아 놓지 마 절대 포기하지 마 너를 지켜줄 유일한 사랑의 소망을

 

안아줄게 너의 더러운 그 모습

과거를 기억하지도 묻지도 않을게

어둠속을 헤쳐 나와 빛을 찾아

Oh right now (oh right now)

Oh right now (oh right now)

Oh God

 

(마이큐의 ‘선과 악 그 사이에 나’)

 

 

3

 

조만간 고향으로 내려가는 저는

요즘 귀농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농사에 대한 준비이지만

이게 책 몇 권 읽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초 지식을 쌓기 위해 몇 권 읽는 것 말고는

내려가서 부모님 곁에서 몸으로 배울 생각입니다.

 

다음으로 부모님과 제 건강을 신경 쓰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고는 있지만

이것 역시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금 길게 보고 하나씩 알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조카들이 재미있는 노는 건데

우선 조카들이 좋아할 만한 책들을 고르느라 아동도서를 열심히 보고 있고요

조카들이 좋아하는 종이접기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과 즐길 수 있는 전래놀이에 대한 책을 발견했는데요

의외로 조카들이랑 같이 놀 수 있는 꺼리들이 많더라고요.

대부분 어렸을 때 친구들이란 즐겼던 놀인데

오래간만에 기억을 더듬으면서 보니까 정말 재미있는 놀이가 많았습니다.

 

저는 고향에 내려가면

조카들에게 종이접기 선물을 한 가득 내밀고 나서

조카들이랑 재미있는 놀이를 할 생각입니다.

야~ 생각만 해도 신이 납니다. 하하하

 

그중에 몇 가지를 소개해볼게요.

여러분도 한 번 즐겨보세요.

 

 

* 다리셈놀이

3~4명이 마주보고 앉아서 다리를 서로 엇갈려 끼워 넣습니다.

노래 하나를 정해서 같이 부르면서 다리 하나씩을 세어나갑니다.

노래가 끝날 때 멈추는 다리는 오그리게 됩니다.

그렇게 계속 해서 두 다리를 다 오그리면 1등이 되는 겁니다.

 

* 기차놀이

준비물로 긴 줄 2개가 필요하고 인원은 3명 이상이 필요합니다.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운전사와 차장을 정합니다.

운전사는 앞쪽에서 양 손으로 두 줄을 잡고 차장을 뒤쪽에서 줄을 잡으면 기차가 됩니다.

기차가 출발해서 손님을 태우고 갑니다.

운전사는 잠시 후 “00역입니다. 내리실 분은 내리세요”라고 하면 손님이 내리고

손님을 기다렸다가 기차가 다시 오면 또 기차를 탑니다.

 

* 실 전화

준비물로 종이컵 2개와 2m 정도의 실과 테이프와 송곳이 필요합니다.

종이컵 바닥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실을 그 안으로 집어넣습니다.

실이 빠지지 않게 안쪽으로 매듭을 지은 후 바깥쪽은 테이프로 붙입니다.

그렇게 연결된 종이컵 두 개를 팽팽하게 늘어트리면 전화기가 됩니다.

한쪽은 귀에 대고 다른 한쪽은 입에 대고 말을 하면 통화가 가능합니다.

 

* 비석치기

2m 정도 떨어진 지점에 뭔가 세울 수 있는 것을 세웁니다.

2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조그만 물체를 던져서 세워져 있는 비석을 맞춥니다.

2단계는 발목 사이에 물체를 끼워서 토끼뜀으로 다가가서 비석을 맞춥니다.

3단계는 무릎 사이에 물체를 끼워서 종종걸음으로 다가가서 비석을 맞춥니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단계를 높여갑니다.

4단계 가랑이, 5단계 배, 6단계 손등, 7단계 겨드랑이, 8단계 어깨, 9단계 목, 10단계 머리

 

* 망 던져 넣기

2m 정도 떨어진 지점에 둥근 과녁을 만듭니다.

과녁에 1점에서 5점까지 점수를 정하고

2m 떨어진 지점에서 조그만 물체를 던져서 점수를 계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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