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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필름의 年代記 또는 聯隊記

아래의 글은 4월 12일 한독협 토론회 '한미FTA와 독립영화'에서 발제용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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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필름의 年代記 또는 聯隊記


이마리오



0. 제안배경


대한민국이 미쳐가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파업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고-그것도 건국이래 단 두번 했던것을 한해에 해버리고-, 쌀비준안을 농민들의 분신에도 불구하고 통과시키고, 집회에선 시위대를 때려 죽이고, 몇십억 비자금을 건네준 삼성을 무혐의로 처리하고, 황우석에 대해선 배타적 민족주의로 여론몰이하고, 평택에선 농민들을 자신의 땅에서 몰아내려고 하고 있고, 새만금사업은 다시 시작하고, 천성산 터널은 막무가내로 진행되고...


너무나 사건들이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습니다. 마치 광기가 이 사회를 지배하고 배후조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너무나 사건들이 많기에 너무도 빨리 그리고 쉽게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건들은 편파적이고 파편적으로만 보도되고 금방 사라지고 맙니다. 도대체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에선 10대 사건류 식의 보도만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사람으로, 그리고 독립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이대로 가만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큐멘터리로 이러한 사건들을 엮어 우리들의 생각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하여 프로젝트 작업-이름을 뭐라고 부르든간에-을 제안합니다.

-제안서 초안 중에서



1. 왜 프로젝트 작업인가?


위에서 언급된 사건들을 누군가 혼자서 작업하려고 한다면 2-3년의 기간은 족히 필요할 것이며 무수히 많은 제약들과 한계가 존재할 것입니다. 이러한 제약들과 한계를 어느정도나마 극복할 수 있는 작업방식이 프로젝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현재의 한국사회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다양한 사건들의 이면에 존재하고 있는 경향 혹은 흐름들을 그 사건의 중심에서 작업을 했던 사람과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시각과 관점들을 이야기하고 모아내는 방식의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이러한 작업을 단기간(?)에 해내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작업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작업은 이전의 프로젝트 작업(이주 프로젝트, 국보철 프로젝트, 신자유주의반대 프로젝트)의 연장선(각 시기마다 긴급하게 혹은 반드시 이야기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작업을 한다는 의미에서 보자면)입니다.

-제안서 초안 중에서



2. 작업방식에 대하여 - 하나의 장편docu로 작업하자. 왜?


새로운 방식의 프로젝트 작업에 대한 고민이 있다. 이전의 프로젝트 작업이 각 연출자들의 작품을 동일한 주제 혹은 소재를 다양한 입장과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고 펼쳐 놓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되었다면, 이 프로젝트의 경우 펼쳐진 작품들을 하나의 흐름을 갖는 이야기로 만들고자 한다. 왜냐하면 애초에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매우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각 연출자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하나로 보여질 때 갖을 수 있는 일종의 시너지 효과가 존재할 수 있을 거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모자이크 혹은 각 부분을 훑어 보다보면 어느 순간 한국사회의 지형도가 그려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는 것이다.

-기획서 초안 중에서


이 작품은 한국의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바라본 한국사회의 여러 단면들이다. 과거에 벌어졌던 혹은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사건들의 단면들을 모으고 재조합하여 ‘지금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어떠한지 그려보고자 하는 첫번째 시도이다.

-기획서 중에서




3. 배급활동에 대한 계획들


특히 이번 프로젝트 작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배급부분이다. 보다 적극적인 배급에 대한 고민이 프로젝트 모임 초기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 동시다발적이고 집중적인 배급행동을 통해 입체적인 상영회 활동 모색

․ 긴급히 요청되는 상영을 현실화시켜낼 수 있는 네트워크 토대 마련

․ 한미 FTA 저지투쟁과 관련한 사회운동 진영의 대응과 함께 갈 수 있는 상영회 모색


․ 5-6월 집중 상영 기간 설정(5월 15일 - 6월 10일)

  1차 : 기존의 공동체상영운동네트워크를 통한 거점 상영화 확보(20여곳)

  2차 : 웹 홍보와 사회운동 단위를 통해 진행되는 상영회 확보(20여곳)



4. 내가 프로젝트 전문 감독(?)이 된 이유


독립영화 진영과 사회운동의 연대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것은 독립영화이기 때문에 사회운동과 연대를 하는게 아니라 우리는 이 사회 구성원 중의 하나라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 웃기는 이야기이지만 현재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는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의제 민주주의라고 이야기하는 현재의 방식이 아닌 구성원 개개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그러한 목소리들이 모여져서 이 사회가 운영되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믿는다. 이러한 의미로 본다면 나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독립영화를 하는 이들은 독립영화로 그러한 목소리를 내야 하며,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들의 사회적인 위치-일반적인 질서 안에 포섭된 구성원이 아닌 경계에 서 있는 애매한 혹은 자유로운 위치-는 이러한 것들을 누구보다도 쉽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싫은 혹은 체질적으로 안맞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지만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같은 거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생각에서 두번의 프로젝트 작업-이주노동자 인터뷰 프로젝트 &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을 제안했고, 두번째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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