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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랑해야 하는 딸들 (11) 2005/01/03
  2. 이매진-현실적인'여자'만화 (1) 2004/09/05

사랑해야 하는 딸들

from 만화 2005/01/03 20:15

지하철에서 오랜만에 산 만화책, "사랑해야 하는 딸들-요시나가후미 作"을  비닐을 조심스럽게 뜯어 읽기 시작했다.
실은 이미 잡지에서 본것들인데, 다시 보면서 눈물을 질금 거리고 목막혀 했다.
전에 볼때는 그런 정도의 감동은 아니었는데, 아마도 단편단편 보던것이 하나로 좍 꿰어지는 점이 감정을 움직였나 보다.


하나의 단편단편이 완결된 이야기가 되고, 나름의 메시지를 갖고 그것을이 모여서 퍼즐처럼 또 하나의 이야기 아니 여러개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만화 구성을 좋아한다.(비슷한 종류의 구성을 가진데다 굉장히 추천하고 싶은 만화라면 역시 아이카와 사토루의 푸른하늘이다.)


[사랑해야 하는 딸들]은 5개의 딸들 이야기로 엮여 있다.

중심 인물격인 유키코와 그녀의 엄마 마리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다양한 여성들의 심리, 상황, 현실 , 문제들을 풀어낸다. 요시나가 후미의 탁월한 점은 감정이 과잉되지 않는 선에 그녀만의 표정을 담아낸다는데 있다. 게다가 그녀의 만화는 말이 그림에 비해 많은 편이고 그림은 정적인 편인데,그것이 또한 매우 적절하다.




1화는 30살의 유키코 - 50살의 엄마 마리 - 유키코 보다 어린 엄마의 재혼상대 켄의 이야기

2화는 여대생 타키지마 마이코 - 켄의 친구이자 민법을 강의하는 대학 시간강사 이즈미 키요타카의 이야기 (의욕가득한 민법에 나온 인물인가 의심됨..)

3화는 맑시스트 할아버지의 "사람을 차별하지 말고 평등하게 대해라" 라는 말그대로 자라 정말 누구나 평등하게 대하는 모두를 사랑하는, 혹은 사랑하지 못하는 사야코- 유키코의 대학 친구이야기

4화를 보다가는 결국 눈물이 조금 나와버렸는데..

유키코는 준이라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나서 맞벌이를 하는데도 집안 일은 여자의 책임이고 남자는 도와줄 뿐이라는 것을 생활로 조금씩 조금씩 체감 하면서, 중학교 시절을 떠올린다.
유코, 토모 유키코는 중학교때 친했는데 그중 유코라는 애는 남녀평등에 대해서 제법 어른스럽게 논하는 똑똑한 아이었고 토모도, 유키코도 유코보다는 어렸지만 생각이 잘 맞았다.
그들이 커가면서 마주하게되는 참혹하고 무거운 현실은 건조하고 압축적으로 잠깐잠깐 보여지는데, 점층에 반복의 수법을 쓰니, 괴로워질 수 밖에..
그래도 자매애랄까? 그런게 느껴져서 목이 메었다.


공무원과 민간기업 중 어느쪽이 좋은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와중 유코는 이렇게 말한다 "난 반드시 민간 기업에서 정년때 까지 일할거야. 여자한테 있어 아직 일하기 힘든 민간기업에서 노력하는 편이 나중에 일할 여자들을 위해 도움이 될테니까."

이런 유코는 꿈을 하나씩 포기하게 되고, 공무원쪽을 택하겠다던 토모도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와중, 시청 공무원 유키코는 남편과의 미묘한 갈등때문에 세월속에 잊혀진 그들을 기억해 내고 그들에게 엽서를 보낸다.


최종화는 딸 유키코와 엄마 마리 , 딸 마리와 엄마 마리의 엄마(할머니) 이야기다.
역시 감동적.

모두들 연결되어있다, 자매같은 친구로 엄마와 딸로 할머니와 손주로 ..
사랑하고, 미워하고, 정말 다른 개성 넘치는 딸들 이야기.



덧. 중학생 유코의 이말에도 정말 맞장구..
이젠 어떤면에선 진부한 말이지만, 그래도 맞장구.(진부하다니 슬프다)

"그치만 나도 남자라면 집안일은 부인한테 전부 떠맡길걸? 그리고 결혼해도 같이 맞벌이 하고 싶다는 여자한테 마치 마음 넓은 남자인것 처럼 이렇게 말을 하는거야.[일은해도 상관없지만 집안일은 제대로 해야 돼]라고 말이지.

-결국 여자는 싸우는 수 밖에 없는거지. 손해를 보는 쪽에서 불평을 털어 놓는수 밖에 없어. 안그럼 가정내의 남녀평등이란 절대로 성립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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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3 20:15 2005/01/03 20:15

순정만화건, 소년물이건, 성인물이건 장르/ 소재 /그림체 /스토리 상관없이 만화면 무조건 좋다하고 읽는 편이다. 한마디로 잡식성.그래도 역시 영원한 마음의 고향은 순정만화라고 생각한다.( 이 분류법은 사실 온당치 않은데 그렇다고 딱히 대신할 말이 없다. )

 

글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할때처럼 만화를 볼때도, 이야기에 감정이입을 얼마나 시킬수 있느냐가 그 만화의 재미를 결정하는것 같다. 이건 읽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질 거다. 그러니까, 성별이라던가 나이, 계급 등의 조건들 말이다.

 

나의 경우 소년물을 재미있게 보다가도 그 마초성이나, 여성에 대한 폭력들이 희화되어서 등장할때는 스토리에 집중하고 있던 자신이 싫어지고, 만화를 읽고 싶지 않게 되는일이 있다. 성인물은 더한데. 대부분의 성인물은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 장면들이 주를 이루니..당연한 일이다.

 

그러니까 역시 마음의 고향은 순정만화인것이다.-ㅗ-;

 

그런데 요즘 순정만화에 대부분이 학원물 일색이 되어가는 것 같아 불만이다.

내가 학생일때는 감정이입이 너무나 잘되었으나, 어른의 이야기는 따로 있는법.ㅡ,.ㅡ;

 

30대는 말할 것도 없고 주인공이 20대 중후반인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20-30대 여성을 겨냥한 여성 성인 잡지도 시도(화이트라는 잡지였을거다.) 되었었으나 금방금방 망해 버리곤..내가본 남한 순정만화에만 국한해보자면 섹스신한번 현실적으로 나오는일이 없다.

 

 

그러던 차에 지난번 여름휴가때 [이매진],(사토루 마키무라作 )이라는 만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동행과 콘도에서 책과 만화만을 읽으면서 뒹굴뒹굴모드로 2박3일을 보내기로 작정하고 만화책을 빌리러갔었는데. 나는 기존에 보던 만화들의 최신편을 몇권빌리고(카츠/쿠니미츠의 정치/허니와클로버) 동행에게 "이매진"을 추천했다. 그리곤 내가 빌린건 가는길에 버스에서 다 보고는..콘도에서는 2박 3일간 이매진만 서너번 본것같다.

이매진은 여자들이 보면, 시종일관 끄덕대면서 몇번이고 다시 읽을수 있는 그런 만화다.

특히나 요즘들어 학원물에 치여서 감정이입 못하던 어른 여자들이 읽을수 있는 몇 안되는 만화일꺼다.

 

 

 

이매진의 주인공은 두여자다. 엄마와 딸이라는 두여자.

엄마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고, 40이 넘은 나이에도 팽팽한 매력적인 여자로, 저돌적이고 에고이스트며, 딸에게도 자신의 섹스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개방적인 여자고 연애박사다. 반면 딸인 유우는 자아를 찾고 있는 20세의 나이고, 어려서 부터 엄마의 엄마역할을 하느라 가사일과 감정노동에 능하다.

 

이 만화는 이렇게 대조적인 '여자'둘이 동거를 하면서 생기는 인생과 사랑에 대한 에피소드를 가족으로서 보다는 선배여성과 후배여성의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유우와 엄마는 비슷한 시기에 각각 남자와 연애를 하는데,

유우가 흔히들 겪는 연애?어려움을 표현하는 캐릭터라면 , 엄마는 자신의 연애를 딸에게 독자에게 하나의 모범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대부분의 여자들이 겪는 어려움인 남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던지, 원치 않았던 임신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엄마 캐릭터가 풀어내 주는거다.

 

 

아래는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장면중에 하나인데, 이 특별한 엄마와 딸의 관계를, 그리고 여자친구들간의 관계를 잘 표현한 장면이다.

 

긴머리의 여자가 엄마..

검은머리의 남자가 애인.

 


여자는 친구하고 죽을 정도로 얘기해.

몸에 대해 남자에 대해 섹스에 대해....

 

현실의 우리엄마랑은 섹스에 대해, 남자에 대해는 커녕 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기가 쉽지 않기때문에 조금 부러웠지만, 정말 연애를 할 계획이있는 , 혹은 하고 있는 , 혹은 그냥 심심한 여성분들께는 꼭 필독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왕이면 남자들도..^^

 

 

(소개하다만 느낌이지만. 글이 생각보다 길어지니...귀찮아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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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5 01:14 2004/09/05 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