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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긴 손가락의 詩 (6) 2008/05/05

긴 손가락의 詩

from 텍스트 2008/05/05 21:19
긴 손가락의 詩

진은영


시를 쓰는 건
내 손가락을 쓰는 일이 머리를 쓰는 일보다 중요하기
때문. 내 손가락, 내몸에서 가장 멀리 뻗어나와 있다.
나무를 봐. 몸통에서 가장 멀리 있는 가지처럼, 나는 건
드린다. 고요한 밤의 숨결, 흘러가는 물소리를, 불타는
다른 나무의 뜨거움을.

모두 다른 것을 가리킨다. 방향을 틀어 제 몸에 대는
것은 가지가 아니다. 가장 멀리 있는 가지는 가장 여리
다. 잘 부러진다. 가지는 물을 빨아들이지도 못하고 나
무를 지탱하지도 않는다. 빗방울 떨어진다. 그래도 나는
쓴다. 내게서 제일 멀리 나와 있다. 손가락 끝에서 시간
의 잎들이 피어난다


꺅 그래도 글쓰는건 정말 괴롭다규!
한달은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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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5 21:19 2008/05/05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