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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23
    이럴 줄 알았지만...(4)
    말걸기
  2. 2006/06/23
    여행 가기 싫어진다.(7)
    말걸기

이럴 줄 알았지만...

 

말걸기[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시험대에 오를지도...]에 관련된 글.

정황 상, 6월 17일(토) 오전에 보낸 내용증명은 19일(월)에 민주노동당에 도착한 게 분명하다. 그런데 당대표에게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이 내용증명을, 여태껏 당대표는 보지 못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19일(월)에 진정을 내기로 결정하고 나서 그날 저녁 M이 김기수 최고위원에게 알렸다. 당대표 앞으로 내용증명을 보냈고 23일(금)에 진정을 낼 계획이라는 얘기를. 당대표 주변 실무자들이 얘기해 주지 않을 것 같아서 전해달라고까지 했다.

 

21일(수), 아무래도 퇴직금 문제이니 민주노동당 상조회장에게 진정건을 미리 얘기하는 게 좋을 듯했다. 이것도 상근자 처우 문제이니까. 오후에 상조회장에게 전화해서 지난 주부터 그때까지 어떤 일이 있었고 앞으로 어쩌겠다는 얘기를 전했다. 전화를 끊고 얼마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상조회장이 내게 다시 전화를 걸어 비서실장은 내용증명이 온 줄도 몰랐다는 얘기를 전해주었다.

 

19일(월)에 K1, M, L, J1에게만 1/3 가량의 퇴직금이 지급되었고 J2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 물론 말걸기에게도 '잔금(?)'을 주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이리 처신했는지 전화 한 통 없었다. 그래놓고선 22일(목) 밤에 총무실장이 K1과 M에게만 전화를 해서 1/3 줬으니 나머지는 7월말에 주겠다며 하소연을 했단다. 이들에게는 거짓말까지 했는데, 말걸기에게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는다고 했단다.

 

그리고 밤 늦게 비서실장이 내게 전화를 걸었다. 당대표, 총장 모두 지방 출장 중이라 상황을 정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 말미를 좀 더 달란다. 월요일에 당대표에게 가야 할 내용증명을 총무실장이 인터셉트하고, 수요일에 내용증명 날라갔다는 사실을 안 비서실장이 여태 윗선엔 보고도 않고 있다가 지들끼리 의논해서 진정만은 막아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1. 문성현 대표가 내용증명의 존재를 목요일 밤까지 모르고 있던 게 사실이라면,

 

① 김기수 최고위원은 만 3일이 지나도록 당대표에게 아무말 안하고 있다.

②-1 총무실장이 내용증명을 쥐고 아무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

②-2 총무실장은 총장에게 보고했지만 총장도 총무실장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거나 방관했다.

③ 비서실장도 하루 넘게 당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2. 문성현 대표가 내용증명의 존재를 목요일 이전부터 알고 있던게 사실이라면,

 

문성현 대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자기에게 보고하지 않고 있는 총무실장 등에게 한 칼 날리고 싶어서 우리가 진정내길 기다리는 걸까? 아님 그깐 일은 실장들 선에서 처리해야 하는 정도의 일이라 생가하는 걸까? 아님 돈도 없으니 퇴직금 주기 싫은 걸까?

 

 

목요일 밤 늦은 시간, 비서실장과의 통화에서 말걸기는 금요일에 진정 낼거라고 단호히 얘기했고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당대표와 얘기해야겠다고 했다. 당대표와는 금요일 오전 중에 전화 통화를 하게 될 듯한데 무슨 얘기를 할까?

 

이런 상황이라면 단지 '퇴지금 안주고 버티기'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기강이'가 집나간 실종 사건이다.

 

 

여행 가기 싫어진다.

 

당장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상당히 치밀하고, 나름대로 꼼꼼하게 진행한 터라 준비 단계서부터 기록이 상당한 여행이 이번 시베리아-몽골여행이다. 그 여행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행 준비가 거의 끝나야 할 때이지만 그렇지 못해 마구 몰린다고나 할까.

 

내가 외국 여행 경험은 일천하지만 시베리아-몽골 여행은 쉬운 여행은 아닌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이리 맘 조리고 괴로운 여행 준비일 줄이야.

 

 

나는 꼭 시베리아-몽골을 특별히 가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긴 여행'을 원했기 때문에 제안에 응했다. 그러다가 시베리아의 도시들과 바이칼호, 몽골의 초원과 사막 이야기를 찾아보고선 너무나 가고 싶어졌다. 그 때부터 조금씩 설레임을 느꼈고 그것조차도 작은 행복감을 선사해 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설레임이 없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여행을 '갈 수밖에 없구나'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이미 예약 등을 마친 게 한두 가지도 아니고 게 중에는 되돌릴 수 없는 돈도 상당액 지불한 상태이다. 또 하나는 함께 가기로 한 사람들과의 약속을 깬다는 게 인간적으로 너무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갈 수밖에 없는 건 '출장'이지 '여행'일까?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원만했던 게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일단 돈이 걸리니 액수를 맞추기 위해 여행지를 이래 바꾸고 저래 바꾸고, 여행 국가(또는 도시)에서의 관광 내용도 이래 바꾸고 저래 바꾸고. 예약도 원만하게 된 건 하나도 없고. 환율은 떨어지기만 하는 듯하더니 오르락내리락 춤을 추고. 400만원 어치 사진 장비(내 인생에서는 중요한 도구들이다!) 들고 가야 하는데 여행자 보험은 이걸 감당하지 못하고. 가네 마네 늦게 출발하게 어쩌네 일행 하나는 2주도 남기지 않고 하루에 한번씩 말이 바뀌고. 포기할까 싶으면 또 하나는 꼭 가고싶다고 소망을 밝히고. 하여튼 짜고 치는 고도리판(겉으로만 공모 사업)에 순진하게 낄 때부터 재수에 옴이 붙었던 것 같다.

 

여행을 준비하며 여행지에 대해 하나하나 알게 되는 기쁨. 어처구니 없는 신비감 때문일지라도 그게 어디야. 그게 행복감 아닌가. 여행 직전에 난 그 기쁨을 상당히 잃었다. 퇴직금 땜에 얼토당토 않은 일들은 벌어지니 여행 준비도 시원치 않게 진행된다. 이래가지고서는 돈만 왕창 들인 짜증스런 세월을 보낼 듯한 느낌이 든다. 돈도 몇 푼 없고 벌지도 못하는 백수 주제에 퇴직금 쪼개서 반은 사진 장비 사고 반은 해외 여행 가는 정신 나간 짓거리 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미쳤지 내가.

 

내면에서 솟는 열정의 에너지를 느끼는 게 여행인데 오히려 짜증의 기운만 가득하다.

 

짝꿍은 막상 여행을 떠나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 한다. 하지만 준비가 개판이니 기분 좋을 때보다는 후회 짙은 짜증만 가득할지 모른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해도 해결하는 과정이 여행이라지만 그 어려움을 즐기면서 넘기려면 지금의 나같은 태도로는 어림도 없다. 나는 나를 잘 안다.

 

 

에이씨! 되는 일도 없고 짜증 만땅! 이 시절 뛰어넘었으면 좋겠다.